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년간 우리 경제성장과 수출전선에서 효자노릇을 해온 반도체가 주식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5월부터 반도체값이 급전직하로떨어지면서 삼성전자 주가가 폭락세로 돌변하고 기업공개를 앞둔LG반도체의 공모가격에도 크게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삼성전자의 주가는 지난 2월1일엔 14만4천원까지 치솟아 연중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이후 조정을 겪는 과정을 거쳤다. 이어 5월초로접어들면서 본격적인 하락세를 맞아 10만원선이 무너지고 5월30일엔 6만5천1백원까지 떨어져 신용투자자들의 경우엔 깡통사태를 빚기도 했다.이처럼 삼성전자 주가가 추락사고를 낸 것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끊임없이 제기되어온 반도체값 하락이 현실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반도체값은 16메가를 기준으로 올 1/4분기만 해도 평균 30달러에 달했었다. 그러던 것이 5월들어 10달러대로 내리더니 지금은 16~18달러선으로 뚝 떨어졌다. 때문에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실적 전망에도금이 가기 시작했다. 대우경제연구소는 최근 발간한 조사분석자료에서 이 회사의 올해 매출액을 18조원으로 추정해지난해(16조원)보다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았다. 경상이익의 경우 지난해의 1조4천억원에서 1조1천억원으로 오히려 줄어들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연초의 당초 전망치(3조원)에 비해 크게 악화된 모습이다. 또 당기순이익도 당초엔 지난해(2조5천55억원)와비슷한 2조5천억원 수준이 점쳐지던 것이 이제는 9천억원 선으로꺾였다. 작년보다 64%나 줄어든다는 계산이다. 주당 순이익은 지난해의 2만9천5백원에서 6천9백원으로 떨어진다는 얘기다.이 연구소의 최용구 연구위원은 『반도체값이 올3/4분기 이후엔20달러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기본적으로 내년까지는 별로 좋을 것이 없지만 7만~10만원 사이에서 박스권을 형성할것』으로 내다봤다. 현재의 이 회사 주가수준이 바닥권에 도달한상태이며 반도체값이 20달러 수준으로 오르면 10만원선이 적정하다는 지적이다. 일부 조사기관에선 올 연말에 반도체값이 11달러까지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하지만 유명한 반도체 조사기관인 데이터퀘스트에서도 연말엔 20달러 정도의 회복세를 점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주간사 현대증권 큰 부담 안아이같은 반도체 주가하락은 곧바로 8월초 공모주청약을 받아 9월중순께 증시에 상장될 예정인 LG반도체의 공모가 결정에도 직격탄이되고 있다. 이 회사의 공개주간사를 맡은 현대증권은 증권감독원에낸 주간사계획서를 통해 공모예정가를 2만3천원(발행주식수 1천만주)으로 책정했다. 이에 대해 당장 증감원에서 반도체산업의 여건변화를 들어 발행가를 낮춰 결정할 의향을 내비치고 있는 상황이다.LG반도체의 영업실적 전망과 관련해 현대증권측은 『구체적인 수치를 밝힐 단계는 아니지만 올해 매출액은 작년(2조5천1백68억원)과비슷하거나 약간 늘어나고 경상이익은 지난해(9천8백82억원)보다50%정도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상장후 주가는 삼성전자에 근접하거나 반도체경기가 나쁠 경우 절반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측해3만~6만원선을 점쳤다.주간사증권사는 상장후 6개월동안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지 않도록해야 하는 시장조성의무를 지고 있다. 비싼 콜자금을 빌려 주가를공모가 이상으로 떠받쳐야 한다는 말이다.또 이같은 공모가는 영업실적 등을 바탕으로 결정되지만 실적전망또한 주간사로선 부담스런 대목이다. 상장 1차년도의 실적경상이익이 주간사측의 상장전 추정경상이익의 60%를 밑돌면 일전기간동안주간사업무나 인수단 참여가 제한된다. 또 2차연도에도 추정치의50%를 밑돌게 되더라도 마찬가지 제재를 받는다. 뿐만 아니라 이기간중에 결손이 나게 되면 보다 무거운 책임을 지게 된다.물량부담(공모예정규모 2천3백억원)때문에 몇년간이나 미뤄져온 이회사의 기업공개가 막판에 공모가 산정문제로 또한번 홍역을 치르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