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은 세계사의 대전환기였다. 72년간의 미소체제(이념)경쟁시대가 막을 내리고 한 시장권으로 통합되는 체제수렴기에 접어든 것이다. 세계 각국이 비록 정치적 주권을 보유하고 정치 사회 문화와경제운용질서에는 차이가 있어도, 경제적 교류에 있어서는 하나의시장권으로 통하는 글로벌시대가 열린 것이다. 이제는 자원동원력과 경제적 능률제고 여부가 국가경쟁성과로 측정되고 세계사의 선도대열에 끼일 수 있는가가 평가되는 시대이다.따라서 우리가 직면한 도전도 국가경쟁력을 선진수준으로 끌어올릴수 없으면 지금까지의 성과도 보전하기 힘들게 된 것이다. 반면에이 도전을 올바로 인식하고 적합한 응전력을 발휘할 수 있으면 오히려 세계사를 선도할 수 있는 기회의 계기이기도 하다. 그러므로우리는 동물적 감각으로 다가오는 도전을 예감하고 적확하게 응전력을 발휘하지 않으면 안된다. 모든 진화과정에서 하나의 종 또는주체가 도태되는 근본원인은 현재의 환상에 빠져 위기를 감지하지못하거나 때에 맞춰 응전하지 못하는 무감각이다.◆ 완전경쟁속 독과점력 확보해야다행이 우리는 글로벌시대를 맞아 우리가 당면한 도전 내용이 무엇인가를 미리 인식하고 있는데다가 응전역량도 충분히 갖춘 것으로평가된다. 다만 도전과 응전과정에서 나타나기 쉬운 갈등 때문에위기를 공감하는 지혜와 이를 조화시키는 슬기가 부족하다. 따라서지금 우리가 당면한 과제는 반복되는 역사의 도전과 응전사에서 위기를 공감하고 갈등을 조화하는 지혜와 슬기를 최대한 발휘하는 것이다.글로벌(개방과 자유화)시대는 경제적 국경제거조치 합의로 국내외시장을 개방하고 자유화하여 완전경쟁화시키는 것이다. 물론 완전경쟁은 신고전파 경제학의 이상적 패러다임이고 반드시 현실 경제질서를 반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글로벌시대의 기대는 수요측에서 볼 때 시장규모부족 때문에 불완전경쟁을 유발하기 쉬운 협소한국내시장을 넘어서 국가간 상호수요를 창출함으로써기업(공급측)의 불완전경쟁요인을 제거하고 자원의 효율적 사용과세계적 성장을 유도하는 것이다. 공급측에서는 각국기업의 내국(법)인대우에 의하여 특정의 경우를 제외하면 불완전경쟁을 야기할수 있는 인위적 장벽을 없애고자 하는 것이다.따라서 글로벌경제의 이상적 기대는 공급측을 가격수용자(Pricetaker)화하는 것이고 이를 통해 자원효율과 후생극대화를 도모하는것이다. 시장구조는 판매(공급)자 시장에서 구매(수요)자 시장으로전환한다. 그 결과로 예외적인 경우를 빼면, 기업의 시장성과는 초과이윤(율)획득 기회가 사라지고 평균이윤(율)만의 획득 또는 그이하에 머물게 된다. 만일 기업(또는 국가적 평균)의 시장성과가평균이윤(율)이하에 정기간 머물게 되면 시장에서 퇴출(도태)되고국가경제는 정체될 수밖에 없다. 반대로 일국의 국가 또는 기업이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것은 각국 기업이 불완전경쟁 선도력, 즉 공급(판매)자가 시장주도권을 장악하여 가격설정자(Price maker)적지위를 갖는 것이다.따라서 정태적으로 보면 완전경쟁질서가 가장 효율적이지만 각나라또는 각국 기업은 본질적으로 그리고 끊임없이 완전경쟁질서에서벗어나서 시장선도력(불완전경쟁적 주도권)을 장악하고 동태적 성장력을 발휘하고자 한다. 국가의 산업보호정책에 의하여 제도적인국제시장 진입장벽을 쌓거나 거대기업집단의 경제력을 바탕으로한독과점적(불공정)경쟁력을 확보 또는 원료독점등 자연적 독점력을장악하고자 하는 것이다.그러나 글로벌시대의 경제질서에서는 자연적 독과점력 확보(그러나극히 예외적이거나 영향력은 미미하다)를 제외하고는 불공정거래를야기하는 불완전경쟁질서를 허용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각국 기업과 정책당국은 글로벌시대에서도 허용되는 독과점력을 창출하고 끊임없이 초과이윤획득기회를 확보하고자 한다. 결국 기업과 국가가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것은 끊임없는 혁신(Inno-vation)을 통하여개방과 자유화시대에서도 노하우등 기술면에서는 물론이고 특허등제도면에서나 마케팅면등으로도 허용되는 독과점력(시장선도에 의한 불완전경쟁질서확보)을 장악하고자 하는 것이다.그리하여 글로벌시대에 우리경제가 당면한 구체적 과제는 완전경쟁하의 초과이윤획득기회저하(성장력약화)라는 도전속에서 독과점력확보를 통한 불완전경쟁(발전)력을 창출해내고 초과이윤획득기회를얻는등 웅전력을 갖추는 것이다. 구체적인 경제적 응전력은 산업면에서 세계를 끌고가는 선도산업창출대열의 앞에 서고, 정부정책면에서는 교역자유화와 재산권이 보장되는 자유시장조건이 충족되는데서 나온다. 또 물적자본 못지않게 고급의 인적자본을 충분히 확보하여 끊임없이 혁신을 가속하는 국민경제의 성장틀 속에서 과학기술개발이 거듭 재생되는 기틀을 마련하지 않으면 안된다. 나아가인과관계가 다소 불투명하지만 투자유인 즉 저비용-고이윤기회를지속적으로 확보하여야 하며, 이를 뒷받침하는 임금 이자율 물류비용 물가 및 정치사회적 안정이 절박하다.그러나 이런 성장조건인식은 전혀 새로울 것이 없다. 오히려 진부하기 까지 하다. 우리는 이런 사실을 너무 잘 알고 있으며 그 대응정책방향이 어떤 것이어야 한다는 것도 인식하고 있다. 다만 그 구체적 실천력을 어떻게 확보 발휘하느냐가 과제로 남아있는 것이다.따라서 21세기에도 세계적 시장선도지위에서 뒤떨어지지 않으려면적어도 하나 또는 둘 이상의 우리나라 산업이 세계적 선도산업대열에서 세계 5위안의 경쟁력을 갖추어야 한다. 또 20세기 국가경쟁력을 좌우한 산업은 중화학공업이었으나 21세기를 선도하는 산업이정보통신산업이라는 것을 굳이 덧붙여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장래에대한 믿음 조화서 예지 창의력 창출정보통신산업은 그 자체가 국가의 새로운 부를 창출할 뿐만 아니라다른 산업(상품)의 고도화와 신제품개발 및 품질 서비스 고도화를창출하는 연관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최근 미일경제의 활력이 정보통신화에서 오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또 정보통신산업화등 산업구조의 하이테크화는 고비용(고임금 고이자 고지가 고물류비)체질을 극복하는 길이기도 하다. 자동화와 소형화등이 고임금과 고물류비용체질을 개선시키기 때문이다.그렇다고 해서 하이테크가 반드시 대규모 투자를 필요로 하는 반도체나 정보통신산업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신기술을 내장하는 업종은 모두 이에 해당한다. 예컨대 자동카메라의 핵심기술은 오토포커스이고 이를 작동시키는 부품이 초음파 모터라는 것은 누구나 다안다. 때문에 영세기업도 해낼 수 있는 것이다. 일본의 경우직원8명인 영세기업이 세계적 초음파모터 선도업체라는 것이 이를입증한다.이처럼 기업이 기술적 독과점력을 발휘할 수 있다면 경쟁력을 잃고무수히 도태되는 지금의 우리나라 중소기업처럼 굳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단층화나 국가경쟁력약화를 우려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문제는 도전과 응전력이 모자라는데 있다.어제도 오늘도 구태의연하게 고비용 저경쟁력기반 그리고 경상수지적자등 보이는 현상만 걱정하며 정부도 기업도 10년 묵은 대응책만반복해서는 응전력을 발휘할 수 없다. 도전은 항상 기회이고 응전은 항상 위기를 극복하는 창의력과 자신감에서 나온다는 확신을 지녀야 한다. 그것은 우리가 지닌 반짝이는 예지와 창의력 그리고 역사와 우리 서로에 대한 믿음과 조화에 기초한다.정치 경제 사회 그리고 문화활동에서 위기에 직면할 때 예지와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힘은 장래에 대한 믿음과 조화에서 나온다.따라서 서로간의 믿음(신뢰)과 조화력이야 말로 최대의 경쟁력 기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믿음과 조화력은 인간의 심성을 안정시켜 피곤을 덜게 하고 살맛을 붙게 하는 요인에 불과한 것이 아니다. 경제적으로는 거래비용(Transaction cost)을 최소화해서 고비용체질을 개선하는 기초를 제공한다. 따라서 우리는 21세기의 글로벌시대에서 경제적 경쟁력이외에 장래에 대한 예지와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서로간의 믿음과 조화의 사회질서를 구축하여 국가경쟁력을 높이는데 조금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경쟁력은 결코협소한 경제요인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