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풍백화점 입점업자나 납품업체들은 남편과 아내 자식들을 잃은사람들의 슬픔이 진정되길 기다려야 했다. 하루아침에 빈털터리가됐지만 이들 앞에서 차마 돈얘기를 꺼낼 수 없었다.그러나 산사람 입에 거미줄 칠 수는 없어 대책위원회를 구성, 서울시측과 피해배상협상을 진행했다. 여성의류업체 클라라의 정환상사장은 재산피해자 대책위원장을 맡아 피해보상액을 한푼이라도 더받기 위해 지난 8개월동안 백방으로 뛰어다녔다.▶ 재산피해자 대책위에 참가한 사람은.주로 삼풍백화점에서 안경점 귀금속방 시계점 서점 등을 경영하던사람들입니다. 이들은 삼풍사고로 하루아침에 전재산을 날렸습니다. 모두 8백64개업체가 7백60억원의 피해보상액을 신청했죠.서울시와 밀고 당기는 장장 8개월간의 협상 끝에 총 6백40억원을받아냈습니다. 이마저 영수증이나 거래명세서 등 서류로 증빙할 수있는 금액에 국한된 것입니다. 산술적으로 집계되지 않는 피해는전혀 보상받지 못했어요.예를들면 사고후 10개월 동안 영업을 못해서 발생한 영업손실금은전혀 인정받지 못했어요.▶ 보상액수에 만족하지 않는데 합의한 이유는.10개월 이상 영업을 못하다보니 대책위 회원들이 거의 굶어죽게 됐어요. 한푼이 아쉬운 형편이 되다 보니 피해업자들이 「제풀에 제가 지쳐」 서울시가 제시한 금액에 합의했습니다.그리고 부도난 삼풍측으로부터 이 정도라도 받아낸 것이 다행이라는 분위기도 한몫했지요. 하지만 사망자와 부상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합당한 보상을 받지 못한 것은 사실입니다.▶ 피해보상금 이외의 지원내역은.피해금액을 사정하고 확정짓는데 시간이 오래 걸릴 것같아 금융 세제상의 지원을 먼저 요청했습니다. 당장 생계가 막막한 개인업자들을 위해 은행대출 알선을 요구했어요.약 2백억원 정도 지원된 걸로 알고 있는데 피해확인서만 가져가면1억원 정도는 쉽게 대출받았습니다. 또한 부가세납부를 95년말까지연장받았어요.▶ 삼풍참사로 입은 개인적 피해는.사고나기전 삼풍백화점 매장에서 연간 1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전체 매출액중 9%정도 되는 알짜배기 매장이었죠. 이를 잃은 것은 회사로서는 대단한 손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특히 패션업체는 제품 속성상 두계절 앞서 옷을 기획 생산하는데이것을 소화하지 못해 애를 먹었지요. 하지만 이것은 피해로 인정받지도 못했습니다. 단지 매점에 있던 재고물량만 인정됐는데1억9천만원을 신청, 1억 6천만원을 보상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