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인 수요 늘어 팽창…공급처 등 관련시장 덩달이 '붐'

「회사인간」이라는 말에 생래적으로 거부감이 인다. 회사라는 「조직의 쓴 맛」을 단호히 거부한다. 원맨플레이다. 기껏해야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의 뜻맞는 동지들과 함께 할뿐이다. 서투르거나어설픈 자는 결과로 「응징」받는다. 오직 프로만이 살아남는다.실수는 용납되지 않는다. 실수는 가차없는 계약중지로 나타난다.더욱 치명적인 것은 자신의 이름, 값어치다. 실수로 이름값이 떨어지면 그 바닥에 발붙이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다. 그래서 이름값을다하는 「진짜 프로」가 되기 위해 몸부림친다. 바로 프리랜서들이다.◆ 실수는 NO, 구속도 NO고대 로마의 용병을 뜻하는 프리랜서(freelancer)라는 용어가 국내에 처음 회자된 것은 80년대 후반. 일부 월간지의 자유기고가나 방송국근무자 등이 프리랜서라는 말을 쓰면서다. 요즘은 각 기업들의활발한 리스트럭처링과 아웃소싱으로 수요가 폭발하는 데다 날로더해 가는 신세대들의 자유직 선호에 힘입어 흔히 볼수 있게 됐다.프리랜서인력공급업체에서는 프리랜서만 4만여명에 이르는 것으로추산하고 있을 정도다.이처럼 프리랜서가 급증하면서 덩달아 관련시장도 볼륨이 꾸준히커지고 있다. 가장 눈에 두드러진 곳은 프리랜서인력을 공급하는업체. 한국프리랜서그룹 서울프리랜서그룹 유니온컴퍼니 프리랜서인재뱅크 등 「빅4」가 현재 업계에서 비교적 크다고 알려진 곳들이다. 지난 91년 국내에서 프리랜서공급업체로는 처음으로 문을 연한국프리랜서그룹은 현재 경영컨설팅 통역 번역 마케팅 출판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의 프리랜서 4천여명을 회원으로 확보하고 있다.『매일 2∼3건의 신규프리랜서공급이 이뤄지며 연간 약 7백∼8백명정도를 공급하고 있다』는게 임순철실장의 말이다.지난 94년에 오픈, 프로그래머를 중점적으로 공급하는 서울프리랜서그룹은 약 3천5백여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이 가운데 프로그래머만 약 1천5백여명. 『기업체들로부터 수요가 많아 공급이 달릴 지경』이라는게 한성원 영업2팀장의 말이다. 94년에 설립된 프리랜서 인재뱅크와 95년에 문을 연 유니온컴퍼니는 컴퓨터프로그래머 전문공급업체. 유니온컴퍼니는 지금 2천여명의 회원을 확보하고있으며 이중 프로그래머만 3백여명이 있다. 이들 빅4외에도 공급업체가 난립해, 소프트웨어개발분야의 소규모업체들까지 포함하면 숫자파악은 불가능해진다는 게 업계에서 나오는 말이다. 이들 프리랜서인력공급업체에서 추산하는 프리랜서시장은 규모만도 1조원대에이른다.이러한 프리랜서의 급증에 대해 한국프리랜서그룹의 임순철실장은『직장에 소속되지 않은 자유로움, 평균적인 직장인 보다 월등히많은 보수, 프로젝트단위라 일이 끝나면 가질 수 있는 재충전의 시간, 전문가로서 받는 대우』 등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3년 이상 경력돼야 대접받아그러나 누구나 프리랜서가 될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기업체에서 요구하는 프리랜서의 자격은 최소한 3년이상의 경력을 가진 전문가.『예전에는 단순인력에 대한 수요가 많았으나 요즘은 전문화 세분화되는 추세』라는게 임실장의 설명이다. 아울러 『아르바이트개념으로 프리랜서일을 하려는 사람은 자질이 없다』는게 임실장의 단호한 지적이다. 프로근성이 프리랜서의 중요한 자질중의 하나라는말이다.일단 기업체로 파견한 프리랜서에 대한 평가는 좋은 편이라는게 프리랜서알선업체에서 내세우는 자부심이다. 『파견한 프리랜서를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시하는 기업체들이 많을 정도로 업무수행능력이나 직장인으로서의 자질 등 전반적인 평가가 매우 좋다』는 것이 한팀장의 말이다. 그러나 막상 회사에 취업하는경우는 극히 드물다. 『구속이 싫어서』라는게 유니온컴퍼니 김은실씨의 설명이다. 그만큼 프리랜서로서의 생활에 대한 만족과 자부심이 대단하다는 말이기도 하다.직업으로서의 프리랜서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프리랜서로 활동할 수 있는 직종들의 인기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S/W개발,CAD/CAM, 패션코디네이션, 메이크업, 영상번역, 출판편집 등으로학원마다 수강생들이 몰리고 있다. 강남의 E분장학원에서 코디네이션교육을 받는 이재훈(25)씨는 『자유롭고 보수도 좋다는 점에서프리랜서직에 마음이 끌렸다』며 『학원수료후 프리랜서 코디네이터가 되는게 꿈』이라고 말했다.★ 인터뷰 / 김영희 프리랜서 메이크업아티스트"프리랜서는 상품이다"『자신의 상품가치를 내보이는데에는 프리랜서가 최적』이라는 프리랜서 메이크업아티스트 겸 코디네이터 김영희(29)씨. 92년대학(건국대 의상학과)졸업후 프리랜서세계에 발을 들여놓은지 이제 5년. 연차로만은 프리랜서세계에서 중급 정도. 그래도 『(프리랜서로서 하는)일이 좋아 프리랜서로 남아 있다』는 「프로」다.그만큼 메이크업과 패션코디네이터시장에서 김씨를 알아준다. 가만히 있어도 일감이 들어온다. 하지만 지금도 결코 쉽게 나태해질 수없다는 김씨. 그래서 『자신의 (프리랜서로서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1년에 한두번씩은 반드시 외국으로 단기연수를 떠난다』고. 자신의 삶을 아름답게 화장하고 일과 생활사이를 멋있게 코디하는 「프로 프리랜서」 김씨를 만났다.▶ 프리랜서가 된 동기는.대학졸업후 패션디자인학원에서 2년 넘게 일하면서 메이크업에 대한 매력을 다시 발견하고 본격적으로 공부해 메이크업아티스트가됐다. 메이크업을 공부한 후 여기저기서 일을 받아 하면서 일에 대해 업계에서 평가가 나오면서 다시 일이 들어오고 하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프리랜서로 자리를 잡았다.▶ 현재 프리랜서로서 하는 일은.크게 엘칸토국제분장학원에서의 메이크업과 코디네이션 강의,KBS·케이블TV 등에서의 메이크업, 대기업 신입사원연수시 의상코디네이션과 메이크업에 대한 강의 등 3가지다.▶ 프리랜서를 고집하는 이유는.메이크업이나 패션은 모두 유행을 타는 일이다. 한곳에 오래 있으면 자기발전이 안된다. 그만큼 생명력이 짧다. 그런면에서 프리랜서는 아이디어발굴이나 트렌드적응 등 모든 면에서 유연하고 순발력이 있다. 또 혼자라는데서 오는 편리함도 있다. 게다가 자신의능력이나 가치를 모두 내보일 수 있다는 점도 프리랜서의 매력이다.▶ 불안정하지 않은가.패션계통은 자발적이든 비자발적이든 이직률이 높은 분야다. 비록고용형태면에서 불안정하지만 프리랜서로서 가치가 높으면 꾸준히일이 생긴다. 보수는 일반직장보다 훨씬 좋다.▶ 그렇다면 한달 수입은 어느 정도인가.패션계통에서는 보통 3년차 이상의 경력이 있어야만 프리랜서로 명함을 내밀 수 있다. 이 정도의 경력에 자신이 원하는 일만 골라서할 경우 대개 월 2백만원 이상은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 (김씨의경우)보통 한달에 3백만원 정도를 번다.▶ 프리랜서로서 어려움은 없는가.회사라는 소속된 조직이 없다. 그만큼 일이 끝나면 말그대로 「백수」(실업자)로 지내는 기간이 생긴다. 다른 사람들은 그런 점이프리랜서의 장점이고 그것 때문에 프리랜서를 고집한다지만 오래쉬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나태해진다. 그런 경우 한곳에 적을두고 프리랜서로 일을 하는 게 편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냥일감이 없을 때가 힘들다.▶ 프리랜서로서 필요한 자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기본적으로 3년 이상의 경력이 필요하다. 해당 일에 대한 전문적인지식과 경험이 프리랜서로서 일을 수행하는데 기본이 된다는 뜻이다. 또한 프리랜서는 상품이다. 따라서 수요자로부터 쓸만하다는평가를 받아야 한다. 그만큼 끊임없는 자기노력이 필요하다. 잘 포장된 상품이 잘 팔리는 이치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