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다단계판매를 악덕상법의 하나쯤으로만 여기고 무시하고 있던국내 기업들이 다단계시장 참여를 서두르고 있다. 다단계시장이 급격히 늘고 있는데다 외국 다단계업체들의 급성장으로 세제 화장품건강보조식품 시장 등이 빠르게 잠식당하고 있는데 대한 위기의식때문이다. 올들어 풀무원 세모 김정문알로에가 다단계시장에 진출했고 진로도 진출 결정을 내린 후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중이다.현재 국내 다단계판매업체는 대략 70여개. 올들어 중견기업들의 진출이 잇달고 있지만 대부분 다단계판매만을 전문으로 하는 중소업체들이다. 월 매출액 10억원 이상이 넘는 국내 기업으로는 제이엘코리아 삼왕인터내셔날 N.H.B 등을 들 수 있다.삼왕인터내셔날은 매출액에서 국내 선두를 달리고 있다. 시청에 매달 보고하는 월 매출액은 40여억원. 삼왕의 성공은 뚜렷히 차별화된 제품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왕에서 가장 잘 팔리는 제품인 기능성 속옷은 여성들의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몸매를 교정해준다는 특징이 소비자의 욕구와 맞아떨어진 셈. 제이엘코리아는 한때 피라미드판매로 오인받았던 업체. 산륭이란 회사명으로 자석요를 팔던 기업이다. 현재는 회사 체계를 다시 갖추고 건전한 방향으로 운영하려 노력하고 있다. 주요한 제품은 자석요와 송죽천이라는드링크제, 다시마 등 건강보조식품이다. 월 매출액은 대략 20여억원. N.H.B는 건강보조식품과 화장품 등을 판매하는 업체로 월 15억원씩의 매출액을 올리고 있다.서한웰도 주목할 만한 회사. 지난해 4월에 창립돼 9월에 다단계판매업체로 등록했다. 웅진그룹의 9번째 계열사로 웅진그룹이 축적한방문판매 노하우를 발판으로 다단계시장에서 입지를 구축해가고 있다.건강보조식품과 미용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세계적인 생활복지 종합유통회사」를 지향한다. 1만2천여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올해 다단계시장에 뛰어든 중견기업들도 기대를 모으는 업체들이다. 풀무원은 풀무원생활이라는 다단계판매회사를 별도로 설립,4월부터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갔다. 풀무원생활이 현재 판매하고있는 제품은 조선간장 해물장 조선고추장 등의 전통장류와 베타카로틴 등 5가지 건강보조식품 및 화장품. 올 가을부터는 무공해 세제도 선보인다. 풀무원생활은 다단계판매업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불식시키기 위해 3대 원칙을 내세우고 있다. △주요 상품의가격을 5만원 이하로 하고 비싸도 30만원은 넘지 않는다. △회원또는 소비자가 구입한 제품은 언제든지 교환 또는 환불조치 한다.△가입비를 받고 회원을 모집하지 않는다는 것.방문판매로 건강보조식품과 화장품을 판매하던 세모도 올 4월부터다단계 영업을 시작했다. 「SL」이라는 브랜드로 화장품과 세제를판매하고 있으며 앞으로 기능성 속옷과 원적외선을 이용한 건강기기 등으로 취급품목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건강보조식품회사인 김정문알로에는 이달 22일 김정문시스템이라는 별도법인을 설립, 다단계판매를 시작한다. 김정문시스템의 주 취급품목은 화장품과 건강보조식품 및 이온정수기와 건강기기 등이다. 다른 회사의 제품도지명도가 높은 것을 선별해 김정문알로에 제품과 함께 판매할 계획이다.진로그룹은 다단계시장에 진출한다는 원칙을 세워놓고 세부적인 계획안을 마련하고 있으며 노하우 습득을 위해 일본이나 외국 업체와제휴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건전한 다단계판매기법을 표방하며 시장에 뛰어드는 국내 업체가많아지고는 있지만 아직 옛날식의 피라미드판매에서 못 빠져나온영세 업체들도 많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김남호 서한웰부장은 『다단계판매의 유통구조가 장점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몇몇 피라미드성 업체로 인해 전체 이미지가 나빠지는게 문제』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통상산업부가 올3월에 조사한 결과 다단계판매로 영업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전산프로그램조차 없이 당국의인증을 받아 무분별하게 영업을 하는 업체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나타났다. 베터앤베스터 고도산업 만영 동음실업 등은 전산프로그램조차 없는 상태에서 영업허가를 얻은 것으로 드러나 등록취소 처분을 받았으며 나승종합유통은 다단계판매원 등록증을 교부하지 않아 문제로 지적됐다. 업계관계자는 『한국계 다단계판매업체의 90%정도가 기존의 피라미드 성격을 완전히 못 벗어나고 있다』며 『한국 기업의 이미지를 버리고 외국 업체만 도와주는 꼴이 되고 있다』고 지적할 정도다. 정부가 피라미드성 업체는 좀더 강력하게 규제하고 업체의 등록을 받을 때도 감시 관리를 더 철저히 해야 국내다단계판매업체가 제대로 정리된다는 설명이다.다단계판매가 소자본으로 쉽게 할 수 있는 사업이라는 인식도 잘못이다. 다단계판매는 판매원에 대한 수당 지급 방법이 복잡하고 까다롭기 때문에 컴퓨터 시스템을 꼭 갖춰야 하며 제품의 질과 종류도 일반 유통에서 팔리는 제품보다 월등히 좋고 많아야 한다. 암웨이 등 외국업체들이 보통 3백∼5백여종의 다양한 제품으로 시장을공략하는데 비해 국내 업체의 제품 종류는 기껏 10∼20여종에 불과하다. 제품의 질도 뚜렷한 차별성 없이 거기서 거기인데가 대부분이다. 제품 개발에 투자를 많이 해야 하는데 여기에 대한 인식이부족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문제점은 다단계판매에 대한 노하우가 없는데다 전문가가 없다는 것. 그저 수당체계만 대강 정해 「많이 팔면 수당을 많이 준다」는 식으로 밀어붙이는게 고작이다.김명환 풀무원생활 전무는 『다단계판매는 회원들이 판매에 나설수 있도록 하는 강력한 동기부여가 필수적인 요소인데 우리 기업은이에 대한 마케팅 전략이 없다』고 밝힌다. 외국 업체들이 몇십년간의 경험으로 만든 다양하고 치밀한 마케팅기법에 속수무책 당하고만 있다는 말이다.다단계판매는 회사와 판매원이 한 배를 탄 공동운명체를 지향한다는 점이 강점이다. 유통비와 광고비가 들지 않는다는 점도 중소기업에는 더할 수 없는 매력이다. 이제 불법이다, 악덕상법이다 하는오해에서 벗어나야 한다. 다단계판매의 기본원칙은 「제품의 질이좋아서 사용한다」가 돼야 한다. 써보니 좋아서 가까운 사람들에게소개한다는 것이 다단계판매의 원래 의도다. 회사로서는 광고비나물류비가 들지 않는 대신 제품을 다른 사람에게 소개한 회원에게대가로 얼마만큼의 수당을 지급한다는 입장이어야 한다. 피라미드와 다단계의 가장 근본적인 차이도 여기에 있다. 판매원이 되면 일확천금한다는 말을 듣는다면 그 회사는 피라미드 판매라고 단정지어도 좋다. 외국기업이지만 모범적인 다단계판매업체인 암웨이의근본 원칙도 결국 「좋은 품질의 제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한다」는데서 출발한다.국내의 탄탄한 중견업체들이 다단계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반기는이유도 건전한 방향으로의 다단계판매업체의 발전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다단계판매를 악용하는 사례가 있긴 하지만 다단계판매를 피해갈 수는 없다. 선진국의 유통방식은 이미 다단계판매를 비롯한무점포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다단계판매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벗고 우리 시장을 지켜야할 시점이다. 다단계판매라 해서 무조건외면하지 말고 허용된 만큼 시장을 지키려는 노력이 국내 기업에나소비자에게 절실한 때다.★ 인터뷰 / 신토불이 N.H.B 이영길 사장]N.H.B(New Hunman Beings). 외국회사가 점령하고 있는 다단계판매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순 토종 한국계 기업이다. 지난해 8월에다단계회사로 등록, 매달 30%씩 성장하며 외국 다단계회사와 경쟁을 벌이고 있다.5월 한달 매출액이 16억원. 지난해 출발 당시 월 매출액 8천만원에비해 20배로 늘어난 규모다. 이번 달 예상 매출액은 18억원. 한달에 2백50억원씩 매출을 올리는 암웨이보다야 못하지만 제품의 질이좋은데다 정직하게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점점 더 입지를 넓혀 갈수 있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N.H.B가 내세우는 가장 큰 장점은 제품의 특징이 분명하다는 것.생체활성화에너지와 꿀벌이 집을 지을 때 사용하는 접합제인 프로폴리스가 N.H.B 제품의 근간을 이룬다. 생체활성화에너지란 생명체가 가장 활발한 운동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신소재로N.H.B는 이 에너지를 제품에 이용하는 공법에 대해 특허를 받았다.프로폴리스는 천연 항생제로 알려진 물질이다. N.H.B는 이 두가지물질을 소재로 화장품 비누 치약 건강보조식품 등을 제조, 판매하고 있다. 이영길 N.H.B사장을 만나 다단계시장의 전망과 앞으로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다단계업체로 안정적인 성장을 누리고 있는데 비결이 무엇입니까.다단계회사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두가지 요건이 갖춰져야 합니다.첫째 경영자가 다단계경영 마인드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다단계판매를 할 때 흔히 사람들이 범하는 오류가 초기에 많은 이윤을 남기겠다는 것인데 이는 잘못입니다. 다단계판매는 인내가 필요합니다. 회원과 소비자의 인정을 얻을 때까지 꾸준해야 하고 박리다매로 돈을 벌어야 한다고 생각해야지 일확천금을 바라서는 오래가지못합니다.둘째는 제품에 철학이 있어야 합니다. 아무 제품이나 팔면 누가 팔아주고 사줍니까. 다단계판매를 할 때 가장 중요시해야 할 점이 회원들이 모두 제품에 대해 믿음을 가질 수 있을 만큼 우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 일반 유통망으로 팔리는 제품과 뚜렷이 구분되는차별점도 있어야 합니다.▶ 일년에 20배 성장은 놀라운데요.급격한 성장률은 다단계업체의 특징입니다. 일반 유통망에서 팔리는 제품은 올해 10억원의 매출액을 올렸으니 내년에는 15억원을 기록하겠다는 계획이 수립될 수 있지만 다단계판매는 그게 불가능합니다. 다단계판매에서는 월 20∼30% 성장률이 일반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공급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게 중요하죠. 제품의 질만 좋다면 다단계판매는 가능성이 무궁무진합니다.▶ 외국 다단계업체의 국내 진출이 잇따르고 있는데 대책이 있으십니까.다단계업체가 늘어나면 회원들이 동요할 가능성이 많은게 사실입니다. 수당을 더 많이 보장하는 업체로 옮겨갈 수도 있죠. 그러나 문제는 품질입니다. 품질에 자신 있으면 큰 혼란은 없을 것입니다.단 회원들의 수당은 어느 정도 확보해줘야겠지요. 법적으로 회원에대한 장려금은 소비자가격의 35%를 넘지 않도록 돼있습니다. 문제는 이 35%의 혜택이 최종소비자와 중간판매원 중 누구에게 더 많이가느냐입니다. 소비자와 판매원 모두 매출액 증가의 혜택을 입을수 있도록 수당체계를 과학적이고 투명하게 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국내 다단계시장이 확장된다는 것은 그만큼 확보할 회원이 줄어든다는 얘기도 되는데요.다단계판매는 한 나라만을 시장으로 해서는 한계가 있습니다. 지구전체를 우리 시장으로 봐야죠. 암웨이가 세계 곳곳에 진출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섭니다. 저희도 내년쯤 일본과 미국 시장을 공략하려 합니다. 제품이 동양적인 기나 에너지를 특징으로 하고 있어 일본 시장에는 단기간에 정착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미국이나 유럽 시장은 끈기를 가지고 장기적으로 진출을 꾀할 계획입니다.▶ N.H.B의 제품 특징과 목표를 말씀해주십시오.소비자들이 생체활성화에너지라 하면 처음에는 쉽게 믿지 않습니다. 그러나 에너지는 현대 과학에서 입증되고 있는 사실입니다. 전자파나 파동의 존재가 확인되고 있듯이 생체활성화에너지의 존재도과학적으로 증명이 가능합니다. 우리는 이 기술을 상품화한 겁니다. 자랑이라면 모두가 우리 기술로 이뤄진 것이라는 점이죠. 또소비자들도 한번 사용한 뒤에는 저희 제품을 다시 찾고요. 국내뿐만이 아니라 해외에서도 특허를 출원, 품질을 인정받고 싶습니다.앞으로 내의류 세제류 등으로 제품의 종류를 늘려나가 세계적인 다단계판매회사로 성장하는게 목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