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서 머리가 벗겨진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정도가 심해나이를 가늠하기 어려운 경우도 종종 있다. 직장상사와의 회식자리에서 윗사람으로 보여 음식을 먼저 받는 달갑잖은 경험을 하기도하고 심한 경우에는 형제나 동료간 연령상의 오인을 받기도 한다.이쯤 되면 대머리는 심한 스트레스를 주는 존재가 된다. 특히 취업이나 결혼을 앞둔 남성에게 대머리는 빨리 벗어버리고 싶은 짐이다. 그래서 남성의 탈모증은 여성의 악성비만증 이상으로 심각하기도 하다.모발은 생명과 관계되는 중요한 해부생리학적 기능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머리에 주는 충격을 완화시키고 피부가 빛을 받아두터운 각질로 변하는 일광각화증이나 피부암을 일으킬 수 있는 자외선으로부터 두피를 보호하는 기능을 가진다. 요즘 들어서는 이런모발의 기능보다는 외모와 인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점이 더두드러지게 인식되고 있다.인체에 있는 모발은 생장기 퇴행기 휴지기로 이어지는 주기적 변화를 보인다. 그 가운데 두발은 생장기가 2∼6년이나 돼 다른 부위의털보다 길게 자란다. 반면에 눈썹은 생장기가 4∼8주에 불과해 그만큼 길이가 짧고 빨리 빠진다.보통 평균적인 성인의 머리카락 수는 약 10만개 정도며 하루에 약0.35㎜정도 자란다. 정상인의 경우 퇴행기를 지난 휴지기의 머리카락이 하루에 약 50∼60개가 빠지지만 1백개 이상 빠지면 탈모증을의심하게 된다.◆ 머리카락 하루 1백개 이상 빠지면 탈모증탈모증이란 두발이 있어야 할 부위에 없거나 빈약한 상태를 말한다. 종류로는 크게 남성형탈모증 원형탈모증 여성형탈모증으로 나뉜다. 이중에서 가장 흔한 남성형탈모증은 다인자적 유전으로 발생하며 여기에는 남성호르몬인 안드로젠이 관여하고 있다.그래서 유전성 안드로젠탈모증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유전적 소인이 있는 사람의 경우 남성호르몬인 안드로젠이 모낭의 단백질대사를 방해해 모낭의 생장기가 단축되고 빨리 휴지기에 들어가 머리카락이 가늘고 짧아져 결국 연모가 돼 대머리가 되는 것이다.남성형탈모는 주로 앞머리와 옆머리 사이에 삼각형 모양으로 탈모가 일어나 영문 M자 형태로 벗겨지는 것이 대부분이며 점차 정수리부분으로 진행된다.탈모부위의 두피는 기름기가 있어 보이고 비듬 등이 많으며 가렵고열이 나면서 붉어지기도 한다. 지루성피부염은 탈모를 더욱 촉진시킨다. 유전적 소인 외에도 입시 유학 군생활 직장생활 등에서의 과도한 스트레스가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이밖에 잦은퍼머나 염색, 무스나 스프레이의 사용으로 모근이 약해져 탈모가일어나기도 한다.최근의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20대 남성의 5%, 30대의 15%, 40대의 25%, 60대의 약 50%가 탈모현상을 보이고 있다. 60세가 넘으면질병이라기보다는 노화현상으로 보는 견해도 많다. 그러나 가장 활동적인 30대전후에서는 탈모에 따른 열등감으로 인해 대인관계와사회활동에 심각한 장애를 주는 경우도 있으므로 대머리는 심각한질병일 수 있다.◆ 부모가 탈모증이면 모발관리 신경써야부모가 탈모증이 있거나 평소에 머리카락이 많이 빠지는 사람은 모발관리에 특히 신경을 써야한다. 모자나 가발은 공기순환에 장애를주고 땀이 많이 나므로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으며 머리는 이틀마다 감아 청결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두피마사지로 모낭에 혈액순환을 원활히 해주고 모발영양에 효과적인 아미노산을 포함한 동물성단백질 우유 한천 해조류 등으로 균형있는 음식을 섭취하는 것도모발관리의 한 방법이다. 가능하면 안정을 취하고 스트레스를 피하며 충분히 수면을 취하는 것도 중요하다.탈모증의 치료법은 크게 약물요법과 자가모발이식수술을 포함하는수술요법으로 구분된다.약물요법은 약을 복용하거나 탈모부위에 발라 탈모방지나 발모의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현재 발모촉진제로 유일하게 미국의 식품의약국(FDA)에서 공인받은 것은 미녹시딜제제다. 본래 고혈압 치료에있어 혈관확장제로 사용되던 약물로 모발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혈류를 증가시켜 모발성장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요즘은비타민A액과 함께 사용해 비듬을 줄이고 모공을 넓혀줘 좀 더 나은효과를 보고 있다.하지만 탈모의 초기에 사용해도 가느다란 머리카락이 2㎝정도 자라다가 성장이 멈추고 약물치료를 중지하면 다시 빠져버린다. 그나마탈모가 진행돼 모근이 죽은 경우에는 효과가 없어 약물요법은 제한적이고 기대에 못 미치게 된다. 지난 80년대 신비의 발모제로 주목받던 중국산 101, 102 등은 발모효과가 미약하고 부작용까지 있어사용되지 않는 것이 그 예다. 현재 범람하고 있는 양모제나 생약제제 등도 그 치료효과가 미지수다.수술요법으로는 두피피판술 두피축소술 조직확장술이 경우에 따라이용되지만 주로 본인 뒷머리에서 모낭을 포함한 모발을 이용한 자가모발이식이 최근에 자주 시행된다. 일부에서는 자가모발이식의성공여부에 대해 의심을 갖는 경우도 있다. 즉 탈모된 부위의 「밭」이 안 좋은데 이식해야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는 것이다.하지만 모발이식으로 대머리를 교정하는 수술법은 이미 60여년 전부터 시행돼 왔다. 그만큼 그 방법이 개선되고 발전한 것이다. 원리는 노년에도 빠지지 않는 뒷머리카락을 이식해 어디로 옮겨놓더라도 뒷머리의 특성을 그대로 유지하므로 평생 자라고 지속하게 된다.모발이식술 가운데 이전에는 다발형 모발이식이 주로 이용됐다. 한자리에 많은 머리카락을 심는 것이다. 그러나 시술후 모발분포가일정하지 않고 울퉁불퉁한 흉터를 남기거나 생착률 즉 머리카락이살아서 뿌리를 내리고 지속되는 비율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그래서 최근에는 머리카락을 최소단위로 심어주는 미세형 개별모발이식법이 개발돼 시행되고 있다. 확대경을 이용해 모낭이 다치지않도록 모발을 분리해 하나씩 특수모발이식기계로 심어주므로 분포가 일정하고 심은 표시가 안나며 촘촘한 두발형태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특히 자연스런 앞이마선을 만들어주므로 이마가 넓은 환자에게 효과적이며 두피에 따로 구멍을 뚫지 않고 바로 모발을 이식하므로출혈이 적고 한꺼번에 1천개 이상을 이식할 수 있다. 때로는 미니펀치나 레이저를 이용해 구멍을 뚫어 시술하기도 하며 수술은 국소마취로 3시간정도 소요된다. 이식할 머리카락을 가져온 뒷머리의 공여부는 흉터없이 2주후면 치유되며 수술후 3일이면 머리를 감는게 가능하다. 이식된 모발의 생존율은 약 90%로 매우 높아 인기를 모으고 있다. 수술후 3개월이면새로운 머리카락을 볼 수 있으며 6개월후면 약 10㎝정도 자란다.같은 방법으로 무모증 눈썹 턱수염 콧수염 등이 빈약한 경우에도교정할 수 있다.끝으로 탈모로 고민하는 사람의 경우 연령 직업 성격에 따라 적절한 모발관리와 치료법을 선택해야 하므로 새로운 발모제를 찾아 방황하기보다는 전문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