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인터내셔널의 윤석민(30)사장은 훨씬 어린 나이에 컴퓨터를 접했다. 애플컴퓨터가 TV에서 처음 소개되고 세운상가에서 판매되고 있던 80년대초, 그가 고등학교 1학년때였다. 어려서부터 라디오를 조립하는 등 손재주를 보였던 윤사장은 「꿈에 그리던 여인에게 연정을 품듯」 컴퓨터에 매료당한다. 40여만원이란 거금을 주고 컴퓨터를 구입했지만 공부할 수 있는 한글책자는 전원켜는 방법을 일러주는 매뉴얼 정도였다.그러나 수없이 사전을 뒤적여가며 수업시간에도 컴퓨터서적만을 읽었다. 파스칼같은 프로그래밍언어를 공부하고 게임프로그램을 손수만들어 전국대회에서 수상을 하기도 했다. 자신감에 찬 그는 아예잘 다니던 학교를 고등학교 3학년때 그만뒀다. 오로지 컴퓨터만 공부하려했던 그는 어느날 자신이 보고있는 베이직이나 어셈블리같은컴퓨터언어들을 대학의 전산학과에서 가르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검정고시를 거쳐 연세대 전산과학과를 마친 그는 다시 KAIST석사를졸업하면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프로그래머」가 된다. 박사과정에있던 윤사장은 어느날 다시 공부가 싫어졌고 실용적인 프로그램을만들겠다는 생각에 회사를 차린다. 95년 KAIST후배들과 차린 온라인게임소프트 공급회사(S&T)는 현재 천리안 나우누리 등에 온라인당구나 테트리스 헥사 그리고 머드게임인 SF1999 등을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사업은 맛보기에 불과했다.윤사장이 주목을 받는 것은 인트라네트(Intranet)란 새로운 개념의프로그램들을 들고 나왔기 때문이다. 그룹웨어제품들이 호황을 누리고 한편으론 인터넷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지난해 두가지를결합시키는 인트라네트를 착안한 것이다.『대학원재학시절 한국PC통신으로부터 방송통신대학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를 받아 참여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통신을통해 많은 사람들이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하고 이를 위해 사용환경을 통일시킨다는 점에서 개념적으로는 인트라네트와 같은 것이었지요.』 당시에는 인트라네트란 용어가 없었을 뿐이다.그는 기업들이 시스템통합을 하는데 있어서 인트라네트가 확실한대안이라 확신하고 있다. 기존의 공공망인 인터넷을 십분 활용하기때문에 가격이 저렴하고 무엇보다 인터넷상에서 작업을 하기 때문에 정보의 바다와 곧바로 연결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같은주장은 업계에서도 인정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기존의 시스템통합(SI)업계에서 조심스런 변화를 보이고 있을 뿐이다. 웹인터내셔널은 창업한지 1년이 채 안된 기업이지만 이미 H그룹 등의 시스템통합을 인트라네트를 통해 성공적으로 마쳤다. 최근에는 「인트라오피스」라는 관련 그룹웨어 제품을 시장에 내놓았다. 시장은 올연말이면 본격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사업초기에는 실력있는 인재를 끌어오기 위해 몇번씩 찾아갔습니다. 삼고초려를 한 거지요. 그러나 최근에는 자금을 지원하겠다는개인투자가나 대기업의 제의가 밀려들고 있습니다.』 윤사장은 이제야 말로 자신을 경영마인드로 무장시켜야 할 때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짧은 사업기간 동안 그가 느낀 업계는 『공무원들은 오히려 도와주려고 애쓰는데 반해 대기업들은 못잡아 먹어서 안달하는』 냉혹한 정글의 세계였기 때문이다.인트라네트란 새로운 분야에서 시장을 석권하지는 못할지라도 최소한 중심에 서는 기업을 만드는 것, 그것이 윤사장의 목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제가 담당해야 할 부분은 비즈니스라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며 지금은 엔지니어시절의 먼지를 털어내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