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통해 주로 거래되는 품목은 서적 음악티켓 항공권 컴퓨터등이다. 대부분 일반 소비자를 상대로 한 전자상거래 사이트들이다. 그러나 인터넷전자상거래에서 보다 커다란 성장가능성을 보이는 분야는 일반소비자가 아닌 기업을 대상으로한 상거래다.포레스터 리서치의 소프트웨어 전략기획가인 스탠 돌버그씨는 『기업을 대상으로 한 전자상거래가 인터넷에서 가장 유망한 분야』라며 『앞으로 18개월간 일반 소비자를 상대로 한 상거래보다 3배는 규모가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매행위에 근본적인 변화를 초래하지 않아 기존 기업가들의 참여가 쉽다는 것이다.기업을 대상으로 한 「기업 대 기업」모델은 「기업 대 소비자」모델과 달리 다수의 구매자, 판매자, 중개인 등 다수의 회원사를 모집해 각 회원사들을 연결해주는 웹사이트를 구축한다. 포레스터리서치는 이런 방식의 웹사이트를 「상거래 공동체」라고 부르기도한다. 여러 업체들이 한 사이트에 몰려있는데 따른 장점은 많다.우선 독자적으로 웹사이트를 구축할 때보다 거래비용을 크게 줄일수 있다. 기존 고객들과의 관계를 유지하거나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는데도 유리하다. 국내시장뿐 아니라 세계각지에서 주문을 받기도 수월하다. 이를테면 청계천 공구상가, 염천교 기계상가 등이 인터넷에 올려진 것으로 보면 된다. 웹사이트가 새롭고 신속한 유통채널 수단으로서 떠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기업 대 기업」형태의 전자상거래 사이트들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만든 것이 아니라 기존 시장에서 새로운 사업모델을 제시하고 새로운방법으로 능률을 향상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기업을 대상으로 한 전자상거래 사이트들의 범위는 다양하다. 제조업일반을 다루는 곳에서부터 플라스틱 전자 화학 벤처자본 등 특정산업만을 다루는 곳까지 여러 형태가 있다. 이런 사이트들은 모두유료로 운영된다. 다만 회원을 모집하고 요금을 부과하는 시점은제각각이다. 거래가 이뤄질 때마다 요금을 부과하기도 하고 주문할때 온라인으로 지불하도록 한 곳도 있다. 어떤 곳은 상품을 선적할때 수수료를 받기도 한다.사잘플라스틱사는 미국 오하이오주의 미들필드에서 플라스틱부품을생산하는 기업이다. 연매출규모는 1천5백만달러. 최근 이 회사는인터넷을 통해 15만달러어치의 주문을 받았다. 웹을 통해 상품을거래하는 「폴리소트」(http://www.polysort.com)에 가입한 결과이다. 폴리소트는 플라스틱과 고무산업분야의 기업에 특화한 거래알선 웹사이트다.◆ 플라스틱·전자 등 범위 다양폴리소트에 연간 2천달러를 지불하면 폴리소트의 웹페이지에 등록,이곳에서 부품을 사고팔 수 있도록 한다. 사잘플라스틱사의 웹사이트 조회수는 월 1천건에 달한다. 몇달 전부터 자체적으로 인터넷도메인명을 확보하고 있지만 주로 폴리소트를 통해 접속하는 경우가 많다. 폴리소트는 현재 5백50여개사를 회원사로 확보하고 있다. 회원으로가입하면 회원사뿐 아니라 플라스틱과 고무산업분야의 5천여 기업의 목록을 제공한다. 이외에도 관련 기술동향뉴스를 제공하고, 회원사의 웹사이트를 시험연구서비스기관과 광고, 토론광장에 링크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폴리소트는 시카고에서 7월에 열린 플라스틱엑스포와 연계해 가상엑스포(버추얼플라스틱 엑스포,http://vpe.polysort.com)도 개최했다. 전시기간은 5월부터 9월까지 지속되는데 플라스틱엑스포 참여기업들이 출품상품과 부스번호를 웹을 통해 전시할 수 있도록 했다.폴리소트가 특정산업에 특화한 반면인더스트리넷(http://www.industry.net)은 제조업 전반을 다룬다. 인더스트리넷측은 「기업 대 기업모델의 웹중개사이트중에서는 가장 큰 규모」라고 주장하는데 회원수는 제조업부터 물류등 30만개사가 넘는다. 무역회사는 4천5백개사가 참여하고 있다.인더스트리넷은 모두 17개분야의 엔지니어링 상품목록을 제공한다.상품목록에는 각 상품에 대한 최신내용이 사진, 도면, 구매가이드등과 함께 곁들여져 있다. 각 상품은 서비스 회사이름 지역별로검색이 가능하다. 회원사는 산업계의 뉴스도 제공받는다. 올 연말부터는 신용카드를 이용해 지불할 수 있고 직불카드나 전자이체 등신용카드이외의 다른 지불수단을 활용하는 방안도 도입할 예정이다.◆ 폴리소트·인더스트리넷 등 활동 활발자동차와 제철분야의 지방물류업체인 스트롱툴사는 인더스트리넷을통해 처음으로 국제거래 계약을 체결했다. 이 회사의 연매출규모는6천만달러 규모인데 인도네시아의 제철공장에서 6만달러 상당의 연마제를 주문받았다. 스트롱툴사가 인더스트리넷에 기업을 소개하는 대가로 지불한 비용은 연간 3만달러다.패스트파츠(http://www.fastparts.com)는 전자부품에 특화한 부품중개 사이트란 점에서는 폴리소트와 다를바 없지만 부품 구매 및판매 방식이 독특하다. 참여기업들이 실시간으로 경매방식을 이용해 익명으로 거래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회원으로 가입한 기업들이보유한 잉여부품을 경매에 올려 처분할수 있도록 한 것이다. 경매에 올려진 부품정보는 다른 입찰자들에게 전송되고 낙찰된 부품은패스트파츠사가 미국내의 경우 2~4일내에 배달한다. 상품대금은은행이 5일간 보관한다.패스트파츠사는 거래가 이뤄질 때마다 건당 4천달러의 수수료를 받는다. 이 회사의 설립자인 게리홀러 사장은 우연한 기회에 사업아이디어를 얻었다. 실리콘밸리의 한 술집에서 「잉여부품 재고처리가 골치아프다」는 내용의 대화를 우연하게 듣고 잉여부품을 경매를 통해 중개하기로 결심했다.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서니베일에 있는 디지털마켓(http://www.digi-talmarket.com)은 전기전자제품만을 다루는 웹중개사이트이다. 지난해 11월에 출범한 이래 3백60여개의 회사가 등록했고 7개의 전국단위 물류업체도 회원사로 등록했다. 이 회사는 주문에서 지불까지 통상 12일이 걸리던 것을 3~4시간대로 줄여 인기를 끌고 있다지난 10월에 출범한 바인(VINE, Venture Information Network forEntrepreneurs, http:// www.thevine.com)은 금융지원이 필요한 기업가와 투자대상을 물색하는 벤처자본을 연결시켜주는 중개사이트다. 기업가와 벤처자본이 다른 메뉴를 사용하도록 돼 있다.그러나 아직까지는 중개사이트를 통해 상품을 사겠다고 나선 회사보다는 팔겠다는 회사가 많다. 은행 통신서비스 인터넷접속서비스업체 전자상거래기업 등이 컨소시엄인 커머스넷은 2000년에는 「기업 대 기업」모델인 중개사이트가 전체 인터넷상거래의 25%를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인터넷을 통한 상거래는 아직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 일반 소비자가 아닌 기업을 대상으로 한 상거래는 더욱 그러하다.그러나 이미 변화는 시작됐다. 전통적 상거래방식만을 고집하고 새로운 매체인 인터넷을 등한시했다간 언젠가 큰 코 다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