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랄랄랄…. OB라거 주세요.」하이트맥주에 수십년간 지켜 왔던 1위자리를 넘겨준 OB맥주가 와신상담 끝에 내놓은 비장의 무기다. 코믹스럽고 다정다감한 영화배우박중훈씨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랄랄라 광고」가 바로 그것. 박씨특유의 익살스럽고 코믹스런 분위기를 최대한 살렸다. 이 광고는지난해 5월부터 TV에 방영됐는데 일명 「랄랄라 춤」까지 유행시킬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특히 20대 초반의 젊은이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광고가 히트하면서 OB라거맥주 판매량도 덩달아 증가했다. 지난해 4월까지 3백만상자에 그치던 판매량이 4백만상자로 늘어났다. 마침내 지난해 11월에는 전체 주류시장의 50%를 차지하는서울·수도권지역에서 1위를 탈환하는데 성공했다.올해도 「랄랄라 광고」의 인기는 여전하다. 상반기 전체 맥주시장이 2.1%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OB라거맥주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비해 무려 25%나 성장했다. 올 6월까지 모두 2천7백50만상자가 판매된 것. OB맥주 한 관계자는 『마케팅대상 고객과 맥주컨셉을20대초반에 맞춘 후 코믹하고 부드러운 이미지의 박중훈씨를 내세워 대대적인 광고공세를 펼친 것이 성공요인』이라고 분석했다.회사도 박씨의 공을 인정해서 오는 9월로 계약이 끝나는 박씨와 재계약 의사를 밝히고 있다. 회사측이 밝힌 박씨의 광고 출연료는1년 계약에 4억원.◆ 연예인 모델, 매출성장과 직결되는 것 아니다「박중훈의 랄랄라 광고」는 광고모델이 제품판매에 미치는 영향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랄랄라 광고」의 히트로 OB맥주는업계 2위로 전락한 충격에서 한순간에 벗어날 수 있었다. 물론 회사측의 치밀한 마케팅 전략도 주효했다. 하지만 OB맥주의 회생에는「박중훈의 랄랄라 광고」가 절대적으로 기여했다는 것을 광고업계뿐만 아니라 회사측도 대체로 인정하는 분위기다.일반적으로 광고모델은 유명인과 비유명인으로 구분된다. 유명인모델은 대중연예인이나 변호사 의사 등 전문가들이다. 비유명인모델로는 대학생이나 가정주부 등을 출연시켜 소비자들과 정서적 동질감을 보여주는데 주력한다. 세제류 선전에 주부들이 집단 출연하는 광고가 이런 부류에 속한다. 광고 전문가들은 상품에 대한 인지도 제고와 정보제공을 위해서는 유명연예인이나 전문가를 채용하는것이 유리하다고 말한다.즉 인기연예인을 기용할 경우 화제성도 있고 우호적 이미지를 형성하는데도 도움을 준다. 나아가 제품판매에도 긍정적으로 기여한다.반면 시판중인 제품의 판매를 권유하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에게 친밀감이나 유사성을 느끼게 하는 무명모델이 다소 낫다는게 광고업계의 중평.외국광고주나 광고제작자들은 이같은 전략에 입각해서 모델을 캐스팅하는데 반해서 국내 광고주나 광고제작자들은 인기연예인 모델에경사되는 편이다. 인기연예인을 모델로 쓸 경우 「최소 반타작은한다」는 계산 때문이다. 광고제작자의 광고전략이나 아이디어의부재, 지나친 경쟁의식과 강박관념으로 인기연예인 모델에 더욱 더집착한다는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이런 현실에서 일부 인기연예인의 겹치기 광고출연은 불가피하다.LG전자는 올해초 인기탤런트 김지호씨를 「싱싱특급냉장고」의 모델로 재계약했다. 「싱싱특급냉장고」광고를 제작한 LG애드의 한관계자는 김지호씨가 백화점 제과 패션업체 등에 중복출연하고 있어 재계약전에 여론조사를 했다고 밝힌다. 김지호 하면 연상되는광고가 무엇이냐고 물어 본 결과 「김지호=LG전자」란 응답이 많이나와 재계약을 맺었다고 들려줬다. 광고제작자들도 중복출연의 위험을 충분히 알고 있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김씨를 다시 출연시킨것은 신인모델을 사용할 경우 아무래도 기존 모델에 비해서 영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드물지만 이같은 중복출연의 위험을 피해 한 모델을 고집하는 경우도 있다. 제일제당은 인기 탤런트 김혜자씨를 20년넘게 전속모델로사용하고 있다. 김씨는 지난 74년 「미풍」광고로 연을 맺은 후 지금까지 제일제당 제품에만 출연해 왔다. 대표적인 브랜드가 「다시다」광고. 이미 일반 소비자들 사이에 「김혜자=다시다」라는 인식이 심어질 정도로 김씨의 「한국적이고 푸근한 이미지」는 제일제당 전상품에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제일제당 광고팀 김병희부장은 『깨끗하고 정직한 김혜자씨의 이미지와 다시다를 비롯한회사제품이 지향하는 컨셉이 일치해서 20년넘게 김혜자씨를 모델로쓰고 있다』고 밝혔다. 김부장은 장기전속모델에 대한 예우와 김씨의 영향력을 고려해서 광고출연료는 국내최고수준이라고 말했다.영화배우 안성기씨도 84년부터 96년까지 동서식품의 전속모델로 출연해 왔다. 안성기하면 「맥심커피」와 「프리마」를 연상시킬 정도로 소비자들에게 확실한 이미지를 심어줬다는게 동서식품의 자체평가다. 회사측이 안씨에게 지불한 올해 광고료는 2억5천만원. 지난해부터 안성기씨는 삼성전자 애니콜 광고에도 출연하고 있다.최근에는 광고시장의 개방으로 외국연예인 모델을 기용하는 경우도늘어나는 추세다. 주로 화장품업계에서 외국의 인기배우나 모델을채용하고 있다. 외국모델을 채용해서 성공한 대표적인 예는 소피마르소. LG화학이 화장품시장에 신규진출하면서 내놓은 <드봉 designtimesp=5130>이라는 브랜드를 단숨에 업계 2위로 끌어올렸다.이같은 몇몇 사례를 제외하고는 외국 톱연예인의 캐스팅은 투자만큼 성과가 없었다는 게 광고업계의 일반적 평가다. 외국인 모델들이 얼굴만 내비치는 정도의 광고로는 국내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기가 힘들다. 또한 국내팬들에게 친숙한 이미지와 전혀 다른 제품에 출연한 것도 실패의 원인이라고 광고전문가들은 지적한다.외국 연예인 모델 캐스팅 실패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인기연예인을 모델로 사용한다고 해서 반드시 매출성장과 직결되지않는다.「빅모델 광고」가 「히트광고」를 양산할 수 있지만 이것이 곧바로 매출실적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인기절정의 연예인일수록 여러 제품에 겹치기 출연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모델은 기억하지만 제품은 모르는 본말이 전도되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또한 제품컨셉과 모델이미지가 부합되지 않아 판매로연결되지 않는 한계를 보이기도 한다. OB맥주가 몇 년전 하이트맥주의 선풍에 대응하기 위해 영화배우 강수연씨를 등장시켜 조급하게 제작한 「아이스 맥주」광고가 오히려 역효과를 낳았던 것이 여기에 해당된다고 하겠다. 강수연씨와 맥주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는 게 회사측의 자체분석이다.한화그룹 계열의 광고회사인 한콤의 김명용 부국장은 제품컨셉과모델이미지가 일치해야 인기연예인을 캐스팅한 효과를 극대화할 수있다고 말했다.『광고업계 종사자들이 「모델이 없다」고 자주 불평하는데 실제로제품이미지에 맞는 인기모델을 찾기가 쉽지 않다. 인기모델을 기용하는 이유가 단기간에 제품인지도를 높여 광고주의 제품판매를 높이는데 있다고 한다면 모델 캐스팅에 조금 더 신중해져야 한다. 특히 모델을 캐스팅할 때는 브랜드 성격과 특성 그리고 모델의 이미지가 부합돼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굳이 인기연예인만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스타를 닮고 싶다.」 특급 스타들의 인기열풍이 신세대들의 패션을 바꾸고 있다. 스타들이 입고 다니는 옷이나 치장에 이용하는 액세서리가 감수성이 예민한 중고생과 20대 초반 젊은이들의 새로운유행패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거리엔 스타의 패션이 넘쳐나고 의류상가나 액세서리점들은 예외없이 이들 상품으로 진열대를 장식하고있다. 특히 신촌이나 명동, 돈암동 등 젊음이 넘치는 거리엔 가히열풍으로 표현될 정도로 거센 바람이 불고 있다.그러나 스타의 인기가 그렇듯 수명은 아주 짧다. 6개월을 넘기기힘들다는 게 유통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지난해 중반 스타패션의붐을 일으키며 인기를 모았던 꽃무늬 모양의 황신혜 헤어핀은 이미한물간 상태고 올해 상반기 드라마 <별은 내 가슴에 designtimesp=5137>로 스타덤에올랐던 안재욱의 목걸이와 팔찌도 불과 3~4개월만에 시들해졌다.그럼에도 연예계 생리상 수시로 벼락스타가 출현하고 인기드라마가등장하는 까닭에 이런 흐름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스타를 동경하고 스타의 행동과 모습을 흉내내려는 신세대가 존재하는 한 이런 현상은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거세질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최근 신세대들에게 가장 많은 인기를 끄는 것으로는 단연 HOT의 액세서리가 꼽힌다. 최고 인기그룹인 HOT를 구성하는 다섯명의 멤버들이 두르고 차고 끼고 다니는 두건과 목걸이, 반지 등이 날개가돋친듯 팔려나가고 있다.어디서나 흔히 구할 수 있는 두건의 경우 얼마 전까지만 해도 별다른 인기를 끌지 못하다가 HOT가 소품으로 이용하면서부터 폭발적인인기를 모으고 있다. 아예 HOT표 두건으로 통할 정도다. 가격은 보통 2천~3천원대가 주종을 이룬다. 큐빅 모양의 디자인이 돋보이는목걸이와 반지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대부분 1만원 이하로 HOT가액세서리로 이용하면서부터 전체적인 매출이 10배 이상 늘 정도로대단한 인기상품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재미 누드스타 이승희의 트레이드마크인 지워지는 문신도 엄청난반응을 불러오고 있다. 일명 이승희문신 스티커가 새로운 인기상품으로 떠올랐고 어깨 한쪽에 다양한 동물 모양의 문신을 한 신세대여성들의 모습이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 또 액세서리숍에 가면 이승희문신이 수북하게 쌓여 있을 정도다. 가격은 보통 문신스티커6개가 들어있는 1세트에 6천원 안팎으로 국내에서도 만들어지지만대만제품도 많이 유통되고 있다.◆ 유통경로 불투명, 안전상 문제 발생할수도최근 막을 내린 인기 TV드라마 <신데렐라 designtimesp=5144>에서 열연을 한 이승연이극중에서 보여줬던 의상과 액세서리도 관심의 대상으로 급부상하고있다. 그 가운데서도 「나시(소매 없는 옷)」와 「쫄티」, 헤어밴드가 특히 20대 전후반의 여성들을 중심으로 널리 퍼져나가고 있다. 특히 볼륨있는 몸매를 그대로 드러나게 했던 쫄티와 나시는 서울의 일부 지하철역 임시매장에도 등장, 인기를 짐작케 하고 있다.가격은 대략 5천원 선이다. 스타패션의 유통경로는 다른 상품과 비슷하다. 일반 제조업체에서만들어 도매상을 통해 넘기고 여기서 다시 소매상으로 배달된다.하지만 제조업체들이 대부분 아주 영세해 모방제품이 판을 치고 있다. 특정상품이 스타들 덕분에 떴다 싶으면 여기저기서 그대로 본뜬 것이 등장하는 상황이다. 또 이들 상품이 지나치게 유행만을 강조, 청소년의 정서를 해칠 우려가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HOT가 유행시킨 목걸이와반지의 경우 모양 자체가 너무 날카롭게 되어 있어 섬뜩한 기분이들게 한다. 이승연 나시와 쫄티도 몸에 딱 붙는데다 앞가슴이 깊게패여 있어 아슬아슬한 장면을 연출하기 십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