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업종에 비해 다단계판매시장은 유독 외국계 업체의 직접 진출이 두드러진다. 외국다단계판매업체가 한국법인을 설립하고 들어오는데는 판매네트워크를 운영하는 노하우가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만큼 합작투자형태를 취하기가 어렵고 또한 국내업체의 다단계판매에 대한 인식도 낮아서 파트너를 구하기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지난해말 현재 국내에서 활동하는 업체는 모두 13개 업체. 한국암웨이 썬라이더코리아 한국이엑셀인터내셔널 뉴스킨코리아 렉솔코리아 등이 한국에 법인을 설립, 7천7백억원으로 추산되는 국내다단계판매시장을 놓고 국내업체와 경쟁중이다. 국내시장에 외국다단계판매업체가 처음 진출한 것은 91년 11월. 미국 최대의 다단계판매회사인 암웨이가 첫상륙했다. 이후 썬라이더코리아와 한국이엑셀인터내셔널이 비슷한 시기에 국내에 진출했다.그러나 이들 3업체는 피라미드판매업체로 오해받으면서 한국지사대표와 간부들이 구속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다가 본격적으로 해외업체가 몰려오게 된 계기는 95년 7월 「방문판매 등에 관한법률」이 개정되면서부터다. 이 법률의 개정으로 다단계판매는 「피라미드판매」와 구별되는 첨단마케팅기법이라고 공인받았고 외국업체의 국내진출의 물꼬를 터줬다. 지난해에만 뉴스킨코리아 렉솔코리아 GNLD인터내셔널 한국허벌라이프 등이 잇따라 국내에 진출했다. 앞으로도 해외다단계판매업체의 국내진출이 잇따를 전망이다.전희덕 한국허벌라이프 사장은 해외업체의 경쟁적 진출에 대해 『한국암웨이나 뉴스킨 등 선발업체가 단기간에 성공한 사실이 후발업체에는 상당히 고무적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라면서 『다단계판매는 학연 지연 혈연 등 인맥을 통한 판매가 다수를 차지하는데 한국은 이같은 인적판매에 유리한 문화정서가 형성돼 있으며 또한 인구 밀집도가 높아 물류비가 적게 드는 등 좋은 장점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이들 국내진출업체는 다년간 축적한 다단계판매경험과 고품질의 제품을 들고 와서 국내시장을 거의 다 장악했다. 지난해 한국암웨이는 3천4백여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그다음뉴스킨코리아(1천1백80억원) 썬라이더코리아(4백30억원) 한국이엑셀인터내셔널(38억원) 렉솔코리아(8억2천만원) 순이다. 특히 뉴스킨코리아는 1년도 채안돼 1천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등 초고속성장했다. 유모세 뉴스킨 영업부장은 급성장 비결에 대해 『뉴스킨이란 브랜드가 이미 국내에 알려져 있고 미국과 캐나다에서 축적한판매노하우 그리고 판매원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한 후원수당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뉴스킨 1년만에 1천억원 매출 초고속성장이들 업체의 판매제품은 세제류 화장품 건강보조식품 등 소비재에편중돼 있다. 대부분 미국본사에서 직접 수입해 온다. 다만 한국암웨이는 91년 준공한 충북 음성공장에서 자동차와 주택용 세정제 등7개 종류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렉솔코리아는 오는 7월부터OEM방식으로 정수기를 국내에서 조달할 예정이다.이들 해외업체는 품질과 운영기법에서 국내업체보다 우위에 있다보니 경제외적 요소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인다. 사회적 물의를 빚는피라미드판매업체와 차별성을 부각시키고 해외업체가 국내시장을독식하고 있다는 비판여론을 무마하는데 노력을 기울인다. 한국암웨이가 일찍부터 음성에 세제공장을 가동하거나 환경보호기금 출연, 불우청소년 보호기금출연, 장애인 교통캠페인후원 등 다양한사회활동을 통해 친근한 이미지를 심는데 노력하는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이밖에도 뉴스킨 등 몇몇 업체는 국내언론인을 미국 본사에 데려가 회사의 실체를 알려주는 등 부정적 여론을 희석시키는데 노력하고 있다.지금까지 무풍지대를 질주하던 해외업체들도 적수다운 적수를 만났다. 다단계판매시장의 매력을 미처 깨닫지 못했던 국내업체들이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진출하면서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또한 해외업체간의 경쟁도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국내업체가 그러나 해외업체의 적수가 되기에는 시기상조라는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한국썬라이더의 한 관계자는 『다단계판매는 오랜 운영경험과 제품의질에 좌우되는데 국내업체가 해외업체와 경쟁하기에는 다소 시간을요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