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은 인간과는 확실히 다르다. 적어도 이제까지의 로봇은 그렇다. 지능을 갖추고 있지 않아 스스로 판단하지 못할 뿐더러 외부환경에 대한 감각도 무디다. 누군가가 지시해야만 기계적으로 일을할 수 있는 것이다. 일하는 중간에 무슨 일이 생기거나 상황이 바뀌면 거기에 맞게 조절해야 하는데 제대로 그러지를 못한다. 적응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한마디로 지능이 인간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진다고 할 수 있다.그러나 로봇은 분명 인간에게는 없는 장점을 갖고 있다. 인간이 못하거나 하기 힘들어하는 일을 무리없이 소화해낸다. 그러므로 로봇은 분명히 말해 단순한 고체 덩어리는 아니다. 생각하는 기계인 것이다. 그런 면에서 로봇을 잘만 활용하면 사람 몇 명 부리는 것 이상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를 달리 표현하면 경제적으로 큰 이익을 볼 수도 있다는 얘기다. 로봇업계 관계자들은 로봇으로 3D업종의 틈새시장을 잘만 공략하면 힘도 별로 들이지 않고 경제적으로크게 성공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생활 속에 파고든 로봇의 활용실태를 알아보고 이를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본다.건물환기구 청소전문업체인 (주)두라코퍼레이션은 최근 청소하는로봇으로 큰 재미를 보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11월 자체 개발한청소용로봇시스템을 현장에 투입, 기대 이상의 효과를 보고 있다.두라가 개발한 시스템은 로봇에 브러시를 장착해 원격조정으로 환기구를 청소할 수 있다. 또 3백60도 회전하는 카메라를 통해 청소작업을 감시하고 비디오에 청소과정을 녹화할 수도 있다. 회사측은기존 제품이 70%의 청소효과 밖에 볼 수 없었던데 비해 이번에 새로 내놓은 제품은 95% 이상 거의 완벽하게 이물질을 제거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사업의 기본이랄 수 있는 가격 면에서도 수입품의 50%에도 미치지 않을 정도로 아주 저렴하다. 수입제품의 경우1억원을 호가하지만 이 제품은 약 5천만원대다. 가격 경쟁력 면에서 앞서 있는 셈이다.◆ 청소전문업체 1억원 투자로 사업 가능그렇다면 이 로봇의 작업수행 능력은 어떨까. 바닥면적이 5백평인10층짜리 건물의 환기구를 청소할 경우 약 한달이면 깨끗이 마무리할 수 있다고 한다. 이 정도 크기의 건물이면 대략 청소용역비로7천만원은 받을 수 있다. 물론 로봇 한 대만 달랑 동원하면 되는것은 아니다. 기계를 조작하고 뒷마무리를 하기 위해 대략 6명의사람이 필요하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로봇 한 대와 사람 6명으로한달에 7천만원의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셈이다. 대충 따져봐도 수입이 짭짤해 보인다. 게다가 환기구청소업은 전망도 아주 좋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올해의 경우 약 4천억원대 규모가 될 것으로전망한다. 웬만한 제조업 뺨칠 정도로 시장규모가 큰 것이다. 특히지난 8월 정부가 공중위생법 시행규칙을 개정, 내년 8월까지 대형건물 백화점 등의 공기정화 청소를 의무화하면서 신종비즈니스로급부상하고 있다. 로봇을 이용한 환기구 청소업에 대한 창업비용은로봇 이외에 사무실과 1t트럭 한대면 충분하다. 따라서 단촐하게차릴 경우 1억원 이하로도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요즘에는 하수구 청소에도 로봇이 동원된다. 지난해 현장에 등장한하수구청소용 로봇은 하수관에 들어가 쌓인 쓰레기를 깨끗이 청소하는 한편 모니터화면을 통해 관 안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하수관 청소의 경우 과거에는 사람이 기어들어가 일일이 손으로 청소했는데 요즘에는 이런 일을 하려는 사람이 적어 로봇이 아주 효과적이다. 게다가 사람을 쓰면 인건비가 만만치 않아 로봇이더 효과적일 수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들은 작업능률 면에서 로봇이 사람보다 2~3배 더 효과적이라고 설명한다. 다만 한가지 아쉬운것은 하수관 청소용 로봇의 경우 아직 국산화가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런 까닭에 현재 국내에는 외국에서 들어온 수입품밖에 없는 실정이다. 그러나 어쨌든 앞으로 건설 관련 일 가운데는 이쪽분야가 전망이 꽤 괜찮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영화속에서나 보았던 악당을 물리치는 로봇도 우리의 생활속으로다가오고 있다. 아직 현장에서 배치돼 활용되고 있지는 않지만 실용화될 날도 멀지는 않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이미 개발도 끝마친 단계다. 특히 보안전문회사인 범아실업은 얼마전 최첨단 경비용 로봇을 개발, 일반에 공개해 주목을 받았다. 범돌이1호로 이름붙여진 이 로봇은 키 1백40cm에 체중 1백20kg. 사람처럼 건물의 주요 통로를 따라 이동하면서 내장된 센서를 통해 화재나 침입자를감지하고 음성으로 경보한다. 또 카메라로 주변의 모습을 촬영, 무선으로 감시센터로 전송하고 지정된 경로의 순회가 끝나면 원위치로 돌아가 자동적으로 충전을 하는 첨단기술의 집결체다.로봇은 농촌에도 파고들고 있다. 농업용 로봇이 등장, 농민들의 일손을 덜어줄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최근 농업용 로봇에 대한 연구는 국내외적으로 아주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연구 목적은 다양하지만 대부분 무인화를 목표로 한 것이 많다. 또한 바이오테크놀러지 작업과 같은 무균조작을 필요로 하는 특수한 환경 아래에서의작업을 무인화하는 연구도 함께 이루어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시아농기계가 농업용 로봇을 만드는데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로봇이 가정 지배할 날 멀지 않았다현재 국내에서 농업용 로봇으로서 실용화 단계에 와있는 것으로는무인농약살포로봇과 사과수확로봇이 있다. 둘다 경북대 장익주교수가 개발한 것으로 아시아농기계와 농촌진흥청이 연구비를 대는 등적극성을 보여 결실을 맺었다. 사과수확로봇은 자동화상감지장치,자동제어기, 중앙컴퓨터, 구륜장치까지 갖춘 것으로 사람과 비슷한기능을 가져 과수원을 돌아다니며 사과를 딸 수 있다. 가령 90% 이상 익은 사과만을 따도록 컴퓨터에 압력을 하면 카메라를 통해 색깔과 크기를 선별한 다음 3개의 손가락으로 쥐는 힘을 조절해 정확히 익은 사과만을 딴다. 작업속도는 사과 한 개를 따는 데 20초 가량 걸려 사람이 따는 것보다 느리지만 야간에도 작업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게다가 히루 20시간 이상 노동이 가능해 사람에 비해 3~4배 이상의노동력을 가진 훌륭한 일꾼으로 평가받고 있다. 무인농약살포로봇은 길이 2m, 폭 1m20cm, 높이 1m40cm 크기로 컴퓨터와 자동화상감지장치, 자동제어기, 적외선추적장치 등이 내장돼 있어 미리 입력된 지형을 식별해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일을 할 수 있다. 특히 독성이 강한 농약의 경우 인간에게 치명적인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로봇의 활용도는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현재 국내 로봇산업은 산업용이 주류를 이룬다. 대부분의 로봇이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하는데 쓰이고 있다는 의미이다. 이는 로봇선진국들도 마찬가지다. 미국이나 일본 등지에서도 청소 등 극히 제한된 부분에서만 가정용로봇이 쓰이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생활필수품으로서의 가정용로봇의 쓰임새는 무궁무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요즘 로봇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어 점점 더인간다운 로봇이 속속 나오고 있어 그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성급한 결론일지 모르지만 로봇이 가정을 지배할 날도 멀지 않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