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반도체의 국제가격이 잇따라 하락, 국내경제 전체를 휘청거리게 만들면서 통산부에 비상이 걸렸다. 반도체가 국가 최대의 효자 산업에서 하루 아침에 무역적자 확대의 주범으로 전락하자 마치그 책임이 정부에 있기라도 한 양 고개를 못드는 분위기다.정부는 지금 왜 하루라도 빨리 비메모리 사업을 강조하지 못했는지아쉬워하는 정서가 역력하다. 반도체 산업의 미래가 바로 우리나라경제의 미래라는 인식은 일찍부터 갖고 있었으면서도 DRAM의 성공에만 도취한 나머지 비메모리의 육성 등 균형발전 조치를 취하지못한게 부끄럽다는 것이다.정부는 최근 철썩 같이 믿었던 메모리 산업에서 기대를 배반당하면서부터 다각적인 반도체 산업육성책을 마련하고 있다.특히 지난85년부터 통상산업부와 과학기술처 정보통신부등 3개 부처가 공동으로 삼성 LG 현대 등 반도체 3사의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기술개발 사업을 지원, 지난해 1기가 D램 기초공정기술 개발에 성공한 것은 향후 반도체 산업육성과 관련, 좋은 본보기가 될만하다.◆ 2000년 세계 제1의 메모리생산국으로현재 통상산업부가 마련중인 반도체 산업 육성책은 크게 △이미 상당 수준에 올라 있는 메모리분야의 경우 비교우위 유지(2000년대세계 제1위의 메모리 생산국으로 발돋움) △비메모리분야 집중 육성 △수입의존도가 높은 장비 및 재료산업의 국산화 율 제고 △기반기술 개발 강화를 통한 소자·장비·재료산업의 균형 발전 도모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통산부는 우선 우리 업계가 취약한 비메모리 분야를 집중 육성할방침이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반도체중 비메모리 반도체의 비중은지난 93년 12.8%였다가 94년 14.0%로 약간 높아졌으나 지난해에는다시 10.3%로 낮아졌다.이에따라 정부는 오는 2000년까지 비메모리의 생산비중을 30%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목표를 설정했다. 이를 위해 올해부터 오는 99년까지 69억원의 정부예산을 들여 「주문형반도체 개발사업」을 집중추진키로했다.전자부품 종합기술연구소가 주관하는 이사업은 회로설계기술,DSP(Digital Signal Processor)설계기술등의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통산부는 수요증대가 예상되며 기술파급효과가 큰 주문형반도체(펜티엄급 마이크로 프로세서, 디지털통신용 기기등)개발은 기업과 대학의 공동개발을 유도하고 기술담보제도 도입을 추진,기술집약형 설계전문중소기업도 적극 육성한다는 방침이다.비메모리 분야 설계인력 양성 또한 계획하고 있다. 통산부는 「반도체설계인력 육성사업」을 한국과학기술원 주관으로 추진중이다.올해부터 오는 99년까지 정부예산 1백20억원, 민간에서 2백30억원을 각각 투자하는 이 사업은 전국 42개 대학에 컴퓨터와 소프트웨어 교육프로그램을 보급하고 반도체 설계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는한편 중소기업에 대한 주문형반도체 설계교육도 지원하게된다.통산부는 또 비메모리반도체 연구를 위한 전문대학원도 설립할 방침이다. 비메모리반도체 설계에서부터 공정관리에 이르기까지 산업계에서 필요로 하는 비메모리반도체 관련 고급 기술인력을 양성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기업체에 근무중인 고급인력이 기업의 프로젝트와 관련, 반도체기술에 대한 이론과 실무를 동시에 연구하면서 전문석사 전문박사 학위도 취득할수 있는 전문대학원 설립을 계획중이다.반도체 재료 장비의 국산화 역시 중점적인 추진 과제다. 현재 장비의 90%, 재료의 60%를 수입에 의존하는 현실은 진정한 반도체 산업발전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 93년부터 「차세대반도체 기반기술개발사업」을 통해 기반기술이 취약한 핵심장비및 재료기술개발을 추진중이다. 장비 분야의 경우 웨트 스테이션등 6개 장비개발에 1백93억원,재료분야는 웨이퍼소재 기술 등 3개 재료기술 개발에 1백9억원이각각 투입된다. 이와는 별도로 중기거점사업으로 추진중인 「반도체 장비 국산화 개발사업」은 올해부터 오는 99년까지 총 5백억원이 투입되는 사업으로 단기간내에 국산화가 가능한 반도체 장비 및부품을 개발할 계획이다.1차년도에는 Dry Pump 등 15개 과제를 대상으로 57억원을 투입하며자본재 산업 육성을 위한 전략품목으로 향후 총 79억원을 지원, 홀로그래피 개스공급장치등 2개 핵심장비의 국산화 작업을 추진하게된다. 이밖에 천안 반도체공단 인근 대학에 장비기술인력교육센터를 설치하는 방안도 강구중이다. 현재 경쟁력을 비교적 갖추고 있는 메모리 분야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제품개발을 계획중이다. 우선오는 2000년에는 세계 제1위의 메모리생산국으로 발돋움한다는 목표를 정해놓았다. 구체적으로는 기가급 메모리반도체 선행기초기술을 조기에 개발, 메모리 분야 국제경쟁력을 높이고 1기가 D램 선행기초기술개발을 위해 「차세대반도체 기반기술 개발사업」도 오는97년말까지를 목표로 추진중이다. 반도체 연구조합 주관으로 지난93년부터 시작된 이 사업은 총 1천9백54억원이 투입된다.◆ 선진기술 도입 웨이퍼 국제표준활동에 참여정부는 이밖에 반도체 기술개발 체계의 재정비를 서두르고 있다.그 대표적인 작업이 「반도체 기술발전지표」(Technical RoadMap)의 개발. 국가연구소 대학연구소 기업연구소가 확보하고 있는반도체 요소기술 실태를 파악, 선진국의 반도체 기초기술 선정기준을 비교 검토해 향후 10년간 우리 반도체 산업에 적용될 수 있는기술발전 지표를 만드는 작업이다. 또 국가연구소 대학연구소에 있는 고급 과학기술인력을 반도체 기초기반기술 개발사업에 참여토록해 범 국가적 기술개발체제를 강화할 방침이다.이와 함께 해외선진 기술도 적극 도입, 차세대 반도체 웨이퍼 국제표준 제정활동에의 참여를 확대하고 EU의 비메모리 분야 기술개발계획등 선진국의 반도체 기술개발계획에도 참여를 추진키로했다.연구분야별 역할 분담과 연계 체제도 강화, 기술발전 지표에 따라기술특성별로 국가연구소의 장기연구방안 대학기술연구소의 전문화방안등이 수립된다.특히 반도체 소자 장비 재료등 반도체 기술 전반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기초과학 및 기반기술 분야의 연구는 국가연구소를 주축으로장기계획에 의해 추진하고 전문분야별 기술은 대학연구소를 중심으로, 생산기술은 대학연구소를 중심으로 각각 추진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