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Q가 대유행이다. 요즘 대형서점의 외국서적 판매장에서 가장 잘팔리는 책은 대니얼 골먼이라는 사람이 EQ에 관해 쓴<감성지능(Emotional Intelligence) designtimesp=4438>이란 책이다.교보문고 외국서적 판매장에서는 이미 이 책이 매진됐다. 내년이나돼야 구할 수 있다. 을지서적의 외국서적 판매장에서도 보유하고있던 물량이 거의 바닥났다. 최근에는 독일의 도리스 매틴과 카린 뵉이 쓴 란 책이 한글로 번역돼 날개 돋친듯 팔리고 있다.EQ붐은 서점가에서 끝나지 않는다. 레고라는 유명한 조립식 장난감브랜드는 EQ를 높여준다는 「레고 듀플로 학습세트」를 선보였다.학습지 시장에서도 EQ 바람은 거세다. 아이템풀은 「IQ와 EQ, 2Q를향상시킨다」고 광고하고 있다.한국교육심리센터는 어린이의 EQ를 높여주는 프로그램을 도입,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다. 모르는 사람만 몰랐지 EQ는 최근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특히 자녀를 둔 부모나 회사를 이끌어 나갈 인재를 뽑아야 하는 기업 경영자는 EQ에 무관심할래야무관심할 수가 없다.도대체 EQ가 뭐길래 이렇게 야단일까. 한마디로 EQ는IQ(Intelligence Quotient:지능지수)로 표현할수 없는 인간의 다른능력을 나타내는 말이다. EQ는 Emotional Quotient의 준말로 감성지수를 말한다.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파악, 조절하고 다른사람의 감정을 민감하게 알아챌 수 있는 능력이다. 다시 말해서EQ는 내적으로는 자기 자신과, 외적으로는 다른 사람과 어느 정도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수다.이 감정조절능력을 나타내는 EQ가 뜨는데는 물론 이유가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인생에서 성공하는데 IQ는 20%정도밖에 기여하지않는다」는 EQ연구자들의 주장이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란 말이다.극장가에서 크게 인기를 끌었던 IQ70짜리의 인생이야기 <포레스트검프 designtimesp=4442>를 생각해보면 쉽다. 포레스트 검프는 IQ가 70밖에 안됐지만부와 명성을 얻었고 누구보다도 성공적으로 삶을 개척해나갔다. 그가 머리가 좋아서 인생에서 성공한게 아닌 것은 분명하다. 그는 다만 다른 사람과 교감하려고 애썼고 스스로 목표를 정해서 매진하는능력이 뛰어났던 것 뿐이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EQ가 높았던 것이다.EQ에 대한 개념은 10여년전부터 미국 심리학계에서 논의되기 시작했으며 피터 샐로비 예일대 교수와 존 메이어 뉴햄프셔대 교수에의해 구체화됐다. 그러나 학계에서 논의되던 감성지능을 대중의 관심사로 끌어내린 장본인은 <감성지능(Emotional Intelligent) designtimesp=4445>의저자 대니얼 골먼이다.◆ EQ=감정조절 능력골먼박사는 뉴욕타임즈에 행동과학과 두뇌과학에 관한 기사를 쓰는기자다. 골먼박사의 <감성지능 designtimesp=4450>은 지난해 10월 미국에서 발간돼 미국에서만 50만부 이상이 팔려나갔고 일본에는 올 7월에 번역돼 두달만에 9쇄를 찍으며 28만부가 팔렸다. 골먼박사의 책은 감성지능의 본질과 중요성을 쉽게 설명하면서 인생의 성패는 IQ가 아니라EQ가 좌우한다는 사실을 주장하고 있다. 골먼박사는 EQ를 다섯가지로 나눠 설명한다. △자신의 감정상태를 정확히 아는것(Self-awareness) △그 감정을 조절하는 것(Managing emotions)△스스로에 대해 동기부여하는 것(Motivating oneself) △다른 사람의 감정상태를 아는 것(Recognizing emotions in others) △인간관계를 원활히 다룰 수 있는 것(Handling relationships)이 그것이다.지적 능력만이 최고인 것으로 알고 있는 세태에 경종을 울려줬다는점외에 대니얼 골먼의 저서가 미국과 일본에서 크게 붐을 일으켰던데는 각기 다른 배경이 숨어 있다. 미국에서 10년전부터 논의됐던EQ가 대니얼 골먼의 저서를 계기로 갑자기 뜨게 된 이유에 대해11월말 한국을 방문했던 EQ의 창시자 샐로비 박사는 다음과 같이설명한다.『골먼박사의 책이 나온 것은 지난해 10월로 대통령 선거 준비가시작되던 때였다. 선거철이 되면 어김없이 정치가들에게 던져지는질문 중의 하나가 인종간에 지능(IQ) 차이가 있다는 주장에 대한견해다. 이 질문은 학계에서 종종 발표되는 「흑인은 백인보다 지능이 낮다」는 주장에서 나온 것인데 흑인에 대한 정치가의 견해를묻는 민감한 질문이다.그런데 골먼박사가 IQ는 중요하지 않다는 책을 냈으니 정치가들이대답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소재거리가 될 수밖에 없었다.』 정계에서 EQ가 인기를 끌자 타임지는 지난해 10월 EQ를 특집으로 대서특필해 EQ붐에 불을 붙였다. 사실 EQ란 말을 처음 쓴 것도 타임지였다. 그전까지는 감성지능 즉 EI가 더 보편적이었다.미국에서 EQ붐이 「정치적」인데 비해 일본에서의 EQ붐은 훨씬 「경제적」이다. 일본경제신문은 올 10월 인간의 내면에 초점을 맞춘골먼의 서적이 일본 비즈니스계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는 기사를 보도하면서 비즈니스 서적이 아닌 골먼의 책이 인기몰이를 하는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기업사회에서 EQ가 갑작스럽게붐을 일으킨 것은 일본 기업이 현재 직면하고 있는 경영문제에 대해 EQ가 대안을 제시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연공서열이나 종신고용제 등 일본적 경영은 전쟁 후 경제성장이 지속적으로 이뤄지던 때에는 큰 장점으로 작용했다. 폐허위에서 새일본을 건설하며 하루가 다르게 성장해나갈 때는 개인의 능력이란것은 그다지 눈에 띄지 않았다. 학력이나 IQ로 평가하는 것만으로도 족했다.그러나 거품이 빠지면서 본격적인 저성장시대에 접어들면서 연공서열이나 종신고용제 등 일본적 경영은 여러가지 문제점을 표출했다.일본도 서구 성과주의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가 없게 된 것이다. 성과주의와 능력주의가 지배하는 시대에서는 조직원 개개인이 얼마만큼의 성과를 거두었나를 분석하는게 필요하다. 개개인이 사회에서발휘하는 실제적인 능력이 그만큼 중요해진다는 말이다.그래서 일본 기업계에서는 회사 임직원들이 사회에 얼마나 잘 적응하는지, 개인의 감정을 조절해서 다른 조직원과 얼마나 잘 협력하고 조화하는지, 고객의 마음은 얼마나 잘 읽을 수 있는지에 관심을쏟게 됐다. 이 관심에 대해 EQ가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는 말이다.일본 IBM의 한 임원은 골먼의 저서 내용 중 특히 『공동의 목표를향해 팀원 전체가 최대한의 능력을 발휘하고 다른 사람을 설득하는리더십을 보일 때 팀워크가 형성되고 그 팀워크가 기업의 근간을이루는 경쟁력의 핵이 된다』는 부분에 공감을 표시했다. EQ가 일본에서는 회사의 경쟁력을 높이는 도구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행복은 IQ순이 아니잖아요그러나 EQ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의 여지가 많다. 특히 학계에서는EQ를 섣불리 활용하고 상품화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우려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우선 가장 큰 문제점은 아직까지 공인된 EQ가 없다는 점이다. EQ는 감성능력을 측정해서 지수화한 것을 말하는데아직까지 감성능력을 수치화할 수 있는 검사방법이 개발되지 않았다. IQ에 대해서 논란은 많지만 어쨌든 객관적으로 계수화할 수 있는 방법은 마련돼 있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숫자로 표현할 수는 있다.그러나 EQ는 숫자화하는게 아직까지는 불가능하다. 물론 골먼박사를 비롯해 미국과 유럽의 몇몇 학자들이 EQ 테스트 문항을 만들고EQ 측정법을 내놓았지만 신뢰도나 타당도가 IQ의 20%선에도 미치지못한다는게 학계의 시각이다.『현재 EQ를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은 당사자에게 질문하는 방법밖에없다. 즉 당신은 이러이러한 상황에서 어떻게 하겠는가라는 질문을던지고 대답하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방법의 문제점은 공주병이나 왕자병에 결린 사람일수록 EQ가 높게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점이다.』(김계현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예를 들어 어떤 화나는 상황에 당신은 어떻게 행동하겠느냐는 질문에 대해 누가 분노를 억제하지 못해 물건을 집어던지겠다고 대답하겠느냐는 것이다. 김교수는 결국 『EQ를 비교적 정확하게 측정하려면 일정 기간 이상 그 사람을 자세히 관찰하거나 그 사람에 대한주위 사람들의 평을 다각도로 들어보는 것뿐인데 그것은 EQ검사로서 경제성이나 실용성이 너무 떨어진다』고 지적한다.미국이나 일본에서는 EQ가 주로 정치 경제적으로 이용되는데 비해우리나라에서는 교육열을 부추기는 또다른 과외상품으로 변질되고있는 것도 문제다. EQ란 개념이 우리나라 일반 대중에게 소개된게1년도 채 안된 상황에서 EQ가 영어나 수학처럼 점수를 따야만 하는그 무엇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유아기부터 지능을 높여준다고값비싼 장난감을 구입하는 한국 어머니들에게 EQ는 아이에게 어릴때부터 훈련시켜야 하는 「교육과정」의 하나로 받아들여지고 있는것이다. EQ란 바른 인성을 가지는데서부터 출발하는 개념이라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는 셈이다.『EQ란 개념은 전혀 새로운게 아니다. EQ란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과의 원만한 관계를 말한다. EQ가 중요하지 않았던 때는 없었다는말이다. 최근 EQ를 향상시킨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부모와 바람직하게 대화하고 교류하면서 자라나는 것 이상으로 EQ 향상에 좋은것은 없다.』(김병석 청소년 대화의 광장 상담부장) 『감성지능이낮은 부모밑에서 자녀의 감성지능 향상은 불가능하다』는 골먼박사의 지적과 일맥상통하는 말이다.결론적으로 EQ 관련 책들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은 낙천가가 되고,화가 나는 상황에서는 다른 생각을 해서 스스로의 감정을 억제하라는 충고다. 결국 「습관이 운명을 만든다」는 말처럼 긍정적이고낙천적으로 생각하는 습관이 좋은 운명을 만들어서 인생을 성공으로 이끈다는게 일반인이 받아들일 수 있는 EQ의 결론인 셈이다.★ IQ 높은 사람, EQ 높은 사람IQ와 EQ는 상반되는 능력이 아니라 독립적인 능력이다. 우리는 모두 지성과 감성적 예민함을 함께 가지고 있다. 잭 블락 UC버클리심리학과 교수는 IQ와 EQ의 차이점을 설명하기 위해 순수하게 IQ만높은 사람과 순수하게 EQ만 높은 사람을 가정하고 이들의 특질을다음과 같이 설명한다.1. IQ가 높은 남자: 사고력의 영역에서는 뛰어나나 인간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미숙하다. 다양한 지적 관심과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야망적이고 생산적이며 예측력이 뛰어나다. 끈질기고 자기 자신에대한 생각으로 마음이 어지러워지지 않는다. 비판적이고 자신을 낮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으며 까다롭고 내성적이다. 성적인 관심과관능적인 경험을 거북해하고 공평하고 감정적으로 온화하고 차갑다.2. EQ가 높은 남자: 사회적으로 침착한 태도를 견지하고 사교성이많고 활발하고 두려움에 빠지거나 생각에 깊이 빠져 걱정하는 경우가 드물다. 사람에 대해 헌신적이고 책임감이 강하고 윤리적으로보인다. 교감을 잘하며 인간관계가 원활하고 감성이 풍부하나 적절한 수준을 유지하고 자기 자신과 이웃과 자신이 살고 있는 사회에대해 만족해한다.3. IQ가 높은 여자: 기대할만한 지적 신념을 가지고 있으며 자신의생각을 표현하는데 능숙하다. 지적인 관심사에 가치를 두며 지적이고 미학적인 분야에 다양한 관심을 쏟는다. 내성적이고 자아 성찰적이며 불안해하기 쉽고 생각에 곧잘 빠지고 죄의식을 갖기 쉽분다. 분노는 간접적으로 표출하고 드러내 놓고 화내는 것을 주저한다.4. EQ가 높은 여성: 단정적이고 자기 감정을 직접적으로 표현하며자신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인생은 자신을 위해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한다. 남자와 마찬가지로 활발하고 사교적이며 적절하게 자기의 감정을 표현한다. 스트레스에 잘 적응하고 새로운 사람들과 잘 어울린다. 자기 자신에 대해 충분히 만족하고 IQ가 높은여자와는 달리 거의 초조해하지 않고 죄의식을 느끼지 않으며 깊은생각에 빠져들지 않는다.이 네가지 초상화는 물론 너무 극단적이다. 모든 사람들은 개인차에 따라 다양한 비율로 IQ와 EQ를 복합적으로 가지고 있다. 이 초상화들은 각각의 인격적 특질들이 인간의 품성에 독자적으로 어떤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그러나 인지적인 능력과 감성적인 능력 두가지 중에서 감성지능이 우리를 더 성숙하게 만드는 특질을 북돋워 주는 요소다.대니얼 골먼의 <감성지능 designtimesp=4473> 중에서★ 한국교육심리센터EQ 향상 교육프로그램 소개감성지수를 향상시키는 교육 프로그램이 국내에 도입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민간 심리상담기관인 한국교육심리센터는 올 1월부터미국 시카고대학 심리학연구소에서 개발된 EQ 향상 프로그램을 도입,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적용하고 있다. 한국교육심리센터의 이진우원장(52)은 『이제는 지식 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 남을 이해하고 또래와 잘 어울리는 등 사회성을 키워주는데도 눈을 돌려야 한다는 뜻에서 EQ 훈련 프로그램을 소개하게 됐다』고 밝혔다.현재 이 계발 프로그램에는 초등학교 3∼5학년 학생 80여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10명씩 한조를 이뤄 일주일에 한번 한시간씩 모임을갖고 있다. 교육은 기본과정 1년, 심화과정 1년으로 구성돼 있다.학생들은 교육시간동안 전문강사의 지도에 따라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 △우정을 돈독히 하는 활동 △토론을 이끌어가는 방법△또래와 얘기하고 상담하는 방법 등을 익히게 된다.이원장은 『EQ 계발 훈련은 무엇인가를 배운다는 개념이 아니라 멋있게 논다는 개념』이라며 『대인관계와 의사소통 훈련이 EQ 계발과정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한달 회비는 15만원. 02)547-75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