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소비자 종업원 지역사회…. 기업이 경영활동을 하면서 부닥뜨릴 수밖에 없는 경제주체들이다. 정부는 규제와 조장 행정으로, 소비자는 상품구매자로, 종업원은 운명공동체로…. 이들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시대에 따라 달라진다. 과거 정경밀착 시대엔 정부와의 친소관계가 중요한 경영자원이었으나 앞으로는 소비자들을 어떻게 만족시키느냐가 열쇠다.일제시대 광산왕으로 조선 제1갑부 소리를 듣던 최창학씨가 김 구에게 건국자금을 제공한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꽃도 못피고 시들었던 것은 전설로만 끝나는 옛날 얘기는 아니다. 이해관계자의중요성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주도면밀하게 추적해 최적의 대응방안을 마련하는 기업만이 장기적 발전을 이룩할 수 있다는 매서운 역사법칙인 셈이다.◆ 중소기업중심으로 대기업이 도움주는 정책펴야이번 설문조사에서도 시대상황에 따라 이해관계자들의 중요성이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 기업경영에 있어 정부의 역할은 크게 낮아지는 반면 소비자나 지역사회등 그동안 중요치 않게여겨졌던 관계인들이 크게 중요해질 것으로 조사됐다.지금까지 협력관계였던(68.9%) 정부와 기업은 앞으로도 협력관계를유지할 것(53.7%)이지만 중요도는 낮아질 것으로 보는 사람이60.7%에 달했다. 중요도가 높아진다는 의견은 15.0%에 그쳤다. 그러나 중견·중소기업의 경우 정부의 중요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보는 사람이 30.8%에 달해 경영환경 변화에 대응해 정부지원을 의식하고 있음을 나타냈다.그동안 기업경영의 중차대한 요소였던 금융기관들도 점차 중요성이떨어질 것으로 조사됐다. 중요도가 낮아질 것이라는 의견(30.8%)이높아질 것이라는 견해(27.1%)보다 다소 높았다. 대기업의 탈은행화가 진행되면서 은행을 포함한 금융기관에 더 이상 굽신거릴 필요가없게 됐다는 말도 된다.그러나 주주 소비자 종업원 지역사회등은 중요도가 크게 높아진다는 의견이 대세를 이루었다. 특히 소비자의 경우 중요도가 높아진다는 견해가 98.1%에 달했다. 앞으로 고객만족이 경영성과를 좌우하는 것은 물론 기업성패를 결정짓는 핵심요인이 된다는 점을 나타내는 대목이다. 고객의 눈길을 끌지 못해 팔리지 않는 제품을 만드는 기업은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지역사회가 중요해질것이라는 의견도 80.4%에 달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강조될 것임을 시사했다.이와함께 종업원과 협력업체 및 주주등 경영의 한 요소를 이루는이해당사자들의 중요성도 높아질 것으로 나타났다. 종업원이 중요해진다는 의견이 85.0%에 달해 앞으로는 고객만족외에 종업원 만족도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줬다. 반면 노동조합에 대해선 상대적 중요도가 떨어질 것이란 의견이 강했다. 중요도가 높아진다는견해(47.7%)가 절반 수준을 밑도는데다 낮아진다는 견해(24.3%)도상대적으로 높았다. 협력업체의 중요성이 높아진다는 의견은79.4%에 달했다.주주관계와 관련, 사외이사제 도입에 대해서는 찬성한다는견해(57.5%)가 반대한다는 의견(9.4%)보다 훨씬 많았다. 집단별로는 학계의 찬성비율이 75.6%로 가장 높았으나 중견·중소기업은23.1%에 머물러 대조를 보였다. 사외감사제에 대해서도반대(10.4%)보다 찬성(60.4%)비율이 높았다. 사외이사·감사제에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이유는 △여건 미성숙 44.7% △경영기밀공개로 인한 경쟁력 상실 21.1% △간접경비 증대 15.8% △M&A등 경영위기 증대 10.5% 등이 꼽혔다.대기업과 중소기업은 지금까지의 대립적 관계(50.5%)에서 벗어나상호협력적(83.7%)으로 개선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반면 중소기업들은 대기업과 협력적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69.2%에 그쳐 상대적으로 회의적임을 나타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호협조관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의 자생력과 경쟁력을 강화하기위한 금융규제완화등 31.0% △상호 공동운명체 의식강화 14.0% △대기업의 중기업종 침투규제 14.0% △중소기업의 품질·기술개발에대한 대기업 지원 12.1%등이 제시됐다.이와관련, 앞으로 산업정책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하되 대기업이도와줘야 한다는 의견이 65.0%에 달했다. 반면 대기업을 중심으로하되 중소기업이 도와줘야 한다는 의견(20.4%)과 중소기업 중심이돼야 한다는 견해(14.6%)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