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그룹의 반도체 진출이 현실화될 경우 국내 메모리 반도체업체간의 싸움은 4파전으로 확산된다.삼성전자 현대전자 LG반도체가 주도하는 시장에 동부그룹이 뛰어들경우 한국업체에 미치는 영향은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의 두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우선 긍정적인 측면으로는 세계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확대, 기술제휴선을 통한 첨단기술이전, 반도체관련산업의 저변확대를 들수있다.한국은 일본과 더불어 세계 메모리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 시장의 점유율은 한국이 27%, 일본이 42%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뒤를미국과 대만 등이 쫓고 있다. 동부가 계획하는 대로 우선 8인치 웨이퍼 3만장을 투입할수 있는 라인 1개를 99년부터 가동할 경우 국내 생산능력은 10%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타사와 일본대만 중국업체들의 신증설도 잇따르고 있어 세계시장에서 차지하는비중이 얼마나 될지는 판단하기 힘들지만 일단 한국업체의 비중이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또 하나 긍정적인 면으로는 기술제휴선을 통한 첨단기술이전이다.동부는 현재 IBM과 기술제휴문제를 논의하고 있는데 도입협상이 타결될 경우 IBM이 보유한 첨단기술을 들여오게 된다. 이 기술은 기존의 메모리셀을 위로 쌓는 방식인 스택방식과는 달리 밑으로 깎아들어가는 트렌치방식제품으로 IBM과 지멘스 도시바가 공동채택한것이다. 이미 지멘스와 도시바는 이 기술을 대만업체에 이전해 주기로 해 만일 동부와 기술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IBM이 대만업체와 손을 잡게될 가능성이 있다.또 동부의 참여로 반도체장비와 소재업체로선 거래처가 늘어나 기반이 탄탄해지는 이점도 있다.◆ 외국 기술 받을 때 기반기술 축적이 급선무이밖에 자동차와 같은 내수중심 산업과는 달리 반도체는 수출비중이 90%가 넘는 해외의존형 산업이어서 1~2개사가 새로 진입한다해도 기존업체에 미치는 영향은 별로 없어 기존업체의 반발이 그다지세지 않다는 측면도 있다.반면 부정적인 면도 무시하지 못한다. 이같은 시각은 주로 삼성전자 현대전자 LG반도체등 기존 업체들로부터 나오고 있는데 이는 동부를 헐뜯기보다는 걱정해주는 차원에서 나오는 우려의 목소리라고할수 있다.우선 이들은 동부가 과연 반도체사업을 할 만한 능력이 있느냐는생각을 갖고 있다. 이는 기술 자금등 여러분야에 걸친 의문이다.먼저 기술의 경우를 보면 반도체는 원천기술만 받는다고 곧바로 제대로된 제품이 나오는게 아니라는 점이다. 기존 업체들이 제품개발에 성공하고도 치열한 국제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수율향상 원가절감에 피눈물나는 노력을 쏟아붓는 것을 보면 금방 이해할수 있다.예컨대 한국과 일본의 몇몇업체들은 수년전에 64메가D램을 개발해놓고도 아직 수율을 높이지 못해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을 정도이다. 원가절감을 이루지 못하면 이는 곧 적자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며 앞선 기술개발의 이점이 상쇄되는 효과를 낳는다.자금력은 더욱 중요한 포인트이다. 반도체는 1개 라인을 까는 초기투자에만 약 2조원이 들어간다. 이는 단지 초기투자일 뿐이다. 차세대 제품으로의 전환을 위해선 2~3년마다 조단위의 막대한 후속투자가 이어져야 한다. 또 기존 라인을 확장하려해도 마찬가지이다.게다가 대만과 중국까지 메모리시장에 뛰어들어 국제경쟁이 예측불허의 상태로 전개되고 있고 기존의 3사도 고전에 고전을 거듭하고있다. 이런 상황에선 동부에 적자심화와 같은 만일의 상황이 발생할수도 있는데 이때도 후속투자를 감당할 여력이 있는지 걱정스런눈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IBM으로부터 기술이전을 받는다해도 기반기술이 축적되지 않은 상태에서 뛰어들다보면 자칫 IBM의 생산기지로전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로열티와 이익 등 단물은 IBM이빼먹고 동부는 껍데기만 남을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장미빛 청사진보다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해야 반도체산업에 제대로 진입할 수 있다는게 선발기업들의 애정어린 충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