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관련 행사도 돈이 된다」.이 사실에 현혹돼 많은 단체들이 애니메이션 행사에 뛰어들고 있다. 지난해까지 애니메이션 관련 축제는 정부가 만화산업 육성을위해 95년에 출범시켰던 「SICAF(서울국제만화페스티벌)」하나 뿐이었다. 이것이 올해는 춘천만화축제(춘천시 주최) 서울 애니메이션 엑스포(MBC주최) 동아·LG국제만화페스티벌(동아일보 주최) 등이 가세해 4개로 늘어났다.애니메이션 행사가 갑작스레 붐을 이루는 이유는 SICAF의 성공에고무된 측면이 많다. SICAF는 1회 행사인 95년에 15만명, 지난해에40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게다가 지난해의 경우 행사 후 3억원이흑자로 남았다. 이 3억원의 흑자는 애니메이션 행사에 대한 관심을끌어모으는 기폭제 역할을 했다.그러나 3억원이라는 흑자의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빛 좋은 개살구」일 뿐이다. 지난해 SICAF를 준비하고 진행하는데 쓰인 돈이13억원. 이중 기업 협찬금이 10억원이었다. 기업 협찬금은 돌려주지 않아도 되는 부분이니 결론적으로 13억원 들여서 6억원 벌어3억원 남겼다는 계산이 나온다. 엄밀한 의미에서 흑자 대회였다고는 할수 없다. 세종대학교 영상만화학과의 한창완 강사는 『정부주도의 행사여서 기업 협찬금이 많이 모였지 민간 주도면 이 정도협찬금을 모으기가 쉽지 않다』며 『일정 정도의 기업 협찬금을 따내지 않고서는 우리나라에서 애니메이션 관련 행사로 돈벌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SICAF의 사례를 확대 해석해 애니메이션 행사를「황금알을 낳는 거위」쯤으로 생각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지적이다.◆ SICAF 3억원 흑자도 ‘빛좋은 개살구’한 행사당 장소 임대료와 작품 구입비를 합해 최소 10억원이 드는데 비슷한 시기에 4개의 행사를 제각기 여는 것은 「낭비」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차라리 4개 행사를 통합해 하나만이라도 제대로 키우는게 낫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한강사는 『행사가 많이 열리는 것이 낭비인 측면도 있지만 긍정적인 면도 있다』며 『애니메이션 행사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재능있는 신인을 발굴할 수 있는기회가 많다는 얘기』라고 주장한다.페스티벌을 통해 능력있는 인재를 발굴, 애니메이션 산업 발전의토대로 삼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는 지적이다. 애니메이션 행사의 붐은 그만큼 애니메이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음을 뜻한다. 모든 발전은 관심에서 시작된다. 이번 애니메이션 행사들을 바라보는 관점도 여기에서 출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안시'·'히로시마' 세계 양대 페스티벌애니메이션 페스티벌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열리는 인기 행사다. ASIFA(세계애니메이션필름협회)가 공인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로는 프랑스 안시와 일본 히로시마, 캐나다 오타와,유고의 자그레브, 불가리아의 베로나 등이 있다. 이 5개의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을 세계 5대 페스티벌이라 한다. 이 중 안시와 히로시마가 가장 큰 행사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의 양대산맥으로 불리고 있다. 안시와 히로시마 페스티벌은 2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데안시가 홀수연도에, 히로시마가 짝수연도에 열린다.안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은 원래 칸영화제의 한 부분이었다가 행사가 커지자 65년부터 독립했다. 안시에는 ASIFA 본부가 자리하고있어 도시 자체가 애니메이션을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보인다.히로시마 행사는 UN이 세계 애니메이션의 해로 정했던 85년에 시작됐다. UN은 세계 애니메이션의 해를 기념하기 위해 국제 애니메이션대회를 열 계획으로 <철완 아톰(한국 번역명 우주소년 아톰) designtimesp=5107>의만화가인 일본의 데스카 오사무에게 자문을 구했다. 데스카는 UN의자문요청에 적극 응하는데서 더 나아가 행사를 히로시마에서 개최하자고 주장했다. 이것이 히로시마 페스티벌의 출발이었다. 이후히로시마는 안시와 함께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도시로 급부상할 수있었다.안시와 히로시마 페스티벌에는 1백개국 이상의 국가에서 1천편 이상의 애니메이션이 출품돼 세계 애니메이션의 최신 경향을 보여준다. 게다가 행사 기간 내내 세계 각국의 애니메이션 거장들과 마니아들이 이 곳을 방문, 애니메이션 관람과 관광으로 벌어들이는 돈만도 엄청나다. 행사 예산비는 안시가 약 25억, 히로시마가 약10억∼15억원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