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뚝없는 산업」 「무형의 수출산업」이라는 관광산업. 그 중심에 서있는게 호텔이다. 이런 호텔업에도 외국자본의 국내시장진출이 최근 급속히 이뤄지고 있다. 이는 2000년의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개최와 2002년 월드컵유치 등으로 관광숙박시설에 대한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활발한 신규투자와 함께외국기업의 국내호텔업에 대한 진출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국내 호텔업계에 외국자본이 진출한 것은 이미 지난 60년대부터.당시 정부에서 관광수용시설을 확충하기 위한 정책의 일환으로 외국기업(인)의 국내 호텔업에 대한 투자를 개방했었다. 84년부터는외국자본의 투자지분도 1백% 허용해 왔다. 자본진출만이 아니다.외국경영자 및 종업원들도 특별한 규제를 받지않고 호텔업에 종사해 왔다. 그래서 지난 94년 우루과이라운드(UR)로 한창 시끄러울때에도 「UR타결이 국내호텔업에 미치는 영향은 별로 없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지금도 외국자본의 국내호텔업에 대한 진출은더욱 속도가 붙고 있다. 바뀐 것이라면 자본이 일본 미국 홍콩 등특정국가에서 말레이시아 프랑스 등으로 늘어났다는 점과 호텔업에진출하는 국내기업들이 늘면서 외국자본의 국내진출도 빨라지고 있다는 점이다.현재 국내 호텔업에 가장 많이 투자한 나라는 일본. 서울의 대표적인 최고급호텔인 하얏트호텔의 경우 일본 후지타사가 전액을 출자하다시피한 호텔이며 서울과 부산의 롯데호텔도 일본 롯데에서 전액 또는 상당부분을 출자한 상태다. 이밖에도 서울의 호텔신라 프라자호텔 올림피아호텔 르네상스서울호텔 퍼시픽호텔 , 부산의 해운대그랜드호텔 등도 일본자본이 투자해 일정지분을 갖고있는 호텔들이다.워커힐호텔은 홍콩기업이 투자를 했으며 부산의 파라다이스비치호텔과 이랜드그룹에서 뉴설악호텔을 인수해 새단장한 켄싱턴호텔,이천의 미란다관광호텔 등은 말레이시아기업들이 투자를 한 호텔들이다.◆ 노보텔·소피텔체인으로 아코르 공격경영최근 가장 활발한 국내진출을 보이는 외국기업은 호텔 여행사 레스토랑 바우처 등을 소유하고 있는 프랑스의 관광레저그룹인아코르(Accor)그룹. 아코르의 국내진출에 있어 두바퀴는 노보텔과소피텔체인. 아코르는 지난 93년 개관해 현재 영업중인 강남 노보텔앰배서더강남에 8백만달러(지분율 30.19%)를 투자한데 이어 올6월 개관 목표인 노보텔앰배서더구로에도 2백81만8천달러(지분율17.65%)를 투자했다. 한국측 파트너인 (주)앰배서더(강남)와 앰배텔(구로)측은 당초부터 투자지분만큼 수익을 나눠갖기로 합의한 상태이며 호텔경영컨설팅 등에 따른 비용도 챙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아코르사의 공격적인 한국시장진출에 대해 노보텔앰배서더강남의김연홍씨는 『아시아·태평양시장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어 이미 아·태지역을 관리하기 위한 아코르 아·태지역사무소(AAPC)를 세웠으며 비즈니스맨들을 위한 틈새시장의 진출이란 컨셉이 국내호텔합작사의 경영방향과 잘 맞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아코르사가 인수합병을 통한 영역확장이 활발한 기업이라는 사실에서 국내호텔업체에서는 경계의 눈길을 늦추지 않고 있다. 그런면에서 장충동의 소피텔이 주목을 받고 있다. 원래 아코르그룹의 프랜차이즈였으나 최근 아코르본사에서 총지배인을 직접 파견해 경영에적극 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70년대 「율산신화」의 주인공인 신선호씨가 재기의 발판으로 삼고신축중인 호텔에도 외국기업이 투자했다. 98년말 개장을 목표삼아서울 메리어트호텔(가칭)로 이름 붙여진 이 호텔은 현재 센트럴관광개발(주)을 통해 신씨가 소유하고 있는 강남고속터미널 호남선부지에 세워진다. 객실수 4백실 규모의 특1급호텔로 계획된 서울 메리어트호텔은 전세계에 1천5백개의 호텔체인망을 갖고있는 미국의메리어트인터내셔널호텔에서 4백50만달러를 투자했다.한라그룹이 전남 영암군 삼호면에 짓는 마르코폴로호텔의 경우 말레이시아의 센추리개발에서 49%의 지분에 해당하는 2천만달러를 투자했다. 특히 마르코폴로호텔은 세계호텔체인업계의 절대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홀리데이 인 월드와이드사와 프랜차이즈계약을 맺어홀리데이 인 마르코폴로를 정식명칭으로 사용하게 된다. 이밖에도미국의 포시즌 콘래드 등의 호텔체인과 아시아의 대표적인 호텔체인으로 싱가포르에 본부를 둔 샹그리라 등도 국내진출을 타진하고있는 것으로 업계에서 말이 나오고 있다.한편 외국기업의 국내호텔업진출에 대해 일부에서는 관광산업의 진흥, 국내호텔의 객실부족 해소, 호텔경영과 서비스의 질적 향상 등을 이유로 투자를 더욱 장려해야 한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L호텔의 정모씨는 『하얏트호텔이 최고의 호텔로 자리잡은 것에 대해 외국 즉 일본자본이 전액출자된 호텔이라 영업수익이 본국으로 송금되지 않고 모두 호텔에 다시 투자되는 이점 때문』이라고 말했다.물론 마케팅이나 서비스 시설 등의 우수성도 큰 몫을 하고 있지만더 큰 요인은 바로 외국자본이 투자된 호텔이라 영업이익이 본국으로 송금되지 않고 모두 투자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