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자든 투자자든 기업안팎에서 입수된 자료를 기초로 해당 기업의 자금상황이나 현금흐름 영업실적 등을 파악하게 된다. 대표적인자료가 대차대조표나 손익계산서 현금흐름표 등의 재무제표이다.문제는 이같은 재무제표를 분석하는 전통적인 데이터 분석기법은실증적인 검증을 거치지 않은 채 활용되고 있어 그 유용성이 상실된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예컨대 기업의 유동성 지표로 그동안 널리 활용된 유동비율과 당좌비율을 들 수 있다. 이들 지표는 단기차입금의 고정화 현상과 현금이나 예금에 포함된 구속성 예금, 순매출채권과 재고자산 등의 변동폭 확대에 따른 현금흐름의 불안정성이 커져 유용성이 떨어지고있다. 순매출채권이나 재고자산이 크게 늘어나 당좌비율과 유동비율이 높아졌을 경우엔 유동성을 호전시키기 보다는 영업활동상의현금흐름을 악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 지표를 경쟁사나 기업들 사이에 일률적으로 비교한다는 것은 문제가아닐 수 없다.이같은 차원에서 <한경Business designtimesp=21097>의 이번 ROE(자기자본이익률)분석은 색다른 의미를 지닌다고 생각된다. 우리나라의 기업회계기준상자기자본이나 당기순이익이 갖는 몇가지 문제점을 고려해수정ROE라는 새로운 지표를 개발해 선보이는 야심찬 시도를 했다는점에서다. 사실 우리나라의 ROE은 미국과는 다른 독특한 특징이 있어 그대로 적용하면 곤란하다.◆ 유동·당좌비율 지표는 일률비교 어려워첫째는 자산재평가 부문이다. 자산재평가를 하면 재평가적립금으로인해 자기자본은 늘어나게 된다. 이때문에 자산재평가와 관련해ROE가 떨어질 수 있지만 이는 경영자의 영업성과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사항이다. 이 자체가 바로 자기자본이 갖는 문제로 지적될수 있는 것이다.둘째로는 우리나라는 기업들의 회계처리방법에 선택권이 주어져 있어 이로 인해 손익 비교가능성이 왜곡되는 경우도 많다. 당장 감가상각만 하더라도 정률법에서 정액법으로 바꾸게 되면 초기엔 이익이 늘어나고 나중엔 줄어드는 결과가 나타난다.또 재고자산을 선입선출방법이나 후입선출방법으로 처리하는데 따라서도 이익의 크기는 달라진다.셋째로는 마찬가지로 자산재평가로 인해 감가상각이 발생하게 되고이같은 감가상각을 많이 하게 되면 당기순이익은 그만큼 낮게 나타난다. 이 또한 실질적인 경영성과와는 무관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해당기업에서 퇴직보험에 가입하고 있는지의 여부에 따라 손익이달라지기도 한다.이처럼 직접적인 경영활동과는 관계없이 자기자본과 당기순이익이달라지기 때문에 ROE도 해마다 큰폭으로 변동하는 경우도 생긴다.따라서 이익규모 등이 크게 바뀌었을 때는 그 원인을 잘 뜯어보아야 한다.대차대조표나 손익계산서상에 나타나는 이같은 문제점을 감안해<한경Business designtimesp=21104>가 나름대로 수정ROE를 분석한 노력은 단연 돋보인다.자기자본에서 경영성과와 무관한 자산재평가적립금을 빼고 당기순이익에 감가상각과 퇴직급여충당금전입액을 합산한 새로운 ROE는앞으로 투자자나 경영자들이 유용하게 참고할만한 지표라고 판단된다.다만 <한경Business designtimesp=21105>의 이같은 노력에 주마가편 삼아 덧붙이고 싶은 것은 한국적 「수정경상ROE」까지 분석했더라면 경영자나 주식투자자들에게 보다 유용한 지표가 나올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점이다. 당기순이익으로만 본다면 부동산 처분 등에 따른 특별이익이나 특별손실에 따라 이익의 크기가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특별손익은 어차피 한시적으로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같은 요인을 배제하면 아무래도 장기적인 경영성적을 반영하는 경상이익에 대한수정지표가 어울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아울러 이번 ROE 분석지표를 이해하는데 있어선 몇 가지 유의해야할 점이 있다. 우선 자본전액이 잠식된 회사의 경우는 ROE 자체가산출되지 않기 때문에 그렇다 치더라도 자본이 부분적으로라도 잠식된 경우는 겉으로 드러난 ROE 수치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서는곤란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자본이 조금이라도 잠식된 상태로 높은 ROE를 기록한 기업과 자기자본은 충실하지만 ROE는 낮은 기업을 절대적으로 비교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또한 ROE지표를 활용할 때는 최근 3년간의 추이를 함께 고려하는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어떤 한해에 ROE가 높았다 하더라도 이어지는 다른 해에 동떨어진 움직임을 보인다면 유용성이 떨어지는탓이다. 과거 2~3년간의 경영지표는 대체로 향후 1~2년 동안의 경영성과로 반영된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