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신환 매매차익 극대화 노려…참여은행 증가로 수익성 낮아져

시중은행들이 해외이민자들을 겨냥한 마케팅에 적극적이다. 이들은행들은 4인가족 투자이민시 1백50만 달러까지 들고 나가는 해외이주비를 비즈니스 대상으로 삼고 있다. 해외이민자들이 한꺼번에자금을 가져가기 보다는 시차를 두는 관행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계산이다. 또한 전신환 매매차익의 극대화를 꾀한다. 국내재산을 처분, 전신환으로 송금할 때의 매매차익을 얻고자 한다.일반적으로 해외이민자들은 외무부로부터 해외이주신고 확인서를발급받고 3년안에 해외이주비를 가져가야 하나 보통 국내은행에 일정기간 예치하는게 관행이다. 금리가 낮은 미국이나 캐나다 은행에예금하기 보다는 국내은행에 맡겨뒀다 필요한 시기에 가져가겠다는「국제재테크」에 대한 이민자들의 안목이 높아졌기 때문이다.시중은행들은 평균 1년 6개월 정도 예치되는 해외이주비를 끌어들이기 위해 해외이민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90년대 들어서의사 중소기업경영자 엔지니어 대학교수 등 고학력 고소득층의 이민이 활발해지면서 이들의 자금을 유치하기 위한 서비스 경쟁이 한창이다.지난 94년 5월에 개설된 외환은행의 이민전담센터를 시작으로 해외이주자클럽(하나은행) 월드플라자(보람은행) 주은월드서비스(주택은행) 등이 비교적 활발하게 이민비즈니스를 수행하고 있다. 이들은행은 △환율우대 및 수수료면제 △금융자산 운영 △수수료 감면△국내 부동산관련 서비스 △외국계은행과의 제휴를 통한 신용카드및 통장발급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해외 이민자에게 매월 소식지 제공우선 해외이민자들이 미국이나 캐나다 등 현지은행에 개설한 계좌로 송금할 때 금액과 횟수에 무관하게 수수료를 면제해 준다. 게다가 재테크 전문가들이 국내와 이민국간의 금리차, 환율변동폭 등을고려해서 가장 유리한 시기에 송금하도록 조언을 해주고 있다. 원화를 달러로 환전할 때 은행측의 마진폭을 대폭 줄여 고객에게 혜택을 돌려준다. 또한 해외이민자들이 국내에 예치한 자금을 운영해주고 있다.이민전담센터의 관계자들은 고객들의 자금스케줄, 양국간 금리와환율차 그리고 고객의 유동성선호 정도 등을 고려해서 단기고금리상품을 추천해 준다. 보람은행에서는 「십장생정기예금」이나 중도에 입출금이 가능한 가계금전신탁 등을, 외환은행에서는 「YES 큰기쁨 예금」이나 「YES플러스 통장」등을 고객에게 적극 추천한다.부동산 관련 서비스도 해외이민자에게 필수적인 항목이다. 보람은행은 집을 전세놓고 이민가는 고객을 위해 임대차 계약의 갱신과재산세를 대납해 주고 있다. 현재 보람은행이 부동산을 관리해 주는 고객은 1백여명에 달한다고 월드플라자의 조웅기 대리는 밝혔다.이밖에도 국내 예금실적이나 부동산을 담보로 현지은행에서의 대출이나 계좌개설, 신용카드 발급 등을 알선해 주고 있다. 외환은행을비롯한 하나 보람 주택은행 등은 현행 외환관리법상 국내 동산이나부동산을 담보로 대출가능한 20만 달러까지 보증해 준다. 특히 외환은행은 「캐나다 외환은행」을 통해 최대 25만 캐나다 달러의 영세사업자금을 대출해 주고 있다. 국내은행과 제휴를 맺은 캐나다은행들이 중대형 사업대출에 치중하는 것과는 달리 현지사업기반이취약한 신규 이민자들을 고객으로 삼고 있어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있다고 외환은행 이민전담센터의 이해련 대리는 말했다.하나은행은 매월 국내 경제동향에 대한 정보를 해외이민자들에게제공하고 있다. 매월 「Hana Overseas Korean Club News」라는 소식지 1백50여부를 해외이민자 가정으로 발송한다. 해외이민자들이국내의 금리 부동산 환율 등에 대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있어 이를 충족시켜 주자는 취지다.이같은 서비스 제공을 통해 하나은행은 지난해 8천3백만 달러, 외환은행은 7천6백만 달러, 주택은행은 4천4백만 달러, 보람은행은3천3백만 달러의 송금 실적을 올렸다. 또 해외이민자들이 이들 은행에 맡긴 예금은 3백30억원(하나) 3백20억원(외환) 2백40억원(주택) 2백14억원(보람) 등이다. 하나은행 수송동지점의 경우 지난해해외이민자들을 대상으로 8천1백만 달러의 송금과 3백10억원의 예금실적을 기록해 3억 8천만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전신환 매매차익이 주된 수익원이었다.올해들어 송금과 예금실적은 증가하는 추세다. 상반기 송금실적을보면 4천3백만 달러(하나) 3천8백만 달러(외환) 3천1백만 달러(주택) 1천5백만 달러(보람) 등의 순이다. 예금은 3백17억원(하나)3백억원(외환) 2백50억원(보람) 2백20억원(주택) 등의 순이다.◆ 금리·환율 재테크기법 요구시중은행들이 경쟁적으로 송금수수료 면제와 부동산 관리, 각종 세무 회계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것은 이민자들의 해외이주비를유치하기 위한 포석이다. 또한 해외이민자들이 국내재산을 처분한달러를 전신환으로 송금할 때 전신환 매매차익이 은행의 주요 수입원으로 들어오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캐나다를 선호하는 이민자들은 해외이주비를 초과하는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 이를 예치하고자하는 경쟁이 치열하다. 고금리에 따른 은행의 수지악화 개선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는 사업이라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여기에다 해외이주공사의 부실한 서비스제공에 실망한 고객들이 이주국에 관한 투자정보나 국내경제동향을 은행측에 요구하고 있어이를 충족시켜줘야 한다는 현실적 필요성도 작용하고 있다.외환과 하나은행이 선발업체로 참여했던 은행권의 이민비즈니스는참여은행의 증가로 수익성이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평균 3백여억원의 예치금을 운영해서 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또한 해외이민자들이 점차 줄어드는 것도 전신환 매매차익을 감소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한다.이정세 하나은행 외환업무실장은 『수신금리가 높아 단기자금 운용을 통해 이익을 얻기가 마땅치 않고 달러당 평균 3원에 달하는 전신환 매매차액도 참여은행이 많아지면서 점차 줄어드는 추세』라고어려움을 호소했다. 이실장은 앞으로도 은행권의 이민비즈니스 상황이 별로 개선될 것같지 않다고 전망했다. 해외이민자들의 감소와고금리에 따른 단기자금 운영의 부담 때문에 이민비즈니스를 포기하는 은행이 속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은행권의 이민비즈니스가 단순히 송금이나 환전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환율이나 금리에대한 안목과 부동산 관리능력 그리고 외국계 은행과의 제휴 등 나름대로의 전문성이 요구되기 때문이라는게 이실장의 판단근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