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증권시장은 가장 어두운 터널을 지나가고 있지만 터널의 끝은생각보다 가까이 있는 것으로 예상됐다. <한경Business designtimesp=21333>가 지수8백선이 33개월만에 무너지는등 증권시장붕괴에 대한 우려감이 확산됨에 따라 긴급 실시한 전화설문 조사결과 조만간 증시가 회복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증권사지점장, 애날리스트, 투신사펀드매니저, 은행·보험의 자산운용담당자 등 1백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조사에서 추석이후인10월부터 증시가 완만한 회복세를 탈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전체의 54%였다.담보부족계좌정리 등으로 신용잔고가 대폭 줄어들고 근로자주식저축자금 등의 유입으로 유동성이 개선되는 10월이 회복의 출발점이라는 것이다. 다음으로 9월부터 회복장세가 펼쳐질 것이란 응답은전체의 36%를 차지했다.따라서 전체응답자의 90%가 9월, 10월을매수타이밍으로 잡고있는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경기급랭, 수급불균형, 금리상승, 환율절하 등의 각종 악재가 증시에 충분히 반영된 만큼 지수가 추가로 밀릴 가능성은 크지않다고 보고 있다. 상반기 기업들의 수익에 나쁜영향을 미쳤던 환산손부담도 하반기에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경기불안이 주가폭락의 주범, 44% 응답특히 연구기관들의 종합적인 경기전망에 비춰볼때 내년 상반기중경기가 바닥을 칠 것으로 보여 주가가 연말께부터 선행해서 움직일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반면 97년이후에나 장세회복을 기대할 수있다는 응답도 6%여서 불투명한 장세에 대한 불안감도 만만치 않다. 주가전망에 대해 회의적인 응답자들은 단기적인 저점추정이 무의미하고 2/4분기경제(GDP)성장률(6.7%)도 경기수축과정의 초기단계임을 나타내고있어 수출부진이 생산감소에 영향을 미치는 연말이 더욱 상황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 8월 27일에는 시장지배력이큰 대형주의 업종지수가 12일 연속 하락하며 투자심리 0%를 기록한만큼 본격적인 회복장세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지수바닥에 대한 질문에서 전체응답자의 40%가 7백20∼7백40선을꼽아 회복장세이전에 한두차례의 주가등락은 있지만 현주가수준이바닥근처라는 분석이 많았다. 지수 7백20대는 주가하락시 상승폭의61.8% 정도가 하락한다는 기술적인 분석에 따른 전망수치이다.그러나 종합주가지수 7백40포인트 이상을 지수바닥이라고 응답한비중은 20%에 불과한 반면 7백20포인트 이하라는 응답은 전체의40%를 차지해 장세불안감이 여전히 짙게 드리워져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수바닥을 확인하기에는 좀더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의견도 그래서 설득력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다.물론 일부 증권전문가들은 지수8백40∼7백70포인트대의 경우 구간별 거래량이 급속히 감소한 지수대여서 장세 지지력이 없었지만7백70∼6백50대의 경우 대량거래 밀집구역이어서 폭락사태는 진정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도표참조)주가폭락에 대한 원인으로는 역시 실물경제의 침체와 수급불균형이주로 지적됐다. 전체응답자의 44%가 경기불안이 주가폭락의 직접적인 이유라고 답했다. 다음으로 수급불균형(35%) 금리상승(9%) 정치불안(4%)등이었다.수급불균형에는 정부의 공기업물량처분추진등 정책적 오류를 지적한 응답자도 다수 포함돼있다. 지난 4월 총선이후 주가가 회복세를탈 때 정부가 성급하게 공기업물량매각을 발표해 증시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볼멘소리도 적지않다. 최근의 주가폭락이 추세선이 무너진데 따른 투매 등 심리적인 요인이 강하다는 지적도 다수 있었다.이밖에 앞으로 두세달동안 신용만기물량이 집중된 점도 투자심리를위축시키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기간별 신용융자만기현황을 살펴보면 9월 25%(6천6백55억원) 10월 51%(1조3천5백21억원) 11월22%(5천8백71억원)로 특히 10월에 만기가 집중돼 회복장세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92년 이후 소액투자자 주식시장 ‘고별’또 일반 소액투자자들이 시장을 등지고 있는 점도 장세회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95년에17만명의 일반투자자들이 주식시장을 떠났고 올상반기중에 5만명이상이 추가로 증시를 등진 것으로 집계됐다. 좋게 말하면 92년 증시개방이후 기관화현상이 급진전된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일반 소액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 실망하고 「고별」을 선언한 것으로 볼 수있다.장세가 회복될 경우 상승탄력성이 높은 주식을 묻는 질문에서는 전체응답자의 32%가 증권 은행등 금융주를 꼽았다. 금융주에 대한 추천사유로는 ▲경기와 무관한 비제조주 ▲외국인이 선호 ▲96년 반기실적호전 ▲유동성장세에서 유리한 점등이 언급됐다.이밖에 내수(16%) 정보통신(12%) 실적호전중소형주(10%)등이 증권전문가들로부터 비교적 높은 관심을 끈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이후상승률 상위 35개종목(주가상승률 90∼5백90%)의 재료구성비를 보면 정보통신 9개, M&A 6개, 자산가치 7개, 신약 및 신기술(환경포함) 7개, 실적호전 5개 등으로 장세의 핵심개념이 자산가치, M&A등으로 압축된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 시장의 매기형성은이같은 테마에 국한될 가능성이 커보인다.경기관련 핵심우량주(블루칩)를 추천한 응답자들은 거의 없었다.이는 경기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삼성전자등 지수관련 대형우량주의 약세는 한동안 계속될 가능성이 높은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 주가가 회복세로 돌아서도 상승폭은 제한된 수준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아직은 힘을 발휘하고 있다.「주가가 회복된다면 연말까지 종합주가지수가 어느 수준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항목에 대해 대부분 조사대상자들은 응답을 꺼려 의미있는 조사결과를 얻지못했다. 투신사 등 기관투자가들이 주식에 물려있어 지수상승시마다 매물압박이 적지않을 것으로보이는 등 도처에 복병이 도사리고 있다는 신중한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그러나 증시를 낙관하는 일부 전문가들은 9백포인트 이상을 점치기도 했다. 4/4분기 경기회복의 신호가 가시화되고 금리도 하향안정세로 돌아설 기미가 보여 탄탄한 상승을 점치는 이들도 적지않다.경상수지도 4/4분기부터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현재 증시의 가장 큰 고민은 지수상승을 촉발할 만한 모티브가 없다는데 있다. 저항선만 있지 지지선이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것도 문제다. 일부 전문가들은 추세선이 붕괴된 상태에서 거래량이 증가한 것은 그만큼 매물압력이 강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탄력적인 시장대응이 어느 때보다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