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ROE는 단순히 수치가 높다는 점보다는 꾸준한 호조를 지속하거나 지난 몇 년간 흑자기조를 유지하면서 높은 ROE를 기록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자본이 조금이라도 잠식된 상태로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면 ROE가 갖는 본래 의미가 약간이나마 퇴색되기 때문이다.그런 점에서 최근 3년간 자본잠식이나 적자를 내지 않은 상장기업중 가장 높은 ROE를 기록한 기업이 바로 부산스틸이다. 이 회사는동국제강 계열의 철강 압연생산업체로 부산 사상구 학장동에 본사와 공장을 두고 있다.이 회사의 지난해 ROE는 47.04%. 자본금 50억원과 이익잉여금1백7억원 등 1백57억6백만원의 자기자본으로 73억8천8백만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린 결과였다.지난 92년엔 76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가 93년에 8억8천만원의 흑자로 돌아서면서 ROE 17.42%를 기록해 채권수익률(연12.63%)을 웃돌기 시작했다. 여세를 몰아 94년엔 3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려41.21%라는 높은 ROE를 선보이며 각광을 받았고 이어 작년에도 탄탄한 실적을 거둔 것이다. 3년째 높은 수준의 ROE를 거둔 「기린아」였다는 얘기다.부산스틸의 수정ROE는 얼마일까. 지난해 재평가적립금을 자본전입한 금액은 없어 자기자본은 동일하지만 1억5백97만원의 감가상각과함께 퇴직급여충당금으로 3억7천1백74만원을 전입했다. 이를 당기순이익에 합친 금액을 자기자본으로 나눠 계산한 수정ROE는64.74%를 기록했다.◆ 2000년까지 압연제강로 설치 계획이 회사는 지난해 부채비율도 상당히 호전됐다. 부채(4백4억9천만원)를 자기자본(1백57억원)으로 나눈 부채비율이 지난해2백57.8%로 한해전의 4백65%에 비해 크게 줄어들어 그만큼 안정성이 높아졌다. 부분적으로 자본잠식상태를 빚었던 지난 92년의1천67%에 비해선 눈에 띄게 줄어든 것으로 93년의 8백20%에 이어꾸준히 개선되는 추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특히 지난 92년부터 부채규모는 4백억원대로 일정한 반면 자기자본이 매년 탄탄한 신장세를 보여 이처럼 부채비율이 떨어진 것으로분석됐다.물론 겉으로만 보면 작년에 고정부채는 한해전보다 85억원 줄어들고 유동부채가 86억원이 늘어나 재무위험성이 높아진 것으로 비쳐지기도 한다.이는 50억원 규모의 사채를 포함한 장기 고정부채의 만기가 올해돌아오는 관계로 일시적으로 유동부채로 분류된 것. 이미 올해들어만기가 돌아온 장기차입부분을 사실상 차입연장하는 차환을 일으켜올해 결산 때엔 다시 고정부채로 계상된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더군다나 유동부채 중에서도 외상매입금이 30억원이나 줄어들고 지급어음도 50억원이나 줄어들어 재무구조는 건실화된 것으로 평가된다.그동안 이 회사는 원재료 작업능력이 없어 다른 제강회사들로부터공급받는데 큰 애로를 겪어 왔다.때문에 제강로를 설치해 이같은 어려움을 해소하고 원가를 절감하는 것이 숙원사업이라면 숙원사업이다. 이를 위해 부산스틸은 부산녹산공단내 약2만5천평 규모의 부지에 연산 25만t의 압연공장을 세울 계획을 수립해놓고 있다.나아가 장기적으로는 오는 2000년까지 압연제강로를 설치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연간 형강 생산능력은 학산동 공장의 22만t과 환영철강 제1공장 인수에 따른 5만t 등을 합쳐 모두 52만t에 달하게된다.부산스틸의 올해 매출액은 작년의 8백8억원보다 23.8% 늘어난 1천억원, 당기순이익은 지난해와 비슷한 70억원 선에 달할 것이라는게회사측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