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역삼동에 위치한 삼익라비돌빌딩 14층. 입구에서 얼핏 보면일반사무실과 별로 다르지 않다. 사무실 안을 둘러봐도 특이한 구석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러나 조금 있다보면 색다른 장면을목격할 수 있다. 바로 인터넷을 이용한 전자상거래가 여기저기서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물론 구매자가 직접 사무실을 찾아오거나 상품을 전시하는 일은 없다. 특성상 인터넷상에서 모든 거래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데이콤이 인터넷상에 쇼핑몰을 띄운 것은 지난해 6월. 인터파크라는 이름으로 20여명의 직원을 모아 국내에서 처음으로 인터넷상에서 물건을 사고파는 일을 시작했다. 특히 데이콤 경영진은 전체 업무를 총괄하는 사령탑에 사내에서 발탁한 30대 초반의 대리급인 이기형씨를 기용, 전략적으로 키울 뜻이 있음을 분명히 했다. 물론경영진 입장에서도 당장 흑자를 내기를 바라지는 않았다. 설립 멤버들 역시 영업을 시작하면서 경영진에 적어도 3년은 투자해야 어느 정도 가시적인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둘러서는 죽도 밥도 안될 것이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었다.현재 인터파크가 취급하는 품목은 약 3천여종이다. 컴퓨터주변기기를 비롯해 음반, 도서 등을 갖춰놓고 있다. 주로 인터넷이용자들이목록만 보고도 부담없이 고를 수 있는 것들이다. 물론 판매 면에서도 이들 제품이 상위 랭킹을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다 의류나 식품류도 상품목록에 올려놓고 있다. 그러나 이들 품목은 매출실적이그다지 좋지 않다. 상품의 특성상 실제 눈으로 보면서 골라야 안심을 하는 소비자들의 속성 때문이다.가입비는 무료로, 인터넷에 접속돼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회원이될수 있다. 이용하는 방법도 간단하다. 가입한 다음 인터넷을 이용해 인터파크에 들어가 필요한 상품을 사면 된다. 물건은 주문후3~7일 안에 가정에 배달되며 30일 이전에 교환이나 환불을 요청하면 처리된다. 거래대금은 신용카드나 온라인을 이용해 결제할 수있다.◆ 취급 품목 3천여종인터파크 이용자는 주로 20~30대 남성직장인이 주류를 이룬다. 대부분 평소 인터넷을 자주 이용하고 구매력이 있는 사람들이다. 반면 여성과 10대의 청소년들은 아주 드문 실정이다. 아무래도 구매력에 한계가 있다거나 인터넷을 그다지 이용하지 않는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용시간에서도 특징이 나타난다. 통계를 보면 대개직장인들이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는 점심시간에 거래가 이루어지는경우가 가장 많다는 후문이다. 이에 비해 일이 몰려 바쁜 시간대인아침과 저녁은 상대적으로 뜸한 편이다.데이콤 관계자들은 인터파크는 아직 걸음마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솔직히 인정한다. 영업을 시작한지 불과 1년밖에 안된데다 갖추고 있는 상품수에서도 절대적으로 부족한 까닭이다. 게다가영업실적도 아직은 신통치 못한 실정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볼때 앞날만큼은 무척 밝다는 것이 일치된 의견이다.인터파크에서는 앞으로의 발전방향을 mall & malls로 설정하고 있다. 미국에서 유행하고 있는 이 방식은 제조업체가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중소 인터넷 쇼핑몰들을 하나로 모아 서비스한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자연 소비자 입장에서는 수많은 쇼핑몰을 일일이 체크하지 않아도 되고 결제도 대행해줘 절차상으로도 아주 편리하다. 게다가 참여업체들도 별로 부담이 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신청만 하면 일주일 안에 시스템이 구축되고 유지비용도 비싸지 않아 월 50만원 정도면 충분하다는 것.결과적으로 한달에 50만원으로 인터넷상에 상품을 띄워 홍보도 하고 물건도 팔수 있는 셈이다. 인터파크의 이기형 사장은 mall &malls는 인터넷쇼핑을 이용하는 소비자들 입장에서 볼 때 아주 편리한 방식이라며 현재 LG텔레콤 등 여러 업체와 여기에 참가하는문제를 놓고 구체적으로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터파크는 이밖에 유통분야를 전산화하고 네트워크화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적극적이다. 자신들은 어차피 롯데나 신세계와 같은 유통업체가 아니므로 순수한 유통보다는 정보통신 업체로서의 특기를 살려 시스템을구축하는 분야에 더욱 신경을 쓰겠다는 의미다. 경험이 풍부한 전문인력도 다수 확보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