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S의 상용 서비스를 앞두고 셀룰러 폰과 PCS간의 기술 공방이 한창이다. 어느쪽의 기술이 더 우월하냐인데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결국 통화품질의 우열을 가리는 문제로 귀착된다.양자간의 기술 수준을 살펴보기에 앞서 기본적으로 알아야할 사항이 있다. 우선은 셀룰러(Cellular)와 PCS(Personal Communic- ation Services)가 서로 다른 개념 또는 다른 차원의 통신인 것으로 오해하기 쉬우나 실은 동일한 운용방식을 채택한 동종의 이동통신이라는 사실이다. 즉 둘다 셀룰러 방식의 이동전화인 것이다. 셀룰러란 일정 지역을 셀(세포)로 나누고 어느 정도 서로 떨어진 셀사이에서는 동일한 주파수를 쓸수 있도록 함으로써 주파수 사용 효율을 높인 기술이다. 셀룰러와 PCS의 기술방식 역시 협대역CDMA(코드분할다중접속)로 동일하다. 단지 셀룰러폰이 800㎒의 주파수 대역을 사용하는데 반해 PCS는 그보다 훨씬 높은1700∼1800㎒(1.7∼1.8㎓)대역을 사용한다는 것이 다르다.셀룰러와 PCS의 모든 차이는 바로 이 주파수 대역이 다르다는데서비롯된다. 주파수는 높은 대역으로 올라갈수록 직진성은 강해지고회절성(장애물을 만났을 때 구부러지는 현상)은 약해진다. 직진성이 강하고 회절성이 약하면 전파가 미치지 못하는 음영(陰影)지역이 많이 생길 수 있다. 즉 보다 높은 주파수를 사용하는 PCS쪽이셀룰러폰보다 「난(難)통화지역」의 가능성을 많이 갖고 있다는 뜻이다.또 한가지 중요한 사항은 주파수가 높아질수록 거리에 따른 전파손실이 커진다는 사실이다. 이는 기지국에서 동일한 출력으로 발사된 전파를 동일지점에서 받는다고 가정할 경우 주파수가 높은 쪽이더 약해진 전파를 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기지국의 출력을 높이거나 셀반경을 좁게 설계하는 수밖에 없다.그러나 기지국의 출력을 높이는 것은 발열문제의 처리 등 기술적으로 제한을 받기 때문에 셀을 작게 하는, 이른바 「마이크로 셀」설계가 보편적으로 통용된다.◆ 주파수 높을수록 거리에 따른 전파 손실 커이같은 사실은 일단 물리적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론적으로 볼 때 PCS가 셀룰러폰보다 여러 가지 불리한 여건에서 출발한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PCS측은 이같은 물리적 현상이있다고 해서 그것이 반드시 전반적인 의미에서의 통화품질이 나쁜것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며 설사 난점이 있다고 해도 이미 기술적으로 극복했다고 주장하고 있다.이들 문제를 둘러싼 셀룰러·PCS간의 쟁점은 크게 몇가지로 나눠생각해볼 수 있다. 즉 △전파 도달거리의 차이 △음영지역의발생(통화감이 떨어지거나 불통되는 지역) △셀의 숫자, 다시 말해기지국 수의 많고 적음의 문제 △기지국이 많은데 따른핸드오프(hand off : 기지국이 바뀔때도 통화를 계속하게 해주는것)의 유연성 여부 △가입자의 이동 속도에 따른 통화의 끊김 현상등이다.우선 전파 도달거리 문제의 경우부터 보자. 셀룰러측은 동일한 출력으로 송신했을 때 800㎒가 1.7㎓에 비해 1.5∼2배 더 멀리 가기때문에 PCS가 셀룰러와 동일한 카버리지를 갖기 위해서는 기지국을최소 2배 이상 더 세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셀룰러측은 실례로 미국 피츠버그 지역에는 PCS기지국이 셀룰러보다 3배 더 많다는 점을들고 있다.음영지역 문제도 마찬가지다. 고주파는 직진하다가 반사만 할 뿐돌아가는 성질이 약해 건물 앞쪽에서 날아오는 전파는 뒤쪽까지 미치지 못한다. 고층 건물 옆골목으로 도는 순간 통화가 끊기는 등PCS의 음영지역이 많을 수밖에 없다는게 셀룰러측 주장이다. 옆골목 통화도 가능하게 하려면 역시 기지국을 더 세워야한다는 결론이나온다.셀이 많다는 것은 또 핸드오프가 많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핸드오프는 사실 무선통신에서 가장 신경을 써야하는 부분으로서, 핸드오프가 없는게 가장 좋은 것임은 물론이다. 그러나 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므로 △핸드오프의 기회를 가능한 한 줄이고 △핸드오프의성공률을 높이는 것이 통신 사업자들의 과제다.이러한 셀룰러측의 주장에 대해 PCS측은 조목조목 반박한다. 음영지역의 문제만 하더라도 PCS는 서비스 지역을 정확하게 예측해 셀설계를 하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한다. 첨단의 셀 설계기술을 사용했으므로 커버리지에 전혀 이상이 없고 실제 고층 옆골목에서도 통화가 잘됐다는 반론이다.PCS의 셀 반경이 작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오히려 장점이 될 수 있다고 역공을 편다. 통화량이 밀집된 지역에서는 통화자를 수용하기위해 셀 반경을 줄여야 하는 것이 당연한데, 반경이 줄어들 경우인접 기지국으로부터의 간섭도 줄어들게끔 되어있어 통화의 품질은더 나아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대규모로 가입자가 늘어날 때에는셀반경을 줄일 수 있는 PCS가 「유일한 대안」이라고까지 주장한다.PCS는 셀룰러측이 주장하는 「셀반경이 작으면 단위 거리를 커버하는 셀이 더 많아지고 따라서 핸드오프를 해야할 기회도 많아져 그만큼 통화단절의 가능성이 많다」는데 대해 「한 측면만 생각한 단견」이라고 일축한다. 예컨대 핸드오프의 성공률을 90%로 하고 A에서 B지점으로 갈 때 5개의 셀을 지나쳐야한다고 가정할 때 통화가계속될 확률은 0.9의 5제곱이 된다. 성공률이 높고 제곱횟수가 적어야 단절의 가능성이 적어짐을 알수 있다. PCS측은 정확한 수치를밝히지는 않지만 자신들의 성공률이 더 높은데다 실제 셀수도 셀룰러측의 주장만큼 많지 않아 단절의 가능성이 더 낮다고 주장하고있다. 그러나 셀룰러측은 『고속주행을 하거나 읍면 단위 지역에서통화를 할 경우 PCS는 난점에 부딪칠 것』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양측의 주장이 맞부딪치고 있는 또 하나의 대목은 음성을 디지털화된 특정 부호로 바꿔주는 보코더 기술이다. 좁은 의미에서의 「통화품질(감도)」을 결정하는 요소 중 하나가 바로 보코더 기술인데셀룰러는 8K QCELP를 사용하고 PCS는 13K QCELP를 쓴다. 이는 음성정보를 각각 초당 8천개와 1만3천개씩 잘라서 전송한다는 의미이기때문에 후자가 보다 세밀한 음성을 전달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셀룰러측은 13K 방식이 단기적으로는 음질개선에 효과가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가입 용량을 축소시키는 단점이 있다며 셀을 추가로 설치해야하는 단점이 따른다고 말했다. 아울러 가입자가 증가할수록 통화품질은 떨어진다는 주장이다. 셀룰러측은 자신들은 용량이 줄어들지 않으면서 음질은 향상되는 새로운 기술인 EVRC 방식을올하반기께부터 도입한다고 밝히고 있다.◆ 통화 감도 좋으면 가입용량 낮아져결론적으로 말한다면 양자간의 기술적 우열은 현 시점에서는 판단하기 매우 어렵다고 할수 있다. 무선통신의 통화 품질이란 어느 한두가지 기계적 사항만 갖고 결정할 수 있는게 아니고 지리적 여건,가입자의 수, 동시 통화자의 수, 지역간 이동 상태, 주변 소음 등총체적인 상황에서 결정되는 경우가 더 크기 때문이다. 특히 기술이나 장비도 문제지만 누가 더 셀 설계기술이 뛰어나냐도 매우 중요하다. 또 통화품질을 선호하는지, 아니면 품질은 다소 떨어지더라도 잘 걸리는 것이 좋은지 등 소비자 개인의 취향에 따라서도 선택기준은 달라질 수 있다. 그만큼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다는 얘기다.무선통신 분야는 전공 엔지니어가 아니면 인접 학문을 전공한 공학도라도 이해하기 힘들다고 한다. 그러니 일반인이 양쪽의 장단점등을 파악해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준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더구나 나중에 나온 쪽의 기술은 아직 업체의 「주장」만 있을뿐검증은 되지 않은 상태다. 따라서 둘간을 평면적으로 비교해 어느쪽이 낫다 못하다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힘들다. 어떻게 보면 두 진영의 업체들이 소비자들에게 아주 어려운 숙제를 던지고 있는 듯한느낌이다. 결국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난뒤 실제 제공되는 서비스의 질을 보고 판단하는 수밖에 없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