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골프인구가 급속히 늘고 있는데 실제로 어느정도 대중화됐다고 보십니까.골프인구는 약 2백만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10여년 전에비해 10배이상 증가한 수치지요. 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 시대에접어들 정도로 생활수준이 높아진 만큼 자연현상이라고 봅니다.이같은 추세를 반영해 골프장 내장객수도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지난 한해동안의 내장객 규모가 8백24만여명에 달합니다. 이는 프로야구 관객수(약 5백40만명)보다 훨씬 많은 수치입니다. 특히 골프장을 찾길 원하는 잠재이용객까지 감안할 경우 대중화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골프를 즐기려는 욕구가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봅니다. 일부 대학에서는 체육교양과목으로 골프강좌를 개설할 정도니까요.▶ 골프를 즐기려는 인구가 느는 점에 비춰볼 때 골프장사업에 대한매력도 커질 것으로 보이는데요.현재 전국에서 운용되고 있는 골프장은 모두 83개입니다. 80년대초골프장사업협회 회원수가 20여개였으니 1년에 대여섯개 정도 늘어난 꼴이지요. 그러나 골프인구증가속도에 비해 골프장건설은 지지부진했던 편입니다. 일본에는 총 2천3백여개의 골프장이 운용되고있는 것과 비교할 때 우리는 골프장수가 절대적으로 적은 셈입니다. 당국으로부터 설립허가를 얻고 골프장 건설을 추진중인 곳이대중골프장을 포함해 총 1백9개인데 이중 절반정도는 착공도 못한상태입니다. 금년에도 잘해야 9개정도의 골프장이 개장될 것으로예상됩니다. 현재 한국골프장사업협회는 운영중인 83개사와 건설중인 26개사등 1백9개사의 회원을 두고 있습니다.▶ 골프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허가를 받고도 공사를 하지 못하는골프장이 많은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요.한마디로 골프장을 개장하면서 내야하는 세부담이 지나치게 무겁습니다. 18홀을 개장하려면 취득세 50억원, 개발부담금 20억원, 환경개선 농지전용 산림훼손부담금 20억원, 대중 골프장조성기금 30억원 등 1백20억원을 세금으로 한목에 내야 합니다. 골프장의 경우취득세 및 재산세율이 일반세율보다 각각 7. 5배 내지 17배가량 높습니다. 반면 골프장 시설에 대한 여신은 원천적으로 금지돼 있습니다. 사치성재산으로 분류돼 있어서지요. 여신은 그만두고라도 담보설정조차 금지돼 있습니다. 어지간한 재력으로는 선뜻 골프장을설립하겠다고 나설 수 없는게 현실입니다.▶ 골프장공급을 늘리기 위해선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말씀인데 골프가 아직은 귀족운동으로 비쳐지는 것 같습니다.인식의 차이인 것 같습니다. 정책적인 측면에서 골프장은 터키탕이나 룸살롱처럼 사치성 시설로 간주되어 왔습니다. 이같은 점을 개선하기 위해 문화체육부 등 관계당국에 골프의 대중화정도 및 골프장건설이 지역발전을 앞당길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실제로 일부 지방자치단체장들은 골프장을 유치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지역개발 및 세원확보를 위해 골프장건설이 필요하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관계당국은 회원권값이 2억원 이상치솟는 상황에서 골프를 즐길 수 있는 지역주민이 몇사람이나 되겠느냐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민관이 공동으로 노력해 퍼블릭골프장을 늘리면 골프에 대한 시각도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회원권값이 최근 1, 2년새 많이 올랐는데요.기본적으로 수급 불균형이 심화돼 부킹이 어렵다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신설 골프장들은 부킹을 보장하는 대신 2억원이 넘는 고가의회원권을 팔고 있습니다. 기존골프장의 회원권으로 부킹이 어려워지면서 나온 현상입니다. 반면 정부에서는 싼 가격으로 많은 사람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회원권을 팔라고 권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솔직히 말해 골프장 운용측면에서 보면 회원권을 비싼값에 팔아 소수회원만으로 운영하는게 효율적이라는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서민들이 골프장을 이용하기가 더욱 어려워진다는 말이아닌가요.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보통사람이 그린을 밟아보기가 하늘에서별따기입니다. 대중골프장은 물론 골프장건설이 확대돼야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전체 국토의 70%가 임야입니다. 그린라운드가 강화되고 OECD가입으로 외국자본이 밀려들어올 경우를 감안해 지금 풀어줘야 할건 서둘러 풀어줘야 한다고봅니다. 퍼블릭 골프장의 경우 민간에만 떠넘기지 말고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가 지역사업의 일환으로 건설할 수 있습니다. 일부 그린벨트를 전용하는 방안도 모색돼야 합니다. 그래야 공무원들도 떳떳하게 골프를 즐길 수 있습니다. 일본은 도단위의 지방정부가 골프장을 직접 운영하는 등 퍼블릭골프장 활성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지방자치단체가 임야를 내놓고 민간자본을 유치해 골프장을 건설하는 제3섹터방식은 어떻습니까.좋은 방법입니다. 한때는 보유임야를 비업무용 토지로 판정해 재벌의 골프장사업을 금지하다 최근 일부 풀어주고 있습니다. 골프에대한 인식이 점차 개선되고 있는데 따른 것이지요. 자금력이 있는대기업이 지역개발차원에서 골프장사업에 참여하는 것은 바람직한현상이라고 평가됩니다. 사실 골프장이 건설되면 지방재정에 도움이 되고 고용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깨끗한 환경이 조성되는 것은 물론이고요. 이를 위해선 군단위당 72홀이상되면 신설를 금지하는 독소조항은 서둘러 폐지해야 합니다. 용인군에만 수백개 이상의홀이 있는데 얼토당토않은 규제입니다. 전체 임야면적중 일정한도를 허용해주는 방식으로 개선돼야 합니다. 문화체육부가 이의 개선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환경보호론자들의 반발이 적지 않을텐데요.만약 골프장에 농약쓰는 것이 겁나면 대한민국에서 농사지을게 하나도 없습니다. 일반인들이 잘 몰라서 그렇지 골프장에서 사용할수 있는 농약수는 엄격히 제한돼있습니다. 살균제의 경우 품목고시농약수 2백4개중 30여개만 쓸 수 있고 살충제도 10개만 사용됩니다. 농약으로 인한 환경오염가능성은 그렇게 크지 않은데도 홍보가제대로 되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골프장이 환경규제를 어겨 고발당하는 사례가 잦지 않습니까.환경규제가 불평등하게 적용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골프장의 경우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BOD)이 10ppm미만입니다. 이를 조금이라도어기면 고발당하고 언론은 이를 크게 보도합니다. 일반인들이 골프장을 건설하면 환경이 파괴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요. 심지어 정부에서 직접 관리하는 하수종말처리장도 30ppm미만이고 오수정화시설도 30ppm미만입니다. 유독 골프장에 엄격한 수질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판단됩니다.▶ 최근 내장객수는 급증했지만 골프장 서비스는 나빠지고 있다는 불평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만.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기존 골프장의 경우 18홀 기준으로1천8백여명의 회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예약이 힘들고 진행에도 어려움이 많은게 사실입니다. 시설에 비해 고객들이 많다보니 직원들도 짜증이 날때가 적지 않습니다. 경영자입장에서는 시설이 일찍 망가져 애로를 겪고있습니다. 기존업체가 특히 어렵습니다. 신설사들은 앞서 말씀드렸듯이 5백명 내외의 회원만을받아 언제든지 필드에 나가도록 하고 있습니다. 대신 회원권가격이엄청나게 비싸고 비지터들의 입장이 금지됩니다. 골프장정책에 혁신적인 변화가 없으면 소수정예화 고가화현상이 심화되지 않을까우려됩니다.▶ 선진골프장으로 발전하기 위해 벤치마킹을 한다면 어느 나라에서배울게 많다고 보십니까.일본이 역시 잘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골프장운영여건이 좋다고도 볼 수 있지요. 일본에서도 골프장이 지나치게 많아 한때 골프망국론이 나오기도 했지만 반대로 골프장이 많으면 나라가 잘되게 돼있다고 확신합니다.공기 맑은데서 운동하며 스트레스를 풀 수 있으니 말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절대적인 골프장수가 적다보니 동이틀 때부터 시작해 해가 질 때까지 풀가동해야 합니다. 과학적인 운영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잔디를 보호하는데도 적지않은 어려움이 따릅니다. 생활수준이 높아지는 추세를 반영해 정부가 과감히 규제를 풀어야할 때입니다. 골프에 관한한 규제완화라는 말이전혀 실감나지 않습니다.▶ 특히 골프장허가를 내는데 지나치게 많은 정부부처가 연관돼 있고규제도 너무 많다는 불평의 소리도 큰 것같습니다.그렇습니다. 골프장사업에 대한 주무부서는 문화체육부입니다. 그러나 허가권을 따기 위해선 내무부 재정경제원 농수산부 건설교통부 산림청 시도 지자체 등을 수없이 거쳐야 합니다. 환경부의 환경영향평가도 뒤따라야 하고요. 효율적인 골프장 사업관리를 위해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지만 시간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골프산업을 육성하고 프로골퍼를 양성하는 것도 시급한데요.골프산업하면 골프클럽이나 골프공만을 연상하는데 잘못된 생각입니다. 셔츠 신발 모자 아동용품 등 골프와 연관된 사업이 한둘이아닙니다. 코오롱 팬텀 등 골프종합메이커를 정책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으니까요. 대만을 보십시오. 골프헤드를 만들어 막대한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지않습니까. 협회에서도 골프산업육성을 위해 관련 세미나 등을 지속적으로 개최할 계획입니다. 프로골퍼를 양성하는데도 적극 나서겠습니다. 골프대중화에 그들의 역할이 필수적입니다. 프로골퍼에게 필드를 우선적으로 활용토록 하는 등의 배려를 하고있습니다.▶ 외교관으로 근무하시다 어떻게 골프장경영에 참여하게 됐습니까.60년대 초반 외무부 여권과장으로 근무할 당시 제일교포인 강병준사장과 인연을 맺게 됐습니다. 전문경영인으로 17년째 골프장사업에 참여하고있는 셈입니다.정리·이익원 기자 사진·안도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