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마지막 황금어장이라는 외식산업을 두고 호텔들의 금맥캐기가 한창이다. 「맛과 서비스는 특급호텔, 값은 보다 싸게」를 모토로 외식업에 진출한 호텔들은 대개 호텔내 식음료점 운영 노하우를살리면서 「호텔식당」이라는 이미지를 가미한 외식업장 운영으로상당한 성과를 얻고 있다. 일부업장에서는 호텔본점에 자리잡은 식음료점의 영업실적을 능가하는 예도 나타나고 있다. 『힐튼호텔에서 5개 영업점을 운영중인 강남 포스코센터 외식사업부의 경우 본점 식음료업장의 영업실적을 훨씬 웃도는 매출이다.』(이근회관리팀장) 『지난해 신라호텔이 외부식음료사업으로 올린 매출액만도2백억원 이상으로 이는 다른 호텔의 총매출과 맞먹는 규모다.』(최영준·신라호텔 외부사업부) 그만큼 짭짤한 장사라는 말이다.단지 수익뿐만이 아니다. 호텔들의 외식사업진출은 경영다각화와앞으로 호텔을 이용할 수 있는 잠재고객확보, 호텔홍보와 이미지제고 등 무시못할 부수적인 효과도 노리고 있다. 그래서 외부 분점으로 외식사업에 진출하는 호텔음식점의 경우 호텔내 음식점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세종호텔의 이형경씨는 『오랜 기간 인식돼 온 호텔이름이 주는 신뢰도가 크고 고객들에게 심어져온 이미지관리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한화그룹 프라자호텔 최초 진출호텔외식업장의 가장 큰 특징은 호텔보다 저렴한 값에 호텔음식점수준의 맛과 서비스를 받는 것. 호텔에서 부과되는 10%의 서비스료를 내지않는데다 일부 호텔은 외부업장의 경우 호텔보다 싼값에 음식을 제공하거나 지역특성을 고려한 저렴한 값의 판촉활동을 벌이고 있다. 가든호텔이 운영중인 「왕후」의 경우 비즈니스세트가 호텔은 최하가 3만5천원이나 분점은 1만5천원이다. 또 주택단지에 자리잡은 미도파 왕후의 경우 1∼2인분 탕수육이나 라조기가 4천원에불과하며 페밀리세트메뉴가 5천원부터 마련돼 있다. 포스코센터의일식당에서 만난 김상현(43, 회사원)씨는 『호텔보다 싼값에 손님접대상 격식도 차리고 음식도 괜찮고 해서 자주 이용한다』고 말했다.현재 외식산업에 진출한 호텔은 모두 10여개 호텔. 대개 강북에 소재한 호텔들이다. 강남에 있는 호텔로는 자회사를 차려 외식업에진출한 아미가호텔 뿐이다. 이에 대해 강남에 있는 한 호텔의 관계자는 『외식업 진출이 활발한 강북권 호텔들은 대개 재벌계열사로자금여력이 많은데다 공항 등 공공기관으로의 외식업장진출은 상당한 로비력이 필요한데 강남권 호텔들은 그렇지 못하다』고 말했다.가장 먼저 외식업에 진출한 호텔은 한화그룹의 프라자호텔. 지난80년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중식당과 양식당을 운영함으로써 특급호텔중 처음으로 외식업에 발을 내밀었다. 외식업을 수익사업으로보고 본격 진출한 것은 88년. 을지로의 한화빌딩(구 현암빌딩)에중식당 「도원」을 열면서 체인화를 시도, 92년에는 역삼동 아세아빌딩에 「아시아 도원」을 오픈했다. 이밖에도 일식당인 「고도부끼」가 여의도 제일증권사옥에 「여의도 고도부끼」라는 간판으로나가있으며 연세대학교 동문회관내 「연세프라자」, 수원 한화백화점내 뷔페식당, 고려대학교내 교수식당 등으로 활발히 외식사업을확장시키고 있다. 프라자호텔의 나은주씨는 『오랜 기간의 호텔영업으로 확보된 전문인력을 활용한 사업확장으로 외식산업이 유리하다』며 『프라자호텔의 외식산업은 전문식당위주로 개발해 사무실밀집지역이나 가구밀집지역 중심으로 기획중』이라고 덧붙였다.◆ 하이야트도 진출 고려세종호텔의 경우 전쟁기념관에 한식당 「사임당」, 중식당 「몽블랑」, 커피 「사랑방」을 열어 결혼예식피로연장으로, 여의도 쌍용타워에 비즈니스맨을 위한 라운지바인 「오벨리스크」 등을 운영하고 있다.김포공항의 양식당과 압구정동의 창아스포츠센터에서 팝레스토랑인「오킴스」를 운영중인 웨스틴 조선호텔은 올 연말준공을 목표로명동에 공사중인 은행회관내에 회원제 음식점인 「뱅커스클럽」의운영자로 선정돼 건물준공후 중식과 양식을 제공할 계획이다.을지로 동아생명빌딩에 일식당 「모모야마」를 운영하는 롯데호텔은 현재 부산에서 운영중인 「모모야마」와 뷔페식당인 「라세느」를 올해 오픈하는 부산 롯데호텔내로 흡수할 예정이다.상의클럽(상공회의소) 프레스클럽(프레스센터)무역클럽(무역센터)과 안양·동래·코리아CC에서 각각 클럽하우스를 운영중인 신라호텔은 중식당인 「도리」분점을 대치동에 오픈했다. 아울러 삼성프라자(옛 동방프라자)에서 운영했던 「향리」 「도리」 「국향」 「카멜리아」 등 4개 음식점은 내년 오픈예정으로새단장이 한창이다. 이와 함께 옛 화신백화점자리에 진출하기로 했던 외식업장은 현재 건물용도문제로 답보상태이다.이밖에 힐튼호텔이 강남 포스코센터에 5개 식당을, 가든호텔은 서울역앞 벽산빌딩과 중계동 미도파백화점에 각각 중식당 「왕후」를, 워커힐호텔은 강남 역삼동에 중식당 「금룡」과 경기도 부천시에 한식당인 「명월관」을 각각 운영하고 있다.호텔에서 자회사를 세워 외식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는 사례도늘고 있다. 바로 「토니로마스」와 「마르쉐」다. 타워호텔이 자회사인 (주)이오를 내세워 외식업진출의 발판으로 삼은 「토니로마스」는 1·2호점인 신사점과 서초점의 성공에 힘입어 오는 10월에3호점을 명동에 오픈할 예정이다. 「마르쉐」는 강남에 자리잡은아미가호텔이 (주)덕우산업이라는 자회사를 내세워 설립한 유럽풍패밀리레스토랑. 「마르쉐」외에도 아미가호텔은 자회사로 주영산업을 설립해 「뉴질랜드&미세스 필즈 쿠키」라는 점포를 개설해 영업에 나서고 있다.하이야트호텔도 외식업진출을 검토중이다. 하이야트호텔을 운영하는 서울미라마주식회사의 서기환 관리과장은 『아직 언론에 발표할단계는 아니지만 경영다각화를 목표로 외식산업으로 진출할 업종과시기를 진지하게 검토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