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은 애니메이션 하나로는 높은 부가가치를 올릴 수 없다.극장 수입료나 비디오 판권료 등으로는 제작비 정도 맞출 수 있는수준이다. 수익은 캐릭터 사업에서 올리는게 보통이다. 애니메이션의 캐릭터가 상품화돼서 벌어 들이는 돈은 많을 경우 흥행 수입의몇십배에 이르기도 한다. 일본의 극장용 애니메이션의 대부로 일컬어지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이웃집 토토르 designtimesp=5094>의 영화상영 수입은 7억엔이었지만 캐릭터 판권 수입은 1백50억엔이었다. 극장 흥행수입의21배가 넘는 수익을 캐릭터 사업으로 벌어들였다.제일제당 캐릭터팀의 남정록팀장은 『애니메이션을 기획할 당시부터 캐릭터를 어떻게 상품화할 것인가 염두에 둬야 한다』며 『캐릭터 상품화에 대한 마케팅 전략없이 흥행수입이나 방송사 판매료만바라보고는 실패하기 십상』이라고 말했다. 특히 세계를 대상으로극장 흥행수입을 올리는 디즈니와 달리 우리는 일차적으로 시장이한국으로 한정돼 있어 캐릭터 상품화에 성공하지 않고서는 애니메이션으로 돈을 벌수 없다는 설명이다.캐릭터 또는 캐릭터 상품이란 어떤 인물의 이미지를 상품으로 개발한 것을 의미한다. 한 인물을 상품에 부착할 수 있는 권리를 주고일정 금액의 돈을 받는 사업이 캐릭터 사업이다. 상품화될 수 있는캐릭터는 애니메이션의 주인공만이 아니다. 얼마전에 개그맨 이홍렬씨를 캐릭터 「뺑코」로 개발했듯 실제 인물도 캐릭터로 상품화될 수 있다. 어떤 상품의 이미지를 확고하게 하기 위해 회사내에서독자적으로 캐릭터를 만들기도 한다. 「물 먹는 하마(제습제)」라든지 「산도깨비(탈취제)」등이 대표적이다. 단지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가장 보편적으로 쓰이는 이유는 애니메이션의 인기를 등에 업고 쉽게 상품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캐릭터 사업의 선두주자는 단연 디즈니다. 디즈니는 약 1천개의 캐릭터를 보유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만 매년 1백50억원 정도를 로열티로 벌어들인다. 디즈니는 국내 완구업체나 의류업체에 미키마우스 등 캐릭터 사용권리를 주고 대략 해당업체 매출액의 12%가량을 사용에 대한 대가로 받아간다. 이 디즈니의 캐릭터가 우리나라전체 캐릭터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디즈니가 일년간 벌어들이는 로열티 1백50억원을 근거로 역추적해들어가면 국내 캐릭터 시장은 5천억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이중1천억원 정도가 복제품 시장이다. 캐릭터를 이용한 팬시상품이 벌어들이는 돈이 대략 5천억원으로 전체적으로 캐릭터 팬시시장은1조원 가량인 것으로 추정된다.국내에서 성공한 대표적인 캐릭터로는 만화가 김수정씨의 「아기공룡 둘리」라는데 별다른 이견이 없다. 둘리는 83년에 출판만화로나온 뒤 비디오로 제작된 다음 캐릭터로 이용되기 시작했다. 둘리캐릭터는 지난해 극장용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져 성공을 거둔 뒤더욱 인기가 높아졌다. 둘리 캐릭터는 40여개 업체에 판매돼 햄 소시지 등 식음료에서부터 은행통장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이용되고있다. 둘리가 연간 로열티로 벌어들이는 돈은 7억원 수준이다.둘리의 성공 사례에 힘입어 최근 애니메이션 제작사들은 애니메이션 기획 초기부터 캐릭터의 상품화 여부에 관심을 쏟는다. 문구업체인 모닝글로리의 경우 애니메이션 <전사 라이안 designtimesp=5101>에 제작비를 댄후 라이안의 캐릭터를 완구에 이용하기로 했다. 투니버스는 <영혼기병 라젠카 designtimesp=5102>의 기획초기부터 완구업체인 서울화학 및 대교출판과캐릭터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 서울화학은 라젠카 캐릭터를 완구에, 대교출판은 라젠카를 이용한 책을 출간하기로 했다.제일제당 남팀장은 『소비자들은 미키마우스가 그려진 상품을 보면마치 KS표시를 보듯 신뢰감을 느낀다』며 『이 정도 믿음이 가는캐릭터를 키우기 위해서는 캐릭터 관리를 잘 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