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경영자들은 제품판매보다 리스크관리에 보다 신경을 쓴다.잘나가던 거래회사가 어느날 갑자기 부도를 내면 헛장사를 하기 때문이다. 자금이 여유가 있어 고비를 넘기면 다행이지만 그렇지못할 경우에는 연쇄도산을 하게되는 경우가 허다하다.그래서 중소기업경영자들은 부도를 내지 않기 위해 내부집안단속도신경을 쓰지만 부도를 당하지 않기 위한 주거래회사의 동향에도 세심한 관심을 기울인다. 주거래회사의 부도징후 훔쳐보기도 「사장학」의 중요과목인 셈이다. 거래기업의 부도징후는 가장 먼저 경영자의 행동양식에서 읽을 수있다. 경영자는 어느 누구보다도 회사정보를 소상히 파악하고 있는데 중대사안 발생시 행동양식에 반드시 변화가 일어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잘 연락이 되던 거래처 사장이 연락이 되지않고 외출처 또한 불분명해지면 이 거래선은 일단「블랙리스트」에 올려놓고 판매량조절에 들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거래사 사장의 명함도 체크의 대상이다. 명예욕이 강한 사장일 경우 각종 단체나 협회의 고문이나 장을 맡아 명함에 새겨가지고 다니는 경우가 많다. 이런 사장은 거의대부분 회사경영은 안중에 없고 정치등 다른 분야에 뜻이 있는 만큼 거래를 줄이거나 중단하는 용단을 내릴 필요가 있다고 컨설팅전문가들은 조언한다.회의 많은 회사치고 잘되는 회사없듯 경영자가 수시로 간부회의를소집하면 이 또한 일단 의심을 해야한다. 자금 판매 등 모든 부분이 잘돌아가는데 잦은 간부회의가 필요없기 때문이다.회사내 2인자의 행동도 부도징후를 알아내는데 중요한 항목이다.사장이 경영전권을 휘두르며 독재성을 발휘하면 자연히 2인자는 소외되게 되는데 이는 곧바로 파벌싸움으로 이어지는 것이 일반적인관행이다. 이에따라 기획실 등의 핵심부서의 간부들이 잇달아 교체되고 사장의 측근에 예스맨이 많아지는 현상이 일어난다. 예스맨이많아지면 결국 사장은 「벌거벗은 임금님」이 되고 중요현안결정을그를칠 수밖에 없게 된다. 특히 주거래회사가 동업회사인 경우에는다른 무엇보다도 2인자의 행동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주거래회사의 시든 꽃도 부도징후의 단초를 제공하는 요소이다. 꽃은 방문객이 자주 찾는 응접실이나 사장실에 두는 것이 보통이다.이곳에 놔둔 꽃이 시들어 있다면 그 회사는 정신적인 여유가 없다거나 직원들의 사기가 저하되어 있음이 분명하다. 시든 꽃에는 이런 직원들의 분위기가 상징적으로 담겨있다고 봐야한다. 따라서 영업사원들에게는 거래회사의 이런 조그만 사항도 눈여겨보도록 교육하고 이를 보고토록 하면 장차 큰 피해를 미연에 막을 수 있다.급료일을 전후한 경리사원의 움직임을 통해서도 부도징후를 훔쳐볼수 있다. 회사규모가 어떻든 간에 급료는 가장 큰 경비부담으로 자금조달을 위해 경리사원이 분주하게 움직인다면 요주의이다. 이는회사의 자금파이프에 이상이 생겼다는 징조로 부도는 시간문제라고봐야 한다. 이와함께 급료지급일이 하루 이틀 늦어진다거나 현물로지급되는 경우도 거래회사의 사정이 여의치 못한 것으로 판단,조치를 취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기획 영업 등 핵심부서 직원의 이직에도 주목해야 한다. 대부분 회사의 핵심부서 직원들은 사내정보에 가장 밝다. 회사의 장래가 불투명할 경우 이들은 어느 부서 직원들보다 먼저 이직을 하는 것이보통이다. 이는 곧바로 「연쇄이직」으로 이어진다.◆ 주력상품 염가판매·단골술집도 체크대상이와함께 주력상품의 대대적인 광고공세와 염가판매도 신경을 써야할 대목이다. 통상적으로 대부분 회사들은 잘팔리는 제품은 별로광고를 하지 않는다. 광고를 하지 않아도 잘 팔리는데 엄청난 광고비를 쏟아부을 경영자는 없다.따라서 잘나가던 거래회사가 이미지광고가 아닌 주력제품 광고를느닷없이 하고 나올 경우에는 판매부진으로 재고가 상당한 것으로이해하면 된다고 광고전문가들은 진단한다. 그것이 염가판매광고일경우에는 더더욱 그렇다. 회사창립일등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염가판매는 재고누적에 따른 자금난을 극복하기 위해 대부분 행해진다. 의류업체로 부도를 낸 논노의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에 속한다.대대적인 교제비의 지출과 다소 사소한 것이지만 거래회사 단골술집도 체크대상이다. 회사를 경영하다보면 일정규모에서 대부분 교제비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인 관례이지만 이것이 갑자기 늘어나는 경우가 있다. 이 현상은 거래회사가 중대한 위기에 봉착, 이를타개하기 위해 은행,관련기관의 임원들에게 향응을 제공하고 있는증거라고 할 수 있다. 정상적으로 해결되지 않는 것을 비정상적인방법으로 풀려고 하는 마당에 그 회사에 더 이상 미련을 가질 필요는 없다. 거래회사의 단골술집에 술값지급이 어떻게 되는가를 살펴보는 것도 지혜이다. 회사사정이 최악이 아닌 경우에 대부분 회사들은 한달이내에 결제한다. 이것이 자꾸 지연된다면 일단 요주의대상이라고 보아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