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도 봄이 왔다. 그것도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개화하고있다. 거래대금 1조원 돌파와 가파른 예탁금증가세는 증시가 강세로 바뀌었음을 보여준다. 국내 기관들이 주식을 처분하고 개인의신용융자가 줄어드는 과정에서 나타난 유동성 증가란 점에서 과거과열장세와는 달리 앞으로의 시황은 밝아 보인다.이번 증시개화는 우선 수급구조 개선이란 차원에서 출발하고 있다.4월장의 돌파구를 열었던 외국인투자는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질 전망이다. 당초 한국시장을 비관했던 영국계 투자가의 분위기가 크게호전되고 있고 국내경기가 예상보다 빨리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총선이후 눈에띄게 개선된 투자심리도 수요에 탄력성을 부여할 것이다. 사실 장외요인 자체가 시장흐름을 주도할 수는 없지만 지루한 장세에 변화의 계기를 제공하는 경우는 많다. 비자금정국을 마무리한 4.11총선과 대만 가권지수를 20%이상 끌어올린 전쟁위기해소 등이 일거에 투자자의 매수심리에 불을 댕긴 것이다.수요우위의 증시구조가 유지된다고 볼 때 앞으로 주가향방은 수급보다 경제요인에 입각해서 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수급개선과 심리호전에 따른 단거리경주를 마감하고 보다 호흡이 긴 장거리에 도전할 차례이기 때문이다.1차적인 관심사는 금리하락이다. 사상최저수준의 실세금리로 자금운용에 애로를 겪고 있는 금융권의 자금잉여는 예삿일이 아니다.당국은 지준율인하를 통해 추가금리인하를 유도하고 있다. 일부에선 물가불안을 들어 비관론을 펴고 있고 기업자금수요 증가도 예상되지만 저금리추세는 유지될 것이다.때문에 금융권은 멀지않아 자산운용전략의 수정이 불가피하다. 미국의 경우 금리저점에서 1~2년후 주식시장으로의 자금이동이 본격화되곤 했지만 국내 금융기관들은 지난 1년간 주식보유를 꾸준히줄여왔기 때문에 변화는 빨리 올 수 있다.관심을 두어야 할 또다른 변수는 수출증가율이다. 사실 작년 4분기에 30%를 웃돌던 수출증가세가 꺾이면서 경기하강, 투자심리 위축,경기관련주 퇴조로 이어져 왔다. 경기연착륙 논쟁도 올해 수출증가율이 15%이하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제아래 증시에 그늘이 되어왔다. 그러나 최근 지표는 훨씬 좋게 나타나고 있다. 1분기 수출증가율이 20%선에 달하고 기업투자심리가 개선되면서 GDP성장전망치가상향조정되고 있다. 엔화약세가 부담이 되고는 있지만 연착륙과 주력수출부문의 실적유지에는 별문제가 없어 보인다.결국 앞으로 주식시장은 수급을 바탕으로 상승기조를 이어가되 상승폭과 주도주의 향방은 기관의 자산운용전략 변화와 수출기업의경기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 투자전략도 여기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시나리오1… 기관의 매수전략에 의한 금융장세기관매수에 따른 금융장세가 펼쳐지면 주가지수는 1,000선을 넘어설 것이다. 94년 증시에서 경험했듯이 외국인과 국내기관의 동반매수는 지수상승폭을 확대시키게 된다. 최근 기관매매비중이 큰 금융건설주, 저가 대형제조주에 이어 핵심블루칩이 다시 매수표적이 될가능성이 높다. 대형주중심의 발빠른 매매전략으로 종목군별로 공방이 치열할 전망이다.문제는 기관개입의 강도와 시기이다. 94년같은 경쟁적 매수세는 기대하기 힘들다. 자금잉여가 큰 보험사와 구조조정을 어느정도 끝낸증권사의 운신이 쉬워 보이고 투신사는 상대적으로 여력이 떨어진다. 그러나 그동안 매도측에 섰던 기관들이 초저금리하에서 점차전략변경을 검토하고 있다는 점에서 금융장세의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다.◆ 시나리오2… 개인투자자 주도의 수익률 게임기관들의 적극적인 매수가 없을 경우 시장은 당분간 지수950~980선에서 종목군별 수익률 공방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 4월들어 유입된 유동성만으로도 충분히 개인주도의 시세순환을 유지해갈수 있을 것이다. 낙폭과대주의 반등이 총선이후 1차상승을 통해 일단락된 것으로 볼 때 실적 대기물량 테마 등을 감안한 종목개발과순환매가 예상된다. 수출관련주의 부상은 다소 늦어지고 대형주중에선 우량주에 비해 저가권인 금융건설주의 탄력이 클 전망이다.어떤 방향의 시나리오든 앞으로의 증시에서는 저금리를 산다는 낙관적인 입장이 바람직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