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굴지의 건설회사인 다이세이건설은 지난해 상반기까지는 몇몇중요한 건설현장에 한해 기상정보를 제공해왔다. 건설현장의 특성을 감안, 대형건설공사를 중심으로 그때그때 기상정보를 적절히 이용했다. 그러다가 하반기부터는 일부 임원진의 건의로 이 제도를전사업장에 확대 적용했다. 본사에서 기상정보회사와 일괄적으로계약을 맺어 팩스망을 통해 기상정보를 보내주고 있다. 여기에는그날의 날씨는 물론이고 주간예보, 월간예보 등도 포함돼 있다. 다이세이건설 현장 직원들은 특히 장마철 등 일기가 고르지 못할 때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며 이 제도의 전면시행을 반기고 있다.◆ 벼락예측전문사도 등장다이세이건설 뿐만 아니다. 산업계를 중심으로 기상정보에 대한 중요성이 날로 커지면서 수요가 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편의점들도 앞을 다투어 기상정보를활용하고 있을 정도다. 항공기 회사들도 기상정보의 단골손님이다.그런가 하면 최근에는 경마장에서까지 날씨에 아주 민감하다. 지난겨울에는 도쿄경마장이 사전에 입수한 기상정보 덕택에 큰 대회를무사히 치른 일도 있다. 평소 거래를 해온 기상정보 회사로부터 대회 전날밤 눈이 많이 내릴 것이라는 정보를 입수하고 직원들을 비상 대기시켜 큰 효과를 봤다. 특히 코스와 장내 정리를 맡고 있는직원들이 퇴근하지 않고 경마장을 지키면서 꼼꼼하게 날씨 정보를체크해 새벽 2시부터 제설작업을 실시했다. 당시 경마장측은 현장의 팬들로부터 대회가 비록 1시간 늦게 시작되기는 했지만 날씨를감안할 때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는 호평을 받았다.날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연히 기상정보를 서비스하는 회사들도 크게 느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90년 19개였던 기상정보 전문회사만도 최근에는 30여개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총매출액 또한 해마다 10% 이상씩 증가, 지난해 기준으로 약 3백50억엔을 기록하고 있다. 이 가운데 절반은 환경조사 등과 관련된 액수이고 나머지 2백억엔 가량이 순수한 기상정보 몫이다. 전문가들은97년 4백30억엔, 오는 2000년에는 96년의 1.5배인 5백억엔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기상정보 분야의 선두주자는 기상청의 외곽단체인 일본기상협회다.시장점유율 50%를 차지하고 있는 기상협회는 지난 50년대 일본에서민간기상사업이 시작된 이래 줄곧 선두를 지켜오고 있다.여기에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웨더뉴스사도 주목을 받고 있다. 기상협회와 쌍벽을 이룰 정도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웨더뉴스사는초창기 일기예보프로 해설로 기반을 다진 후 기상마케팅이라는 컨셉트를 내걸고 사업영역을 늘려가고 있다.최근에는 기상데이터를 슈퍼마켓과 편의점의 컴퓨터시스템에 연계시킨 판매시스템과 기상방송용프로그램 등도 제공하고 있다. 이밖에 두 회사를 뺀 나머지 30여개 업체들은 규모와 경쟁력 면에서는다소 뒤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시장규모가 날로 커지고 있어 착실히 기반을 다지고 있다.기업체의 한정된 수요에서 벗어나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기상정보를 제공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어스웨더사의 경우 저가격으로 소비자의 폭을 넓혀 개인 소비자들을 파고들겠다는 목표로 사업을 펼치고 있다. PC단말기에 날씨 관련 각종 정보를 띄워1회 이용에 10엔 정도만 받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 또 벼락예측전문회사로 유명한 프랭클린 저팬사는 무선호출기를 이용해 각개인들을 상대로 벼락에 관련된 정보를 보내주는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4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일본의 기상정보 사업은 지난 94년 일기예보 자격제도가 실시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양질의서비스가 제도적으로 보장되면서 이용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있는 것이다. 기업체나 일반 소비자들의 인식도 많이 바뀌었다. 기상정보는 공짜라는 인식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예전에 비해 많이 개선됐다는 후문이다.특히 기상정보 사업자들은 각종 일기예보 전화서비스의 이용횟수가하루에 2백만건에 이르는 등 잠재적인 수요가 의외로 많다는데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