메권위주의적이고 노회한 신사.? IOC(국제올림픽위원회),IAAF(국제육상연맹)와 함께 세계스포츠계의 「빅3」로 불리는 FIFA(국제축구연맹)의 수장인 주앙 아벨란제회장을 국제 축구계에서는 이렇게부른다.변호사출신인 그는 국제축구계의 이런 평가에 걸맞게 22년동안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축구제국의 성주로서 군림하고 있다. 그는 2002년 월드컵축구대회개최지 선정과 관련,친일적인 성향으로우리국민들로부터 질시를 받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그가 국제 스포츠계에 얼굴을 내민 것은 올림픽대회를 통해서였다.벨기에계 브라질 이민 2세인 그는 36년 베를린올림픽대회 수영선수로,52년 헬싱키올림픽대회 수구선수로 출전하면서 국제스포츠계와인연을 맺었다.◆ 후원사제도 도입, 월드컵 상업카니벌화올림픽대회 2회출전은 브라질스포츠계에서 발을 넓히는 계기가 됐다. 56년 멜버른올림픽대회 브라질팀단장을 역임한 것은 물론 브라질체육회장(BSC)으로 선임되는 영광을 누렸다. 이어 브라질스포츠연맹을 브라질축구연맹으로 변신시키는등 마당발로서 수완을 유감없이 발휘했다.브라질 국내에서의 지지기반은 국제축구계에 발판을 마련하는 기회를 제공했다. 74년 유럽쪽이 독식을 해온 세계축구연맹회장직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것. 그는 82년까지 월드컵축구대회 본선참가팀을16개국에서 24개국으로 늘리겠다는 공약을 내걸어 영국출신 스탠리로즈경을 물리치고 FIFA회장에 당선됐다. 국제축구계에 화려하게데뷔함은 물론 장기집권의 서막을 연 셈이었다.취임 뒤 그는 「축구경영」의 귀재답게 유럽중심적이던 FIFA를 세계적인 스포츠기구로 변모시키며 월드컵축구대회를 올림픽보다 더인기있는 스포츠축제로 만들었다. 16세이상 19세이하 세계청소년축구대회를 창설해 축구붐을 조성했고 후원사제도를 도입,월드컵대회를 상업카니벌화했다. 코카콜라,후지필름, GM, JVC, 질레트,맥도널드,필립스사등 그가 끌어들인 후원사만도 10여개사에 달한다.이런 과정에서 그는 스포츠마케팅업체인 ISL(International SportsLeisure)사의 도움을 크게 받았다. 이 회사는 독일 아디다스 계열인 스위스 Sporis Holding AG가 51%, 일본광고사인 덴츠사가 49%의지분을 갖고 있다. 그러나 아디다스사의 소유권이 나눠지면서 주도권을 상실,덴츠사가 실질적으로 운영권을 장악하고 있다. 사실상일본회사나 다름이 없다.아벨란제는 FIFA회장 연임을 거듭하는 과정에서 ISL사로부터 재정적인 후원등 유무형 지원을 받았다는게 국내외축구계의 일반적인시각이다. 최근 그가 2002년 월드컵대회개최지선정과 관련,한국과경합을 벌이고 있는 일본에 기울어져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ISL사의 지원을 등에 업고 지금까지 22년동안 FIFA를 지배해온 아벨란제는 세계축구계가 자신의 무대인양 독불장군처럼 행세했다.93년 미국 라스베이가스에서 열린 월드컵대진추첨행사에 축구황제펠레를 초청하지 않은 것이 대표적인 예다. 펠레는 아벨란제가 그의 사위인 리카르도 테이사이라를 브라질축구연맹회장에 선임하려하자 이에 반대했다. 노회할수록 노회한 그는 펠레에게 괘씸죄를적용했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른 셈이다.◆ 2002 월드컵 조기결정무산이 결정타그의 이런 권력도 이젠 사면초가에 몰려있다. 2002년 월드컵개최지조기결정무산이 결정타였다. 친일본성향인 그는 느닷없이 조기결정론을 들고 나와 국내축구계를 경악시켰다. 유치전에 일찍 뛰어든일본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였다. 당황한 정몽준대한축구협회장은유럽축구연맹 요한슨회장과 공조체제를 구축,조기결정을 무산시켜버렸다.두 번째 악수는 97년 제9회 청소년대회개최지로 나이지리아를 지지하고 나선 것. 지난해 11월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FIFA 심포지엄에서 나이지리아에서 청소년대회를 개최할 것을 제안했다. 그가 회원국의 반발을 무릅쓰고 인권운동가를 처형하는등 세계여론의 지탄을받고 있는 이 나라에서 청소년대회를 개최하자고 제안을 한 것은나름대로 복안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98년 총회에서 또한번의 연임을 노리기 위해서는 아프리카회원국의 도움이 절실,이같은 술수를부렸다.그러나 이런 아벨란제의 의도는 한달 뒤 열린 FIFA집행위원회에서여지없이 또한번 좌절됐다. 집행위원회는 아벨란제가 상정한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개최지 변경안을 부결하고 원안대로 말레이시아에서 대회를 치르기로 결정, 그의 권위에 치명상을 입혔다. 이로써아프리카를 등에 엎고 98년회장선거에서 연임을 노리는 그의 선심공세는 실패로 끝났다.나이가 들면 명예로운 은퇴의 길을 찾는 것이 순리이다. 아벨란제는 이런 순리를 거슬리고 끝없는 FIFA 장기집권야욕에 사로잡혀 있다. 2002년 월드컵개최지조기결정무산과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나이지리아개최좌절은 메노회한 신사?아벨란제가 세계축구무대에서떠날 날이 멀지 않았음을 알리는 징표나 다름없다.★ 인류최대의 축제 주관자 국제축구연맹(FIFA)95년말 현재 1백91개국의 회원을 거느리고 있는 세계최대의 스포츠기구. 회원국수만 놓고 본다면 국제연합(UN)이나 국제올림픽위원회(IOC)를 능가한다. 1904년 네덜란드 덴마크 벨기에 스위스 스웨덴프랑스 스페인 등 7개국으로 출범했다. 본부는 스위스 취리히.주요기구로는 총회와 집행위원회 사무국 그리고 상임위원회가 있다. 2년마다 소집되는 총회에서 회장을 선출한다. 각국 축구협회는1명의 투표권자와 3명의 토론참가대표를 파견할 수 있다. 연2회 소집되는 집행위원회는 FIFA의 최고의사 집행기구. 여기서 2002년 월드컵개최지를 결정한다. 월드컵대회 참가국수를 결정하는 권한도갖고 있다.집행위원회는 회장(1명) 부회장(8명) 집행위원(12명) 등 21명으로구성돼 있다. 아시아(부회장 1명, 집행위원 2명) 아프리카(부회장1명, 집행위원 2명) 유럽(부회장 4명, 집행위원 4명) 북중미(부회장 1명, 집행위원 2명) 남미 (부회장 1명, 집행위원 2명) 등 대륙별로 집행위원수 할당.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이 아시아인으로는유일한 부회장이다. 이밖에도 14개의 상임위원회와 징계위원회, 항소위원회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