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건설업계에서는 제법 이름이 나 있는 서울 소재 한 건설업체의김모회장(54)은 요즘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기 일쑤다. 인건비와사무실 운영비및 대출이자등으로 한달에 2억5천만원 이상이 필요하나 미분양 아파트로인해 자금회수가 되지 않는데다 담보마저 바닥나 자금 확보가 막막하기 때문이다.『그동안 집과 선산 시골농토에 이르기까지 전 재산을 은행등에 저당잡혀 근근히 버텨 왔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자금확보가 더 막연합니다. 언제 쓰러질지 모르는 판에 누가 담보없는 중소건설회사에자금을 주겠습니까. 최근에는 어음할인도 안돼 중소건설업체들의자금줄이 거의 끊겼습니다.』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는 김회장의 토로이다. 김회장이 자금난을 겪게 된 경위는 아주 간단하다. 집 안팔리고 일감이 없다보니 자금회전이 늦어지고, 은행은 물론 사채시장에서도 돈 구하기가 어렵고, 그러다보니 자금난에 봉착하는등 악순환의 고리가 이어진 것이다. 김회장으로서는 지난 70년대의 영동개발 시절이 「전설의 고향」만큼이나 아련할 뿐이다.지난해 덕산건설과 유원건설이 부도를 낸데 이어 올 들어 주택건설업계의 선두주자인 우성건설마저 쓰러지고 건영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건설업계에 부도 공포가 한계에 이르고 있다. 지난해 부도업체 가운데는 유원건설(도급순위 33위) 삼익(52위) 영진건설산업(89위) 무등건설(1백26위) 뉴서울주택건설(1백66위)등도급순위 2백위권 내의 대형건설사들이 망라돼 있다. 이처럼 건설업계가 부도 회오리속으로 빠져드는 것은 90년대 들어얼어붙기 시작한 부동산 경기로 엄청난 자금이 땅에 묶여 있기 때문이다. 지난 8월말 현재 미분양아파트는 전국적으로 14만24가구.이에따른 손실액은 어느 정도일까. 건설업계에 따르면 △미분양아파트에 약 5조원 △착공도 하지 못한 채 물고 있는 택지비용이 6조원 등 무려 땅에 잠긴 돈이 11조여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여기에다 주택 2백만가구 건설에 따라 88년 4백68개에 불과하던 주택건설업체들이 지난해에는 3천개를 넘어설 정도로 우후죽순처럼생겨나 업체간의 출혈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것도 부도 한파의 주된원인으로 꼽히고 있다.건교부에 따르면 주택경기 침체와 업계간 과당경쟁으로 올들어 지난 9월말현재 부도를 낸 업체는 종합건설업체 1백50개사, 전문건설업체 4백11개 등 모두 5백61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백40개, 3백92개를 상회하고 있다. 이는 지난 94년 한해동안 부도난 4백90개사(종합업체 50개사, 전문업체 4백40개사)도 훌쩍 뛰어 넘는 수치이다. 전체 건설업체서 부도업체가 차지하는 비율인 부도율도 지난해 종합건설업체 4.9%, 전문건설업체가 3.9%로 94년의 1.8%와2.4%보다 월등히 높다. 건설협회가 최근 전국 2천8백41개사를 대상으로 조사발표한 「95년건설업 경영상태」에서도 이같은 어려움은 여실이 드러나 특히 지난해 적자업체수는 9백5개사로 2년전보다 무려 4배 가까이 늘었다.이에따라 이들 건설업체의 순이익률은 0.9%(제조업 평균 3.9%)에불과, 90년대들어 최악에 이르렀고 부채비율도 94년 3백91%에서 지난해는 4백41%(제조업평균 2백86%)로 91년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나타냈다. 기업들이 겪는 차디찬 체감경기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요즘에는 각종 건설지표마저 완전히 하향세를 나타내는 것이 심상치 않다. 그나마 경기를 지탱해주던 대형 공공공사는 물론 민간건축도 하향세를 보이며 업체들의 경영수지는 90년대들어 최악수준에 이르렀다. 따라서 회사규모를 막론하고 이제 건설업체들은 전에 없이 일거리 부족난에 시달릴 판이다. 건설면허 개방으로 신규업체가 대폭 늘어 그만큼 수주경쟁이 치열해진 탓도 있지만 아파트 미분양등에 따른 자금회수 곤란에다 대형토목공사 일감까지 줄어든게 채산성 악화의 가장 큰 원인으로 풀이된다.◆ 미분양아파트 판촉전략 백태에어컨 무료제공-무이자 융자-TV광고등 미분양 아파트가 15만가구에 육박하면서 업체마다 주택판매를 위해가격인하에서 TV광고, 호별 판촉활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마케팅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한라건설은 지난해 4월에 분양한 해운대한라아파트 4백66가구중 52평형 80여가구가 1년이 넘도록 장기미분양을 기록하자 판촉활동의 일환으로 여름철에 소비자들의 관심을끌 수 있는 1백20만원짜리 에어컨을 무료로 제공, 미분양 물량을거뜬히 소화해냈다. 대우는 올해초 해외현장에서 CF제작을 마치고 지난 7월부터 방영을시작했다. 이 회사는 총론 주택 토목 해외현장순방 등 주제별 광고를 통해 자사의 특성을 부각시키는데 중점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건설도 최근 말레이지아 현장에서 촬영을 마치고 내달부터 방영할계획이며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아파트품질홍보에 초점을 맞춘 광고를 선보일 예정이다. 또 동아건설, 포스코개발등도 TV광고를 기획중이며 이들 업체에 앞서 청구 우방 신성 건영 두산건설 등은 이미광고를 했거나 방영중이다. TV광고가 미래시장을 감안한 장기포석이라면 업체들의 미분양아파트 판촉활동은 보다 적극적인 마케팅 수단이다. 두산건설은 최근 전문컨설팅업체인 케이앤케이와 업무협력 계약을맺고 시흥시 시화지구 미분양 아파트 2백3가구의 판매를 대행시켜전량소화하는 개가를 올렸다. 무이자 융자나 할부분양등도 주택업체들의 미분양 판촉에 등장하는단골메뉴. 현대산업개발은 은행융자만으로 중도금 납부가 가능토록해 계약자들의 자금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군산의 현대아파트 32평형에 대해 준공후 1년동안 2천5백만원을 무이자로 융자해 주고 있다.주택공사는 미분양을 대상으로 전세후 분양, 임대전환, 할부금융등의 지원책을 마련해 각 지사별로 실시하고 있다. 아파트 중도금 연체이자율을 낮추는 분양전략도 나오고 있어 대우건설과 경남기업은 이달초 경기도 안성에 분양예정인 아파트에 적용되는 연체이자율을 연 17%에서 13%로 낮추기로 했다. 이색적인 평면설계로 미분양을 해소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이색 평면의 주 대상은 20평형대 소형으로 대형평형의 기분을 느낄수 있도록 설계되는게 특징. 남향발코니쪽에 방 2개와 거실을 두는전면3실형을 비롯, 주방을 발코니쪽으로 배치하거나 전용면적 18평형에 화장실 2개를 설치하는등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주택업체들이 미분양의 주요 대상인 소형아파트의 분양성을 높이기 위한 것. 금호건설은 순천 조례동에서 최근 2백10가구의 아파트를 1차로 분양하면서 28평형(60가구)을 전면3실형으로 설계, 이 평형분양률은 전체 80%보다 훨씬 높은 96%를 기록했다. 청구는 지난해말 대구 성서지구에서 분양한 24평형에 화장실 2개를배치하면서 소형화장실을 발코니 구석자리에 두었다. 거기다가 방도 3개나 넣었다. 이같은 이색평면전략으로 9백20가구 모두 3순위안에서 분양마감하는 결과를 얻었다.★ 미분양 아파트 재테크 방법1억∼2억원정도의 여유자금이나 퇴직금을 갖고 있으나 마땅한 투자대상을 찾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면 미분양 아파트를 이용한 주택임대사업에 눈을 돌릴만하다.특히 전용면적 18평 이하 미분양아파트 5가구 이상을 구입해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5년임대후 매각때 양도소득세 완전 감면은 물론등록세 취득세 재산세까지 감면혜택을 받을 수 있다.△사례: 서울 마포에 살고 있는 고모씨는 퇴직금으로 받은 1억5천만원을 어디에 투자할까 고민하다 투자 안전성이 높은 주택임대사업을 선택했다. 마침 남양주 창현지구에 미분양으로 나와있던 주공24평형(전용면적 18평) 5가구를 매입했다. 분양가 5천2백75만원에서 국민주택기금 융자 1천2백만원을 뺀 부담액은 가구당 4천75만원. 그러나 입주시기인 97년 4월까지 들어가는 돈은 가구당 계약금8백20만원, 올해말까지 3회에 걸친 중도금 1천9백20만원 등으로5가구 모두에 대해 1억3천7백만원이라는 계산이 나왔다. 가구당1천3백35만원인 잔금은 임대 보증금으로 충당할 수 있기 때문. 고씨는 내년 4월 입주에 맞춰 인근 임대시세인 가구당 3천5백만원의 임대보증금을 책정했다. 이중 1천5백만원만 보증금으로 받아 분양잔금을 납부하고 나머지 2천만원은 월세로 돌려 가구당 40만원씩월 2백만원의 임대수익을 올린다는 생각이다. 이렇게 되면 월임대료에 대한 사업소득세, 국민주택기금 융자금이자(월 10만원), 1년에 각각 한번씩 내는 건물세와 토지세를 빼더라도 한달평균 1백75만원 이상은 보장되는 셈이다. 뿐만 아니라 집값이 오르는데 따른 앞으로의 기대수익도 무시할 수 없다. 아파트임대소득만 연간 2천4백만원일 경우 사업소득세는 연간 1백31만원이 된다. 아파트의 과세표준율 60%를 적용한뒤 4인가족기준 공제액2백22만원을 뺀 1천2백18만원이 과표액이 되는데 이 경우 95년 기준으로 18%의 과세비율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1년에 두번 부과되는재산세도 10만원 내외이다. 임대사업일 경우 토지세가 분리과세되기 때문에 일반인이 여러채의 집을 소유하고 있는 경우보다 훨씬싸다.△세제혜택: 취득세와 등록세등 지방세는 지방세감면조례에 따라전용면적 18평이하의 공동주택 5가구 이상을 건축하거나 매입할 경우 완전 면제된다. 재산세(건물분)는 전용면적 18평이하 10가구이상일 때 50% 감면되며 토지세는 5가구 이상을 하나로 묶지 않고0.3%의 세율로 각 주택에 대해 분리과세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양도소득세 감면은 미분양아파트와 단독주택 다세대주택 등이 다르다는 점이다. 다세대 단독주택과 달리 미분양아파트 5가구 이상을 구입해 5년 이상 임대한후 팔면 양도소득세가 완전 면제되기 때문이다.(자료제공:한국부동산컨설팅 ☏ 322-88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