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의 키워드를 꼽아보자면 단연코 ‘코로나19’가 가장 먼저 등장할 것이고 그 뒤로 ‘언택트’, ‘뉴트로’와 같은 단어들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빼놓을 수 없는 단어가 바로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다.

ESG 투자는 기업에 대한 평가 및 투자 여부를 결정할 때 매출액, 영업이익, 성장성, 수익성 등 투자 기업의 재무적 요소 외에 비재무적 요소를 함께 고려하는 것을 말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를 휩쓴 지난해에는 잦은 기상이변 탓에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고, 이는 사회경제적으로 ESG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는 계기가 됐다.
고공행진 ESG 투자, ETF로 시작하려면
급증하는 ESG 투자, 수익률도 고공행진
특히 지난해를 기점으로 ESG 관련 투자자산의 규모가 큰 폭으로 성장했다. 상장지수펀드(ETF) 리서치기관 ETFGI에 따르면, 2020년에만 ESG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 상품(ETF 포함)에 약 899억5000만 달러가 순유입됐다. 2019년 순유입금액 277억9000만 달러의 무려 3배를 넘는 수준이다. 자금 유입과 주가 상승세가 동반되며 총 운용자산도 1870억 달러로 증가해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미국에 상장된 ETF 중 친환경 관련 ETF가 가장 우수한 성과를 거둔 것도 주목해볼 만하다.

태양광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인베스코 솔라(Invesco Solar) ETF’가 전년 대비 234% 상승해 미국 주식형 ETF 중 1위를 기록했다. 이외에도 태양광, 수소, 풍력 등 폭넓은 클린에너지 테마에 투자하는 ‘인베스코 와일더힐 클린 에너지(Invesco Wilderhill Clean Energy) ETF’와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친환경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퍼스트 트러스트 나스닥 클린 에지 그린에너지 인덱스 펀드(First Trust NASDAQ Clean Edge Green Energy Index Fund)’가 각각 205%, 184%의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2, 3위를 차지했다.

다음과 같은 요인들을 고려할 때, 앞으로도 중장기적 관점에서 ESG 투자 테마가 우수한 성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첫째, 글로벌 주요국들의 우호적인 정책 환경이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파리기후변화협정 시행 원년을 맞아 친환경 관련 정책 지원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취임과 함께 파리기후변화협정에 재가입했으며, 향후 4년간 클린에너지 인프라에 약 2조 달러를 투입할 것이라고 공약한 바 있다. 여기에는 에너지 고효율 주택 신축, 전기자동차 충전소 설치, 친환경 대중교통 수단 확대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유럽연합(EU) 역시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선언했으며 ‘유럽 그린딜’의 일환으로 7500억 유로 규모의 경기회복기금 중 3분의 1을 탄소중립 관련 프로젝트에 지출할 계획이다. 한국도 그린뉴딜을 통해 2025년까지 73조4000억 원을 투입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둘째, 금융시장 내에서도 ESG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ESG 관련 투자 성장세를 주도하고 있는 주요 국부펀드와 연기금의 ESG 투자 확대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국민연금이 2022년까지 ESG 요소가 반영된 자산의 비중을 기금 전체 자산의 50%까지 늘릴 것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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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기관투자가들도 ESG 평가가 우수한 기업들에 투자를 늘릴 것이다. 블랙록을 비롯한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205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에 동참할 것을 선언하며 탄소배출 억제를 위해 노력하지 않는 기업들에 대한 투자를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 2000년대 초 출생)의 영향력 확대와 함께 ESG 투자의 성장세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자기 표현을 중시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특성상, 단순한 투자보다 자신의 가치관을 반영하는 투자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개인들의 정보 부족, ETF 투자로 해결 다만, 개인투자자들은 ESG 평가가 우수한 기업을 선별 및 검증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상대적으로 기관투자가보다 정보력이 빈약하고 체계적인 분석 프로세스가 없다는 점에서 ‘그린워싱(greenwashing: 친환경 위장 – 실제로는 친환경 경영과 거리가 있으나 녹색경영을 표방하며 홍보하는 것)’ 기업에 투자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ESG 투자를 시작하는 개인투자자들은 이와 관련된 글로벌 ETF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글로벌 ESG ETF는 주요 지수산출기관이나 ESG 평가기관의 ESG 평가가 반영된 지수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대표적인 지수산출기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은 다양한 방법으로 ESG 요소를 지수에 반영한다. MSCI ESG 스크린드(Screened) 지수는 ESG 기준을 토대로 부정적인 산업·기업(핵무기, 담배, 주류 등)을 지수에서 배제하는 네거티브 스크리닝(negative screening)을 사용한다. 각 산업에서 ESG 평가가 가장 우수한 기업들에 투자하고 싶다면 MSCI ESG 리더스(Leaders) 지수를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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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우 SC제일은행 투자전략상품팀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