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년 하반기이후 하락국면에 접어든 부동산시장은 부동산실명제 등의 영향으로 아직도 침체상태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상업용·공업용 토지나 준농림지 등의 토지거래가 늘어나고수도권 일원지역의 아파트값도 약간씩 회복하고 있지만, 전반적인부동산경기는 여전히 침체상태에 놓여있다.전국의 미분양아파트 물량이 아직도 14만호이상 쌓여 있는 반면, 주택가격 하락에 따라 대체수요인 임대 수요의 증가로 전세값은 94년부터 오르기 시작하여최근에는 집값의 60% 수준까지 올랐다. 전세값의 급격한 상승은 주택가격상승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으며, 이런 상황에서 97년도 부동산경기의 부분적인 회복가능성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내년도에 부동산시장에 영향을 미칠 주요한 요인으로는 경제상황과부동산관련 정책의 운용방향을 생각할 수 있다. 일반경기가 내년하반기에나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만큼, 일반경기 상황이빠른 시일내에 부동산경기를 부추길 요인은 별로 없다고 보인다.부동산관련 정책측면에서도 부동산실명제, 토지공개념, 토지전산화등 90년을 전후하여 마련된 강력한 투기 억제장치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부동산시장에서 투기적 수요가 나타나기는 힘들다.그렇지만 부동산경기의 장기순환주기를 감안할 때 현재와 같은 부동산경기의 침체국면은 어느정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주택경기 전망대도시 회복세, 지방 미분양 해소 시일 걸릴 듯 지난 해에는 미분양아파트의 적체에도 불구하고 61만 9천호의 주택이 건설되었지만, 주택건설실적은 상반기에 활황을 보인데 비해 하반기에는 주택건설활동의 위축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금년들어서도 상반기까지 주택건설실적은 27만호로 지난해 하반기이후의 위축현상이 지속되고 있다.주택건설이 위축되고 있는데 비해서 주택수요는 주택시장 안정대책, 전세값 상승 등으로 인해 다소 증가하고있다. 그러나 부동산실명제 등 정부의 투기억제 대책, 지방에 누적된 미분양 아파트 등현재의 주택시장 상황을 감안할 때, 97년도의 주택경기회복은 지역이나 주택유형에 따라서 어느 정도 한정된 범위내에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상반기보다는 하반기로 갈수록 회복되는 양상을띨 가능성이 높으며 주택수요는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꾸준히 회복될 것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주택경기 회복세는 주로 아파트 등을중심으로 나타날 것이며, 지역적으로도 수도권과 지방에서 차별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이다.94년 이래 강세를 보이고 있는 전세값은 지난해까지 상당폭 오름세를 보였으며, 금년들어서는 상승폭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사람들의 주거선호패턴 변화로 아파트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아파트 전세값상승이 임대료의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신규형성 가구를 중심으로나타나고 있는 아파트 선호현상은 장기적인 추세이므로 아파트 전세값 상승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다. 그러나 중소형 아파트의 경우매매가격에 대한 전세가격 비율이 지역에 따라서는 60~70%를 상회함에 따라 점차 임대에서 매입으로 전환하는 경향도 일부 나타나고있다.전세값과는 달리 주택시장의 매매가격은 아직까지는 큰 변화는 없다. 91년 상반기이후 93년까지 크게 하락하던 주택가격은 그 이후별다른 변동이 없이 약보합세를 유지하였으나, 94년 이후 아파트를중심으로 약간씩 거래가 늘어나고 가격도 소폭 상승하였다. 금년하반기들면서 주택시장안정 대책, 양도소득세 완화, 전세가격상승등의 영향으로 거래가 점차 증가하고 있지만,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가격은 대체로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지역별로 주택유형별 주택가격의 변동추이를 살펴보면, 8월말 현재아파트는 전년말대비 1.5%가 올라 단독주택이나 연립주택보다 가격상승추세가 뚜렷하다. 지역별로는 지난해 하반기에는 서울 강남지역 아파트가 상승폭이 높았으나 금년 초부터는 인천, 경기 그리고지방도시도 조금씩 올라 가격회복세가 지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주택가격은 하반기들면서도 상승추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특히 서울 강남이나 신도시의 아파트가격이 비교적 높게 올랐다. 그러나최근 주택가격 회복상황은 주택경기의 본격적인 상승국면 진입이라고 판단하기 보다는 지역적인 현상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그러면 97년도의 전세값을 비롯한 주택시장은 어떤 움직임을 보일것인가. 먼저 전세값의 경우, 최근의 전세값 상승이 주택가격 구조에 따른 전세선호증가 뿐 아니라 편리한 주거생활을 추구하는 주거선택의 구조적 변화에 기인하기 때문에 아파트를 중심으로 전세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세값에 영향을 미치는소득, 주택가격 및 주택공급 등의 추이를 살펴보면, 전세값상승은내년 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전세값이 97년에도 계속 오른다면 전세값/매매가격 비율이 60%를 상회, 주택가격의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우려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주택경기는 정책당국의 정책운용 방향과 경제적 상황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경제적 상황에서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의 경기침체가더욱 심화되고 있기 때문에 주택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다. 주택정책 역시 부동산실명제, 토지전산화 같은 투기억제 장치가 마련되어 있으므로 주택시장에서 투기적 수요가 발붙이기는 힘들리라고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요인이외의 변수, 즉 전세값/매매가격 비율의 상승이나 소득수준의 향상에 따른 주택 구입능력 제고(연소득대비주택가격비율)는 실수요자의 주택수요를 점차증가시킬 것이다. 91년에 주택가격이 한창 상승하고 있을 때 연소득대비주택가격비율이 11배나 되었으나 최근에는 5~6배로 낮아졌으며, 그만큼 사람들의 주택구입 여력이 증가하였다고 볼 수 있다.우리나라의 주택시장이 투기적 수요에 의해 좌우되어 왔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전세값/매매가격비율 상승이나 주택구입 능력 향상이반드시 주택가격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실수요자 중심의주택수요 증가에 따른 부분적인 주택가격 상승 가능성은 높다. 이경우 지방의 12만호에 달하는 미분양주택 물량과 서울인근의 주택공급 여력부족을 감안할 때, 주택가격의 변화는 서울이나 인근 신도시의 아파트 등에 한정될 전망이다.이런 여러 상황을 감안하면 97년도의 주택시장은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안정된 움직임을 보이겠지만 지역이나 주택유형에 따른 차별화 현상은 심화될 것이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그리고 대도시의주택시장은 아파트를 중심으로 어느정도까지는 회복될 여지가 있는데 비해, 지방은 엄청난 미분양물량이 해소되려면 상당한 시일이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에 있어서도 단독주택이나 연립주택,다세대·다가구주택 보다는 아파트의 거래가 좀더 활기를 띨 것이며, 원룸주택, 전원주택과 같이 특수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주택수요도 꾸준할 것으로 생각된다.◆ 토지경기 전망경기 회복세나 전국적 지가상승 동반 없을 듯 토지시장이 침체에서 벗어나 점차 회복되고 있다는 사실은 토지거래의 증가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토지공개념 제도가 시행된 이래 93년말까지 토지거래면적이 계속 줄어들었으며 이러한 현상은토지거래 건수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그러나 토지관련규제 완화와 함께 94년부터 토지거래가 늘어나고 있다. 토지거래 증가추세는 올해도 계속되어 96년 상반기에는 전년동기 대비 거래건수28.8%, 거래면적 94.5%가 각각 증가하였으며 증가율이 지난해보다크게 높아지고 있다.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건당 평균 거래면적역시 늘어났다는 점이다. 지난 몇년간 토지공개념제도의 여파로 거래건당 평균면적은 91~92년 기간의 4백여평에서 93~95년에는3백20평 내외로 계속 줄어들었다. 이것은 토지시장에서 실수요자중심의 거래가 정착되어 가고 있다는 판단을 가능케 했다. 그런데지난 상반기 동안의 토지거래 평균면적은 5백17평으로 크게 늘어났다. 물론 이러한 현상은 주거용 토지거래가 줄고 공업용 토지거래가 늘어난 사실에 일부 기인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토지거래의 증가는 국토이용 계획체계의 개편과 규제완화가 적용되는 지역에서토지시장이 점차 회복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특히 규제완화의효과는 시 승격지역과 광역시 주변의 준농림지역에서 두드러졌다.반면에 주거지역이나 상업·공업지역의 토지거래가 상대적으로 낮은 증가율을 보인 것은 주택경기침체 및 일반경기 문화의 영향 때문으로 생각된다.그러나 토지거래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지가는 안정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금융종합과세 실시와 규제완화로 투기가 우려된다는 일부의 지적과는 달리 지가가 안정되고 있는 것은 부동산실명제 실시이후 실수요자에 의한 거래질서가 점차 정착되어 가고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올 상반기중 지가는 전국평균 0.46%가올랐으며, 6대도시지역은 0.38%, 중소도시 지역은 0.55%, 군지역은0.49%가 각각 상승했다.전반적인 경제동향이나 부동산관련 정책을 고려해 볼 때, 97년도의토지시장에서는 본격적인 회복세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된다. 그러나 토지거래는 금년에 이어 회복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실명제가 실시되어 전반적으로 부동산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토지거래가 증대하고 있는 것은 향후 토지시장의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심리 보다는 규제완화 등의 효과가 크게 작용했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토지거래가 증가하더라도 지가가 안정된다면 우리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그렇지만 지방자치제 실시에 따른 지역개발 사업의 활성화, 준농림지역의 개발허용, 대도시의 준주거지역 및 상업지역 확대 등의 요소들이 내년도의 지가상승 유발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일부 개발예정 지역과 도·농통합에 따른 대도시 주변 지역에서는 기대되는 개발이익 때문에 토지거래의 증가와 함께 일부지역의 지가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그러나 토지공개념제도의 정착, 부동산실명제 실시, 토지종합전산망 가동, 부동산 투기의 행정단속 강화등 일련의 부동산 투기억제책이 효과를 계속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토지시장의 경기가 다소 회복되더라도 과거처럼 전국적으로 모든 지역이 동반 상승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