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애니메이션 정책의 실무 최고 책임자는 문화체육부 문화산업국장이다. 물론 TV애니메이션의 경우 공보처 정책에도 영향을 많이받지만 기본적으로 애니메이션 제작 지원이나 교육문제, 행사추진등은 문화산업국 소관이다. 오지철 문화산업국장을 만나 애니메이션산업 지원책과 앞으로 정책에 대해 들어봤다.▶ 문체부에서는 여러 가지 만화산업 육성책을 마련, 시행하고 있는데현재 어떤 식으로 추진되고 있는가.우리나라를 대표할만한 캐릭터를 키우기 위해 캐릭터공모전이라든지 시나리오 작가 발굴을 위한 애니메이션 공모전을 95년부터 시행해 오고 있다. 인재 양성을 위해서는 지난해 세종대 등 만화 관련학과가 개설돼 있는 9개 대학에 만화 영상물 제작비로 1억원을 지원했다. 올해는 12개 대학에 1억2천4백만원을 지원할 계획이다.95년부터 시작한 서울국제만화페스티벌도 만화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데 기여했다고 생각한다. 올해부터는 이 대회를 민간에 이양, 애니메이션제작자협회 등 만화 관련 5개 단체장 등이 중심이 돼 자율적으로 준비하도록 했다.▶ 서울국제만화페스티벌 외에도 올해 애니메이션 관련 행사가 3개가더 열려 낭비라는 지적이 많다.올해 극장용 애니메이션이 3편이나 나오고 애니메이션 행사가 많아졌다는 사실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어쨌든 애니메이션 산업을 육성해온 결과가 나타난 것이라고 본다. 행사가 한꺼번에 몰린 것은 내년부터 정리가 될 것이다.이미 MBC측과 얘기해서 내년에는 서울국제만화페스티벌만 열고MBC애니메이션 엑스포는 그 다음해 여는 식으로 해서 서로 번갈아가며 2년에 한번씩 하기로 했다. 춘전만화축제의 경우는 지역 축제이니만큼 지방자치체 독자적으로 계속 하기로 했고 동아-LG애니메이션 공모전은 신인 공모전 위주라 다른 행사와 성격이 다르다. 신인 등용문으로 발전시켜 나가는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애니메이션 산업이 발달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하다고 보는가.우리에게 가장 부족한게 기획력과 창조력이다. 그러나 기획력과 창조력이라는 것은 영상산업 전체, 더 나아가서는 그 나라 전체의 문화적 수준과 관련이 있다. 애니메이션이 그 나라 문화의 총화라 할때 기획력이나 창조력이라는 것은 전반적인 문화 수준이 오를 때함께 향상되는 것이다.우리는 고유의 스토리를 개발하고 다양한 기법을 시도하는데 있어서도 좀 뒤떨어지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것은 만화를 보는 인식이전근대적이었기 때문이었다고 본다. 만화하면 오락으로만 여겼고같은 문화계에서도 만화는 좀 하위 취급을 받았던게 사실이다. 애니메이션이 발전하려면 이런 인식이 고쳐져야 한다.▶ 앞으로의 애니메이션 산업 지원책을 소개해달라.애니메이션을 수출하는 것도 벤처사업의 일종이라고 보고 다른 벤처기업 수준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서는 통상산업부와 합의를 봤다. 장기적으로 만화산업의 정보교류 창구역할을 할 서울시「만화의 집」 건립 과 서울종합촬영소 애니메이션센터 건립을 추진할 계획이다. 문체부 소관은 아니지만 공보처와 협의, 공중파 방송에서 국산 애니메이션의 방영 비율을 높이는 방안도 강구할 방침이다. 현재 전체 애니메이션 방영 시간중 국산 비율이 10%도 안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국산 애니메이션 최소 방영 비율을 전체애니메이션 방영 시간의 30%로 한 뒤 점차적으로 50%로 올리든지하는 쿼터제가 필요하다고 본다.▶ 극장용 애니메이션은 만들어도 상영할 데가 마땅치 않다. 애니메이션 전용관이 필요하다는게 애니메이션 업계의 주장인데.애니메이션 전용관 설립은 중요하다고 보지만 지금 당장은 어떻게할수 없는 부분이다. 그렇지만 얼마전에 허리우드극장이 한국영화전용관을 개설했듯 애니메이션 전용관 설립도 먼 미래의 일은 아니라고 본다. 올해말부터 대기업들이 짓는 복합 영상관이 완성되는데이때쯤해서 애니메이션 전용관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애니메이션 전용관을 만들면 여러 가지로 지원해주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인터뷰 / 김석기 한국 애니메이션 제작자협회 회장"작품에 정부 지원 절실"▶ 한국 애니메이션의 역사는 꽤 오래된 것으로 아는데 94년에야 협회가 결성된 이유는.최근에야 애니메이션이 고부가가치산업이라 해서 각광을 받게 됐지그동안은 별 관심도 못 끌었다. 애니메이션산업이라 해봤자 미국과일본의 하청업체 수준이었다. 애니메이션을 전망있는 산업으로 보기 시작한게 불과 3∼4년 전이다. 협회는 94년에 애니메이션을 수출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정부의 발표가 나온 뒤 정부에 업계의 입장을 전달하는 창구로 구성하게 됐다.▶ 협회가 주로 하는 일은.정부의 애니메이션 정책에 관해 건의하고 회원사의 권익을 보호하는 일이다.올해부터는 서울국제만화페스티벌(SICAF) 행사를 우리가주관하게 됐다. 애니메이션 산업이 대폭발이라 할만큼 커지고 있기때문에 국내 애니메이션 산업 발전에도 큰 몫을 담당해야 한다는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국내 제작업체들이 자체적으로 애니메이션을 창작하지 못하는 것은기획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제작업체들이 지금까지 주로 해온 작업은 그림을 그리는 노동집약적인 부분이었다. 기획이나 마무리나 중요한 부분은 다 외국 업체들이 했다. 그러다보니 기획력이나 마케팅 능력을 키울만한 기회가거의 없었다. 직접 기획해서 창작을 하려해도 애니메이션 제작에는십억원대의 돈이 드니 섣불리 손을 댈 수도 없었다.▶ 애니메이션 산업 발전을 위해 정부에 건의하고 싶은게 있다면.현재도 정부에서 애니메이션 산업 육성을 위해 시설자금 등을 지원하고 있지만 작품에도 지원해줄 정도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프랑스의 경우 애니메이션 기획이 일정한 조건에 맞으면 전체 제작비의 40% 가량을 문화기금으로 지원한다. 이 지원금은 공공기금이기때문에 상환하지 않아도 된다. 정부의 이런 지원에 힘입어 프랑스애니메이션은 단기간에 급성장했다.★ 인터뷰 / 김병현 제이콤 애니메이션팀 사업본부장극장수입보다 캐릭터가 '돈'국내에서 제작된 극장용 애니메이션들이 대부분 실패했는데 <꼬마대장 망치 designtimesp=5134>는 성공할 것이란 자신감이 있는지.지금까지 극장용 애니메이션들이 실패한 것은 극장 관람료인 흥행수입에만 의존했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흥행수입으로는 제작비만건지거나 아니면 1, 2억 적자보고 나머지는 캐릭터 사업에서 벌어들인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애니메이션은 캐릭터 장사를 하기위해 만든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망치의 경우 만화가 허영만씨가만화로 연재해 인기를 끌었고 현재 여러 가지 이벤트로 홍보를 계속하고 있어 캐릭터 자체가 친근하다.▶ 제작비는 어느 정도로 예상하고 있는가.마케팅 비용까지 모두 합해 2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애니메이션은 90% 이상이 사람이 직접 하는 노동집약적인 작업이기 때문에 인건비가 많이 든다. 실사 영화보다 제작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앞으로 계획을 소개해달라.올해 <아깨비의 과학여행 designtimesp=5143>이란 과학교육 비디오 12편을 출시하고내년에 극장용 애니메이션인 <꼬마대장 망치 designtimesp=5144>와 비디오인<고인돌 designtimesp=5145>을 선보인다. <꼬마대장 망치 designtimesp=5146>의 경우 극장 상영 후에26편짜리 TV시리즈로 다시 제작할 계획을 갖고 있다. 반복적으로망치를 내보내야 캐릭터 사업을 계속할 수 있다. 궁극적인 목표는장기적인 사업을 통해 기획에서부터 제작 배급 마케팅까지 모두 망라하는 메이저급 애니메이션 업체가 되는 것이다.▶ 해외 수출 계획도 가지고 있는가.물론이다. 그러나 지금은 해외 시장을 겨냥한 작품 기획은 의미가없다. 국내에서도 경쟁력이 없는데 해외 시장에 어떻게 나가는가.지금은 국내 시장에 맞는 규모로 투자, 국내 시장에서 승부를 걸어야 한다. 그러다 실력을 쌓으면 해외 시장을 겨냥한 대규모 작품에도 손을 댈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