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요르드의 나라」. 노르웨이 앞에 늘 붙어 다니는 수식어다. 그러나노르웨이에 있어 「피요르드」는 단순한 꾸밈말 이상의 존재다. 「탄생의 비밀」을 간직한 노르웨이의 뿌리가 바로 피요르드다.지금부터 2만5천년 전. 북극에 닿아있는 유럽소국 노르웨이 땅은 거대한얼음덩어리에 불과했다. 그러나 땅위를 뒤덮고 있던 3~4㎞ 두께의 얼음층이 해빙기로 접어 들면서 「바이킹의 땅」으로 변신할 채비를 시작한다. 얼음이 녹아 들면서 산이 솟고 미끄러지듯 계곡이 생겼다. 높은 산의깎아지른 절벽 끝에는 바다가 흘러 들었다. 그러길 무려 1만8천년. 이렇게 태어난게 피요르드다. 비행기에서 내려다본 노르웨이 서해안 피요르드는 말미잘의 촉수처럼 흔들리듯 아름답다. 이 피요르드(직선길이약 1천7백㎞)의 굽이굽이를 모두 밟아 가다보면 어느새 지구 한바퀴와 맞먹는 거리를 돌게 된다. 그만큼 피요르드의 굽이는 깊고 옹골지다.노르웨이 제2의 도시 베르겐은 이런 피요르드 세계로 들어가는 출입구다. 항구를 끼고 늘어선 뾰족지붕의 통나무집들은 동화책 속의 그림 그대로다. 산 중턱에 걸린 산장식 레스토랑에서 피요르드 계곡사이로 미끄러지듯 빠져 나가는 하얀색 보트를 바라보며 즐기는 해산물 뷔페의 맛또한 일품이다. 폭 쪄낸 바닷가재와 핑크빛 연어, 그 옆에 곁들인 큼직한홍합은 보는 것만으로도 먹음직스럽다. 「육식파」라면 사슴고기에 갖가지 야채와 생선, 염소유로 만든 치즈가 담긴 전통노르웨이식 점심식사도먹어볼 만하다.노르웨이의 수도 오슬로의 자연풍광은 베르겐만 못하다. 그러나 「훼르드」등대 빛이 밝혀주는 피요르드 해안에 반듯하게 서 있는 시청청사,그 옆에 들어선 중세의 아케스휴스 성채는 자연과 고풍, 세련이 어우러져 독특한 멋을 빚어낸다. 민속박물관 바이킹박물관을 돌아보며 중세 유럽으로 빠져드는 재미도 새롭지만 세계 최대의 야외조각 공원인 비그란드파크를 거닐면서 곱씹는 삶의 의미도 색다르다. 20세기초 조각가 구스타프 비그란드가 평생을 바쳐 완성한 이 공원은 인간의 탄생에서 죽음까지의 과정을 무려 1백92점의 조각에 담아낸 초대형 예술산책로.하얀 모래밭에서 달콤한 여름휴가를 즐길 수 있는 남부 텔레마르크에서백야 속에 계곡 빙하의 장관을 연출하는 최북단 스발바르드까지, 장엄한자연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나라. 그 곳이 바로 노르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