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3년 사이 외식업계의 가장 큰 화제는 외국 유명 외식 브랜드의 국내 진출이다. 맥도널드니 버거킹이니 하는 패스트푸드 브랜드가 국내에 상륙한지는 이미 오래고 TGI후라이데이즈 시즐러 베니건스 데니스 등과 같은 대형 레스토랑의 국내 진출이 줄을 잇고 있다.그러나 외국계 외식 브랜드들의 잇단 진출은 말 그대로 「외국 브랜드」의 상륙이지 「외국 기업」의 상륙은 아니다. 현재 국내 외식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외국계 외식 브랜드 중에서 실제로 외국기업이 직접 투자한 외식업체는 한국피자헛과 하드락카페 둘 뿐이다. 나머지는 국내 외식업체가 외국의 외식업체에 로열티를 지불하고 그 외식업체의 브랜드와 그에 따른 제반 권리를 국내에서 사용하는 라이선스 진출이다. 한 마디로 국내 외식시장에서 외국 자본의 진출은 아주 미미한 실정이다.외식시장에 외국 기업의 직접 진출이 미미한 이유는 국내 외식시장이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잡기 시작한 기간이 짧기 때문이다. 국내외식시장은 80년대 후반에 들어서야 현대화하면서 산업으로 자리잡아가기 시작했다. 시장이 미성숙한 상태에서 외국 외식업체들이 위험하게 우리나라에 투자할 이유가 없었다는 말이다. 국내 업체에브랜드 사용권을 주고 로열티를 받으면서 한국에서 장사가 어느 정도 되는지를 살피는게 훨씬 유리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외국 외식업체들이 국내 외식업체에 브랜드 사용권을 양도하고 로열티를 받으며 시장을 조사하고 있는 상태다.국내 유일의 1백% 외국기업 출자 외식업체인 한국피자헛은 처음에는 라이선스 장사를 하다가 한국 시장이 밝다 싶어 직접 투자로 전환한 사례다. 피자헛은 84년에 국내 한 개인에게 브랜드 사용권을줬다가 92년에 한국내 브랜드 사용권을 다시 사들이고 직접 투자를감행했다.◆ 피자헛, 외식업체중 점포수 최고피자헛은 92년 당시 한국에 3천6백91만달러를 투자했다. 이런 과감한 투자는 헛되지 않았다. 피자헛은 직접 진출 4년만에 전국에 1백20개가 넘는 직매장을 거느린 대형 외식업체로 성장했다. 가맹점을제외한 직영점포 수만 따졌을 때 피자헛은 외식업체 중에서 가장많은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피자헛은 전국적인 점포망을 통해96년에 1천여억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이 매출액은 국내 피자시장의 50% 이상에 해당하는 금액이다.피자헛 관계자는 피자헛이 한국에서 성공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한 매장을 개설하는데 결코 적지않은 돈이 들어가지만 한국 외식산업의 성장세를 보고 과감하게 투자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사장을 한국인으로 선임하는 등 현지화에 노력한 점도 한국 시장에 정착하는데 큰 도움을 줬다』고 덧붙였다.피자헛에 이어 두번째로 국내 외식시장에 직접 진출한 외국 외식업체는 하드락카페다. 하드락카페는 미국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음악레스토랑으로 아시아내 하드락카페 운영은 싱가포르의 호텔재벌인HPL이 가지고 있다. HPL은 지난해 12월 서울 동궁예식장과 합작으로 자본금 5백만달러의 하드락카페를 세웠다. 싱가포르의 HPL측이80%를 투자했다. 하드락카페는 개점한지 2개월이 조금 넘었음에도불구하고 하루 매출이 8백만원이 넘는 호조를 보이고 있다.김희수 하드락카페 지사장은 『이런 성장세라면 올해 안에 손익분기점을 지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지사장은 『싱가포르쪽에서는 서울의 하드락카페가 자리를 잡는대로 부산이나 광주등 광역도시에 2∼3개 매장을 더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지사장은 또 하드락카페는 세계적으로 한 도시에 한 매장을 원칙으로하기 때문에 한국에서 매장을 확대해봤자 4개를 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국내에 직접 진출한 피자헛과 하드락카페가 성공적으로 영업을 펼치고는 있지만 외국 유통업체들이 라이선스 진출에서 직접 진출로급격히 전환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국내 외식업체끼리의경쟁이 치열해져 위험부담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일부러 돈을투자하는 위험을 감수하기 보다는 로열티를 받는 편이 안정적이라는게 대부분 외국 외식업체들의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