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 가지 않고도 통장에 들어 있는 예금을 다른 계좌로 이체한다. 또 번거로운 대출서비스도 손쉽게 받는다. 은행이용에 대한궁금증이 있으면 담당직원으로부터 친절히 안내받는다.」은행가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일부 은행들이사이버은행(Cyber Bank, 가상은행)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구태여 시간을 들여가며 은행에 가지 않아도 된다. 사이버은행이란 컴퓨터화면을 통해 실제 은행과 같은 가상점포를 고객의 눈앞에 전개시켜고객이 직접 은행을 방문하지 않고도 은행업무를 볼 수 있도록 한시스템. 물론 아직은 시스템 자체가 고도화되지 않아 불편한 점이있다. 제공되는 서비스도 PC뱅킹이나 폰뱅킹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부 은행에서만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는 점도 고객들 입장에서 불편을 느낄만하다. 그러나 이런 문제점도 멀지않아 해결될것으로 보인다. 시스템이 나날이 발전하는데다 아직 사이버은행을열지 않은 나머지 은행들도 시대의 흐름에 발맞추어 가상은행 시스템 구축을 서두르고 있기 때문이다.◆ 서비스 확대하고 금융실명제 극복해야조흥은행은 지난해말부터 PC네트워크상에 조흥가상은행 시스템을갖추고 고객들에게 서비스하고 있다. 계좌이체는 물론이고 조회,금융정보, 상품안내, 상담 등에 대한 서비스를 해준다. 또 조흥은행 전국지점의 위치도와 365일 자동화코너에 대한 자세한 안내도프로그램안에 들어 있다. 고객들 입장에서는 은행에 직접 가지 않고도 간 것 같은 상황에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첨단기법인 3차원 애니메이션 기법을 활용해 실제 은행에 온듯한 느낌이 들게 한다. 이용방법도 간단하다. PC를 통해 조흥은행의 단독망에 접속하여 가상은행 관련 프로그램을 받아 실행하면 된다. 또는 하이텔 등 PC통신의 자료실에 들어가 프로그램을 다운받아도 된다. 은행측은 하루 이용건수가 1천5백여건에 이른다고 설명한다.국민은행과 주택은행, 그리고 지방은행인 대구은행도 사이버은행시스템 구축에 적극적이다. 다만 이들 은행은 조흥은행과는 달리시중에 직접 사이버은행 점포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국민은행의경우 지난해 10월 이대전철역 입구에 빅맨사이버뱅크라 이름붙인전자점포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3평 크기의 이 점포에는 대화형멀티미디어PC, 고성능카메라, 스캐너, 카드발행기, 레이저프린터가장착된 사이버뱅킹용 전용단말기, 인터넷검색단말기 등이 설치돼있다. 고객이 점포에 들어가 화면에 표시된 내용 가운데 원하는 부분을 누르면 화면에 직원이 나타나 안내를 해준다. 그 다음부터는화면 속 직원의 지시에 따라 업무를 처리하면 된다. 금융상담, 대출, 직불카드발급, 계좌이체 등에 대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대출은 5백만원까지 가능하고 직불카드도 카드 나오는 곳이 설치돼 있어 현장에서 발급받을 수 있다.주택은행은 강남역 부근 365우리집코너 옆에 지난해 6월 사이버은행을 개설해 운영중이다. 국민은행과 마찬가지로 독립된 공간 안에대화형멀티미디어PC 등 각종 기기를 설치해 고객이 화상회의하듯화면상의 직원과 대화하면서 직접 업무를 처리하도록 했다. 주요서비스로는 조회 및 이체, 직불카드발급, 금융상담, 신규통장개설등이 있다. 여기에다 올해안으로 대출업무를 추가로 서비스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사이버은행 한 곳을 더 개설한다는 계획도 갖고있다.사이버은행은 아직 시스템이 덜 개발돼 고객 입장에서 불편한 점이많다. 시간도 많이 걸리고 서비스 받을 수 있는 메뉴도 일반 은행점포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또 금융실명제라는 장애물도 넘어야한다. 해결해야 할 문제가 한둘이 아닌 셈이다. 실제로 이런 불편함 때문에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의 사이버뱅크를 이용하는 사람이하루에 10명을 넘지 않는다.하지만 사이버은행은 이제 국내 은행들에 비켜갈 수 없는 영업의한 형태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21세기가 되면 기존의 은행점포는 모두 사라지고 사이버은행만 남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인터넷상으로 은행업무가 처리되고 결제도 전자화폐로 하는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얘기다. 금융연구원의 양원근 박사는 『사이버은행의 확산은 세계적인 추세』라며 『디지털혁명이 은행서비스에도 엄청난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고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