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전자지갑 개발은 선진국과 거의 비슷한 시기에 이루어졌지만, 실용화 속도나 범위에서는 가히 세계최고 수준에 다다랐다고 할 수 있다.부산시에서는 카드 하나로 버스 지하철 택시 등의 요금을 지불할수 있으며 롯데 신세계 등의 일부 백화점에서는 신용카드보다 더안전한 카드로 쇼핑도 마음껏 즐길 수 있게 됐다. 이른바 IC칩을내장하여 통장과 직불카드 공중전화 카드 등의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는 전자카드를 전국 각 은행들이 개발하고 있기 때문이다.우리나라에서 전자카드의 선구자는 부산에 근거지를 둔 동남은행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은행은 94년 11월 국내최초로 전자지갑을개발하여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동남은행이 개발한 전자지갑은 신용카드의 기능외에 추가적인 기능을 겸비한 `「하나로 전자지갑과」 교통요금의 결제를 주목적으로한 `「하나로 교통카드」가있다.이 전자지갑은 은행의 금융결제기능과 유통업체의 고객관리기능을합친 카드로 IC를 장착하고 있기 때문에 대용량의 정보를 저장할수 있고 보안성이 뛰어나다. 특히 기존의 은행계나 백화점 신용카드와는 달리 사용시 거래 정보의 노출에 따른 문제점을 완벽하게해결하면서 현금 및 수표소지에 따른 분실 위험및 거스름 돈을 주고 받는데 따르는 번거로움을 피하고 편리하게 쇼핑을 즐길 수 있다.또한 은행 이용시 카드의 비밀번호만 기억하고 있으면 입출금 송금계좌이체 등을 신속히 처리할 수 있다. 또한 카드안에 입금만 시켜두면 백화점은 물론 택시 버스 지하철 요금등을 지불할 때 수수료없이 대금결제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동남은행은 `전자지갑의 상용화를 위해 신세계백화점과 제휴하여「신세계전자지갑」을 개발, 95년 4월3일부터 발행하기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롯데백화점 한화유통 신세계백화점 등 1백여개 업체와제휴, 체결할 수 있도록 했다.◆ 교통카드 실용화 급진전전자지갑 실용화의 전제조건은 전자지갑을 해독할 수 있는 단말기의 보급이다. 동남은행의 경우 신용카드나 직불카드 단말기로 전자지갑의 단말기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 전세계적으로 가장 광범위한 네트웍을 구축하였다. 올해 6월 기준으로 보면영국 몬덱스(Mondex)사와 벨기에 프로톤(Proton)사가 각각 1천1백대와 1천4백70대의 단말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비해 동남은행은2만9천1백97대의 단말기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전자지갑보다 개발은 늦었지만 실용화가 급진전되고 있는 예가 바로 교통카드이다. 95년 6월 당시 부산시 교통과장이었던 홍 완식현아시안게임 준비단장이 주축이 되고 동남은행 한국정보통신 교통공단 및 버스·택시 사업자 등 민관이 참여하여 추진한 이 사업은추진한지 1년도 채안된 올 4월부터 부산시 5개노선 버스, 지하철일부구간, 택시 등을 대상으로 시험운영에 들어갔다.「하나로 교통카드」로 명명된 이 카드는 전자지갑의 기능을 버스지하철등 교통요금의 결제시에만 사용할 수 있도록 축소한 것이다.이 교통카드는 기존 지하철 승차권과 비슷하게 사용하면 된다고 생각해도 큰무리가 없다.승차요금만큼 카드에서 돈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다른 점은 지하철 승차권은 다 사용하면 버려야 하지만 이카드는 반복해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하나로 카드 판매소에 가서 현금을 내면 그 액수만큼 재충전해서다시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전자카드는 거래은행에서만 발행되지만 하나로 교통카드는 토큰 판매소를 포함 24시간 편의점, 은행영업점, 학교구내매점 등 어디에서나 구입할 수 있다.『하나로 교통 카드의 사용으로 버스토큰 및 지하철 승차권을 별도로 구입하지 않아도 돼 현금소지의 불편이 없으며 환승이 훨씬 편리해졌다. 올 12월부터는 부산시 전역에서 이 카드의 사용을 실시할 예정이다』라고 홍완식 단장은 말한다.동남은행에서 시작한 `「화폐혁명」은 이미 다른 은행으로 번지고있다.제일은행이 `「다기능전자통장」이란 이름으로 시제품을 개발하여행원들을 대상으로 시험발매했고 나머지 시중은행들도 대부분 개발을 추진중이거나 검토하고 있어 새로운 플라스틱화폐 시대의 도래를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