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대중화의 첨병역할을 한다는 말까지 듣던 소규모 스키전문점에휴업·폐점이라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스키전문점은1년 내내 스키장비와 용품 등을 판매하는 업소로 대개 골프와 스키용품을 함께 취급하는 곳이 많다. 80년대 후반부터 일어난 스키붐에 힘입어 전국적으로 1천여개가 넘을 정도로 호황을 구가하기도했다.그러나 최근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매출부진과 수익성 악화로 문을 닫는 업체들이 하나둘씩 늘어나고 있다. 휴폐업을 하는 업소가생기면서 「소규모 스키전문점들이 모두 문을 닫는 것이 아니냐」는 위기감마저 돌고 있다.국내 최대의 스포츠용품전문타운인 동대문에서 스키전문점을 운영하는 빅토리아스포츠의 김호태사장은 『예전에는 소매상들 즉 스키전문점들의 마진이 5∼10%정도가 보장이 됐으나 대형점들이 수입원가에 가까운 값에 팔기 때문에 경쟁이 안된다. 소규모 스키전문점들은 이제 설 땅이 거의 없어진 셈』이라고 말했다. 강남 선릉역근처에서 스키전문점을 운영하는 고모씨도 『지난해와 비교해 소비자가는 올랐으나 공급가는 내려 전체적으로 마진체계가 붕괴됐다』며『대형할인매장의 등장으로 매장을 축소하거나 전업을 한 업자들이여럿 있다』고 말했다.예년에 비해 30∼40%정도 감소한 스키수요도 스키전문점들의 경영난을 가중시키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스키는 한번 구입하면몇 년을 사용하므로 이전 구입자들은 수요가 없는 데다 경기부진으로 신규수요가 줄어들고 비수기의 할인판매를 기다리기 때문』이라는 것이 남대문에 있는 반도레포츠 유성주씨(38)의 설명이다.이런 경영난에 대해 스키전문점들은 화살을 대형할인점들에 돌리고있다. 김사장은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대형 스키용품업체들이 대량으로 물건을 구입한 후 시즌 막바지에 수입가격에 가까운 저가공세를 펼쳐 소형 스키전문점들의 영업환경을 어렵게 한다』고 말했다. 『구모델의 재고제품을 신모델의 스키로 과대포장하면서 소비자를 현혹하고 있다』는 것이 김사장이 덧붙인 말이다. 동대문에있는 또 다른 한 스키판매상도 『대형스키상의 65∼90%에 이르는저가 할인판매공세로 동대문에 자리잡고 있는 약 10여개의 스키점들은 이제 없어져야할 형편』이라고 불평했다.그러나 막상 대형할인점들의 태도는 당연히 부닥쳐야 할 현실이라는 분위기다. 스포츠용품할인매장인 스포츠데포를 운영하는 신세계백화점의 한 관계자는 『대형할인점들의 등장과 낮은 가격대는 스키에 있어 일종의 거품이 빠지는 것으로 스키대중화를 위해 어쩔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S&S스포츠마트 압구정점의 이길진점장도 『다양한 상품구성과 저가판매로 소비자들인 스키어에게 이익을 준다』고 주장했다. D사의한 관계자도 『스키대중화는 물론 유통시장개방으로 국내에 들어온외국계 대형유통점들이나 진출을 계획하는 스포츠용품할인매장등외국유통업체들이 아직 스키시장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 지금 스키유통업계의 방패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러나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다품종 소량판매로 스키대중화에 큰역할을 해온 소규모 스키전문점의 위기보다는 대형할인점에서 제공하는 싼 가격의 스키장비에 더 만족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스키경력 10년이라는 최재희씨(35, 주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는『대형할인점들의 등장으로 다양한 종류의 제품구성과 싼값으로 스키장비구입이 여러모로 좋아졌다』며 『얼마전만해도 스키장비가고가라 구입을 많이 망설였는데 이제 그럴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