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중자금이 남아돌아 저금리시대가 온다고 예상됐습니다. 그러나최근 자금부족으로 시중자금사정이 악화되고 금리의 단층현상이 일어나면서 금융정책이 잘못되지 않았느냐는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지난해까지는 경기가 좋아 기업들의 자금여유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시중자금은 풍부하지만 금융관행은 대기업에 편중되는 구태를벗어나지 못하는 데다 담보에 의존하는 대출관행도 계속됐습니다.그러다 보니 담보력이 없는 중소기업의 자금조달이 어려워지고 결국 도산하는 업체가 늘어가는 현상이 지속됐다고 봅니다. 지난달이후로는 선거로 풀린 통화환수와 자금을 미리 확보하려는 기업들의 가수요까지 겹쳐 자금난이 생긴 것 같습니다.그러나 시중 돈사정이 다소 타이트해졌다 하더라도 금리는 지난해보다 낮은 게 사실입니다. 앞으로도 이런 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금융정책도 금융의 효율성을 높이고 금융기관의 자생력을키우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인위적인금융정책은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가능한한 피하고 시장경제논리에 맡겨야 된다고 봅니다.▶ 시장개방 등 금융환경이 급변하고 있습니다. 신용금고업계에서 바라본 금융환경은 어떤가요.금리자유화 자본자유화 등 금융환경이 급변하면서 경쟁력이 약한금융기관은 상당히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됐습니다. 신용금고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모든 금융기관이 소매금융을 확대취급하는 등신용금고 고유영역인 지역밀착금융의 기능까지 담당함으로써 힘겨운 생존경쟁을 하지 않으면 안되게 됐습니다. 우량담보대출을 보다좋은 조건의 은행권이나 보험사 등에 빼앗기고 있는 현실이 좋은예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따라서 이제는 신용금고만의 고유영역을보다 심층적으로 개척해나가는 것이 최우선적 과제입니다.▶ 금융발전심의위원회의 멤버로 신용금고 업무활성화를 위한 제언도많이 하셨을텐데요.물론이지요. 신용금고는 엄연히 신용금고법에 의해 금융업을 하고있으며 서민가계와 중소기업발전에 기여한 바가 큽니다. 그러나 신용금고는 아직까지도 많은 부분에서 차별대우를 받고있어 안타깝습니다. 무엇보다도 신용금고에 가해지고있는 많은 규제를 과감히 풀어줘야 해요. 신용금고를 금융기관이 아닌 저축기관으로 규정한 법으로 인해 상품개발이나 영업활동에 상당한 제약을 받는 것이 현재의 실정입니다. 신용금고는 천차만별입니다. 은행이나 종합금융 못잖게 앞서 가는 곳이 있는가 하면 금융복덕방식으로 낙후된 업체도있습니다. 경영상태나 건실성여부를 무시한 무차별적인 정책은 지양돼야 합니다. 잘하는 곳은 지점도 내주고 업무영역도 더 넓혀주는 게 필요합니다. 또 공신력제고를 위해 부실금고를 통폐합하고우량신금에 대해서는 기업공개도 허용해야합니다.신용금고를 대표하는 중앙금고의 설립 등도 반드시 이뤄져야 할 과제입니다. 특히 중앙금고의 경우 자금수급조절이나 부실금고 정상화 등을 위해 필요한 존재입니다. 이런 내용들을 자주 건의했으며지금은 KDI를 중심으로 적극 검토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이런 접근방식의 기본은 고객인 소비자를 중심에 두고 풀어가야 한다는 것이 지론입니다. 금융정책 수립이나 결정은 금융소비자를 기준에 두고 이뤄져야 합니다.▶ 일본은 금융자율화로 하부금융기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금융시장개방과 관련해 신금업계를 중심으로 한 한국의 중소금융기관들의 실정을 어떻게 보시는지요.일단 금융시장이 열리면 풍부한 자금과 정보, 선진화된 금융기법으로 무장한 외국 금융기관들이 신금업계등 하부금융기관의 고유영역까지 침범함으로써 하부금융기관들이 설자리를 잃을 수 있습니다.자칫하면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으로 더 열악한 금융환경으로 밀려날 수 있다고 봅니다.▶ 최근 금융권 전체에 걸쳐 소매금융이 확대되는 추세에 있습니다만.기업들이 커지면서 해외자금조달이나 증권시장을 통한 직접금융이활발합니다. 이에 따라 돈이 남아도는 은행 보험사들은 중소기업금융이나 소비금융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어요. 이는 결국 신용금고의안정적 거래선이나 주력업무를 잠식당한다는 말입니다. 이같은 위험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신용금고만이 갖고있는 경험과 노하우를살려 소액구좌의 저변확대를 꾀하는 수밖에 없어요. 이게 신용금고의 살길입니다.해동상호신용금고의 경우 직장인신용대출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으며 은행권이나 다른 금융기관보다 다소 높은 금리를 제시하더라도절차나 방법에서 다른 금융기관이 흉내낼 수 없는 영업기법을 개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나가고 있습니다. 결국 소액다구좌의 여신거래처를 대량으로 확산시킨다면 좋은 승부가 될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파이낸셜컴퍼니의 신설이 붐을 이루고 있습니다. 신용금고업계에는어떤 영향을 미칠까요.금융시장개방 금융자율화 등 급변하는 금융환경과 시중은행의 하부금융기관침투로 신금업계가 점점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이때 상법상 여신전문금융기관인 파이낸셜컴퍼니의 신설 붐은 신용금고의어려움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파이낸셜컴퍼니가 설립된 이후에 어음할인의 상당부분이 잠식당하고 있어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입니다.▶ 산업계에 고객만족 고객밀착 등 소비자중심의 경영이 유행입니다.해동상호신용금고도 고객만족경영에 열심이라고 들었습니다.우선 담보가 취약한 중소기업이라도 기술과 경영능력이 있다고 판단되면 과감히 대출을 지원하는 대출한도업체를 발굴해 언제나 손쉽게 대출하는 제도와 직장인들을 위한 신용대출을 실시중입니다.직장인들을 위한 신용대출은 직장인끼리 서로 보증해 연봉의 3분의2까지 대출해주는 것이 하나 있고 다른 하나는 보증인없이 개인신용만으로 2백만원까지 대출할 수 있는 「해동카드」를 만들었습니다. 업계에서 처음 선보인 상품으로 전국적으로 산재한 (주)한국컴퓨터의 현금지급기(CD)망인 한네트망(HanNet)을 통해 2백만원 한도내에서 자유롭게 현금을 인출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샐러리맨들 사이에 해동카드의 인기가 폭발해 2개월만에 1만구좌가넘어섰으며 현재 약 7백억원을 대출했습니다. 요즘에는 하루에 3백명씩 카드를 발급하고 있습니다.▶ 무인점포와 현금자동지급기(ATM)설치확대, 공동전산망설치 등 금융기관들의 서비스경쟁이 치열합니다. 신금업계는 어떻게 움직이고있는지요.신금업계는 타금융기관보다 정보가 취약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하루속히 공동전산망을 설치해 각 신용 금고가 정보를 공유하거나각종 서식을 일괄처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연합회나 신용관리기금 재경원 등에서 보고하라는 사항이 많아 전담요원 1명이 모자라는 형편입니다. 공동전산망을 갖추면 이런 업무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신금업계의 경영도 다소 투명해질 것으로 봅니다. 특히공동전산망을 갖추면 전국 어디서나 입출금을 자유롭게 하며 나아가 전국 2백36개 신용금고의 본·지점을 서로 연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금융자율화를 추진하면서 상품 업무 점포규제는 계속되는데에 대해불만이 많은 것 같은데요.날로 격화되는 금융환경속에서 신용금고의 발전을 저해하는 제도적인 모순을 시급히 철폐해야 합니다. 신금업계의 현상황은 마라톤선수의 두손과 두발을 묶어놓고 경쟁시키는 꼴인데 이대로 간다면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한 것 아닐까요. 향후 금융시장의 전면개방에 대비해 신상품개발을 허용하고 지점설치도 허용해야 할 것입니다. 지금부터 신용금고가 자생력을 갖추도록 육성해야지 개방 후에는 너무 늦지 않나 생각합니다.▶ 정부에서 신용금고의 기업공개에 대한 정책이 허용·불허용 등 오락가락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이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고 싶습니다. 지금이라도 우량업체는 기업공개를 통해 대형·건전화로 유도하고 개인기업이 아닌 명실상부한공기업으로 건전한 금융기관이 되도록 해야할 것입니다.▶ 대금업허용이 한때 큰 논란거리가 됐습니다. 신금업계쪽의 시각은어떻습니까.한때 대금업추진을 위한 공청회도 열고 찬·반 양론이 있었습니다.대금업의 근본취지가 사금융업을 제도권의 금융으로 만들어 법테두리내에서 세금을 내고 서민금융을 지원하자는 뜻 아닙니까. 이런뜻을 생각한다면 금융소비자의 입장에서 문제점을 해결하도록 했으면 좋겠습니다.▶ 해동상호신용금고의 21세기 비전이나 변혁기 돌파전략은 어떤 것이있습니까.어려운 질문입니다. 간략히 말하자면 은행 보험 등 다른 금융기관과 경합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회사가 건전하고 내실있게 잘되는것입니다. 이를 위해 장기적으로는 소외된 서민 직장인 중소기업등을 소액주주화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습니다.현재 해동상호신용금고의 모든 고객은 지하철역 편의점 백화점 등에 설치된 CD기를 통해 24시간 연중무휴로 필요한 자금을 인출할수 있습니다. 또 업무에 바쁜 직장인들을 위해 오는 9월 1일부터는야간창구를 개설·운영함으로써 보다 고객에게 밀착해 모든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아울러 다른 업종의 기업과 업무제휴를통한 첨단금융서비스의 제공도 기획하고 있습니다. 저희 해동신금은 현재 추진하고 있는 직장인신용대출과 중소기업대출한도업체를지속적으로 발굴해 그야말로 서민금융기관으로 바닥을 파고들어 다른 금융기관이 감히 접근할 수 없는 우리 고유의 영역을 개척해나갈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