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삐시장만큼은 일본업체들이 한국업체의 경쟁상대가 못된다.』지난 5∼6년간 한국에 삐삐신화를 일으킨 주역 「삐삐4총사」의 포부다. 팬택 스탠더드텔레콤 엠아이텔 텔슨전자등 4대 중견무선호출기 제조업체인 이른바 「삐삐4총사」는 국내 삐삐신화의 여세를 몰아 세계시장에서도 신화를 재현하려 하고 있다.90년대초 미국 모토로라와 일본 NEC가 독점하다시피한 국내 삐삐시장의 양상을 정반대로 바꿔놓은 이들 4개업체는 미국의 모토로라와일본 NEC가 양분하다시피한 세계 삐삐 시장에서도 새로운 변수로떠올랐다. 이들 「삐삐4총사」는 해외시장개척에 적극나서 지난해3백20억원에 머물렀던 삐삐 수출을 올해는 무려 2백50%나 증가한8백억원으로 책정한 상태.팬택(대표 박병엽·33)은 이미 초소형 무선호출기로 현지업체와 일본업체들을 따돌리고 동남아시아시장의 30%를 장악할 정도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수출규모는 1백60억원이었다. 올해는 중국프랑스 캐나다 미국등으로 수출지역을 확대, 2백40억원으로 증가할전망이다.특히 팬택은 일본의 개인휴대통신인 PHS단말기를 독자기술로 개발,10만대를 일본 3대통신사업자인 DDI포켓그룹에 자체브랜드로 공급한다.스탠더드텔레콤(대표 임영식·41)은 중국에 40만대를 수출하는 것을 시작으로 올해안에 3백20억원의 실적을 올릴 계획이다.디코더IC와 MPU등 핵심부품을 자체기술로 개발한 스탠더드텔레콤은최근 3개의 핵심부품을 하나의 칩으로 통합, 더욱 작고 가벼운 제품을 만들어 낼수 있게 됐다.텔슨전자(대표 김동연·38)는 미국 현지법인을 통해 매달 3만대의삐삐를 수출하고 있다. 중국과 동남아시아시장도 집중공략, 지난해 24억원에 불과했던 수출물량을 1백20억원으로 늘릴 계획이다.텔슨전자는 94년 광역삐삐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발,「광역삐삐왑스」돌풍을 일으켰다.엠아이텔(대표 이가형·40)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수출에 나서 1백2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엠아이텔은 「삐삐4총사」의 후발주자였지만 광역무선호출기로 성숙기에 들어선 삐삐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엠아이텔이 설립된 94년 8월은 이미 삐삐 사용자가6백만명이 넘은 상태에서 덤핑판매가 난무하고 있었다. 기존 사업자들의 수익성도 떨어지던 때였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늦게 참여했음에도 불구하고 광역삐삐시장의 30%를 점유할 정도로 급성장한것은 기술력 때문이다. 이사장은 동료연구원들과 함께 신제품개발에 매달린 결과 7개월만에 국내에서 두번째로 광역삐삐 「와이드어필」을 만들어 냈다. 「와이드어필」은 발매후 매달 5만∼6만대가팔릴 정도로 인기가 좋았다.지난해 7월엔 자동이득조정(AGC)회로를 내장한 광역삐삐를 모토로라보다 먼저 개발, 세계최초개발의 영예를 차지했다.한국 삐삐시장은 「작고 가벼우면서도 뛰어난 성능의 제품경연장」이라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물론 디자인뿐 아니라 서비스의 종류도 단순호출에서 음성·문자·광역등 다양해졌다. 최근엔 삐삐로도다양한 형태의 정보를 제공받을수 있는 고속문자호출서비스를 준비중이다. 팬택과 스탠더드텔레콤은 자체기술로 플렉스방식의 고속삐삐 개발을 마치고 서비스개시일만 기다리고 있다.한국의 삐삐시장성장사는 신화적이다. 지난 90년 42만명에 불과했던 삐삐가입자가 올해 1천2백만명으로 급증, 불과 7년만에 3백배나증가했다. 전국민 4명중 1명꼴로 삐삐를 갖고 있는 셈이다. 세계삐삐시장도 신화적으로 급성장, 전세계인구 25%의 허리춤에「삐삐4총사」의 삐삐가 달리게 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