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전화의 대중화가 시작됐다. PCS라는 새로운 이동전화가 기존셀룰러 이동전화보다 30%가량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이동전화시장의 진입을 서두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동전화시장에서 소비자들의행복한 고민이 시작된 것이다. 이제까지는 011, 017 등 둘중 하나를 골라야 했지만 이젠 016, 018, 019 등 PCS사업자의 등장으로 선택의 폭이 넒어졌다. 경쟁의 혜택은 곧바로 가격인하와 서비스질의향상으로 이어진다. PCS 3사중 요금을 가장 먼저 확정한 LG텔레콤의 경우 기본요금 1만5천원에 통화료는 10초당 21원이다. 한달에1백50분 사용했을 경우 3만3천9백원이 나온다.011을 같은 시간 사용했을 때보다 1만2천3백원이 저렴하다. PCS요금은 당초 사업자들이 약속한 요금보다 비싸기는 하지만 기존 셀룰러이동전화요금을 내리게 하는 압력요인이 되고 있다. SK텔레콤과신세기통신도 10%가량 요금을 내려 PCS사업자들과 요금격차를 줄일예정이다.경쟁은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부가서비스를 선사한다. 한국통신프리텔의 경우 여러명이 동시에 통화할 수 있는 「회의통화」, 문자삐삐처럼 PCS가입자에게 한글메시지를 전달할수 있는 「메시징서비스」, PCS가입자가 일반전화망에 접속된 팩스로 메시지를 전송하는「팩스연동」, 인터넷 웹페이지를 통해 인터넷가입자와 PCS가입자가 서로 메시지를 주고 받을수 있는 「웹페이지연동」등 34가지 부가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이런 준비상황은 한솔PCS나 LG텔레콤도크게 다르지 않다. 셀룰러사업자들은 PCS서비스가 시작되기 전에한글메시지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처음 가입할 때 부담이 되는 가입보증금과 단말기가격도 경쟁의 바람을 타고 있다.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은 20만원이나 하는 보증금대신 보증보험료 2만원으로 대신할 수 있게 했다. 한솔PCS와 LG텔레콤은 보증금을 1만원대, 한국통신프리텔은 아예 보증금을 없애겠다고 발표했다.그러나 경쟁이 치열해진다고 해서 가격파괴경쟁이 일지는 않을 전망이다. 무모한 가격경쟁은 수지악화로 이어져 기업존폐의 위기까지 초래할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단순한 가격인하경쟁보다는 다양한 선택요금과 할인서비스를 이용한 특판경쟁이 일 가능성이 높다.◆ 이동전화 붐 낙관적 전망가입자확보경쟁이 가장 치열하게 전개될 분야는 단말기다. 일반적으로 가입여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통화요금보다 가입비, 보증금, 단말기가격 등 초기에 드는 비용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각 사업자들로선 무엇보다 초기가입비용을 줄일 수밖에 없다. 보증보험으로 보증금을 대체한 것도 초기가입비용을 줄이기 위한 정책의 하나다.단말기 가격경쟁은 대리점을 통해 이뤄진다. 각 사업자들은 대리점에 판매장려금, 가입수수료, 관리수수료 등을 지급한다. 대리점에지원하는 자금이 많을수록 각 대리점은 단말기를 저렴한 가격에 공급할 수 있게 된다.PCS라는 새로운 이동전화의 등장이 갖는 의미는 본격적인 경쟁도입이상의 의미가 있다. 선발 이동전화사업자의 서비스가 「셀룰러」라는 기술지향적인 용어인데 비해 후발사업자의 서비스는 「PCS」라는 서비스지향적인 용어가 이름으로 사용됐다는데 주목할 필요가있다.PCS는 개인통신서비스(Personal Communication Services)의 약어이다. 흔히 개인휴대통신이라고 부른다. 모든 개개인에게 서비스하도록 진화된 이동전화란 의미다. PCS가 추구하는 방향은 「전화기가있는 장소에 전화를 거는 것」이 아니라 「걸고싶은 사람에게 전화를 거는 것」이다. 이제까지 전화를 걸때는 사무실 집 등 통화하고싶은 사람이 있을만한 곳을 추정해 그곳의 전화기로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PCS는 집, 사무실, 자동차 등 장소를 생각하지 않고 특정인이 부여받은 번호만 누르면 연락이 되도록 한다는 개념이다.모든 사람이 이동전화를 갖게 한다는게 PCS의 기본사상이다.그러나 새로 서비스될 PCS는 흔히 「2.5세대」(디지털이동전화를2세대, 꿈의 통신이라는 IMT-200을 3세대라고 할 때 그 중간과정이라는 의미)라고 지칭되는 원래 의미의 PCS와는 다르다. 현재의PCS는 단지 「주파수만 달리하는 이동전화」(정보통신부가 내린PCS정의)에 지나지 않는다.이동전화가 모든 사람들의 기본적인 통신수단으로 자리잡는 날이언제가 될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다만 현재 국내 이동전화시장은 급성장하고 있으며 5개 이동전화사업자들이 생존을 건 경쟁을벌이게 되면 이를통해 이동전화 시장규모는 더욱 성장할 것이란 전망밖에 할수 없다. 문제는 이런 급격한 증가세가 「언제까지 이어질 것이고 인구대비 몇%까지 늘어날 것인가」이다.정보통신부가 전망한 이동전화 예상가입자수는 2001년에 1천2백만명. 이를 인구에 대한 비율로 따지면 약 25%가 된다. 인구대비45%인 2천만명까지 증가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어떤 전망이 정확할지는 모르나 최근 일고 있는 이동전화붐을 고려하면 낙관적인 전망도 무시할수 없다. 이런 전망의 근거는 한국인의 「빨리빨리 증후군」과 소비성향이 「전시효과」에 크게 영향받는다는 데서 찾을수 있다.한국인은 늘 「빨리 빨리」를 고집한다. 성격이 급해 느긋하게 기다리는 여유가 없다. 차례대로 기다리기 보다는 뭐든 빨리 해치우는 습성이 있다. 1천3백60만명(6월말)이나 되는 사람을 무선호출에가입하도록 한 원동력을 분석할 때마다 거론되는게 바로 한국인의「빨리빨리증후군」이다. 그런데 호출받고 다시 전화를 걸어야 하는 삐삐보다 이동전화가 더 「빨리빨리」할수 있다. 이동전화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할 것이란 전망은 여기서 나온다.★ 단말기 색상 / 대중화 신호 '빨주노초파남보'빨강, 노랑, 초록. 앞으로 보게될 이동전화단말기의 색상이다. 유선전화나 자동차의 보급이 대중화하면서 검정색이나 흰색에서 탈피, 색과 디자인이 파격적으로 바뀌어 가듯 휴대폰도 대중화하면서다양한 색과 디자인으로 탈바꿈한다. 역으로 상품의 색상이 다양하게 바뀐다는 것은 대중화한다는 신호이기도 한다.이제까지 국내에서 볼수 있는 이동전화단말기는 대부분 검정색이었다. 작게 만들거나 가볍게 만들려는 노력은 있었어도 전화기의색을 바꾸려는 시도는 드물었다. 이는 이동전화단말기는 검정색이어야 한다는 고정관념 때문이다. 검정색은 권위적인 색이다. 이동전화기가 대부분 검정색인 까닭은 검정색이 주는 권위적인 이지미때문이다. 이동전화가 부나 지위를 과시하는 도구로도 작용한다는점을 고려하면 단말기의 색이 검정색이어야 했던 이유를 추측할 수있다.그러나 누구나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가격이 내려 이동전화가 대중화됐을 때는 사정이 달라진다. 더이상 검정색이어야 할 이유가없어진다. 실제로 CDMA방식의 이동전화보다 앞서 유럽을 중심으로널리 보급된 GSM방식의 이동전화단말기 디자인은 다양하다. 스웨덴의 통신장비회사인 에릭슨에서 내놓은 단말기들중 검정색은 여러종류의 하나에 불과하다. 모델명이 GF768인 단말기의 색은 모두네가지. 빨강, 초록, 파랑, 노랑. 에릭슨이 이 단말기를 팔기위해내세운 포인트중의 하나는 「강한 인상(Big Impresssion)」이다.에릭슨은 『다양한 색의 GF768은 당신을 돋보이게 합니다』는 문구로 소비자를 유혹하며 『가장 강렬한 디지인』이라고 주장한다.단말기의 색에 대해서는 핀란드의 노키아도 뒤지지 않는다. 한가지모델에 연분홍색부터 남색까지 10가지의 다채로운 색을 사용하는노키아는 『과학과 예술을 이어준다』고 표방하고 있다.미국의 모토로라도 마찬가지. 폴더형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스타텍의 경우 국내에서 소개된 모델은 진회색뿐이지만 미국이나 유럽에소개된 모델 파랑 자주 등 다양하다.국내에서는 대중시장을 겨냥한 시티폰이 검정색을 탈피했으나 아직까지는 검정색이 주류다. 셀룰러 단말기의 경우 검정색편향은 더욱심하다. 현대전자가 올 초 HHP9500모델을 빨강과 검정 등 두가지색으로 내놓았을 뿐이다.그러나 PCS가 보급되면 국내에서 선보이는 단말기도 분위기를 바꿀전망이다. PCS의 보급은 곧 이동전화의 대중화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동전화의 대중화없이는 5개사가 경쟁하는 시장에서 이동전화사업자가 살아남을 길이 없어진다는 점도 단말기패션화의중요한 요인이다.이런 추세를 확인이라도 하듯 LG정보통신이 선보인 PCS단말기의 색은 검정색이 아닌 황금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