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년간 국내 상장기업들이 대체로 노쇠해진데 반해 30대그룹소속 상장사들은 오히려 다소 젊어진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현대 선경 한진 금호 대림그룹 등의 회춘이 두드러졌다. 반면동아 동국제강 한라그룹 등은 노화폭이 컸다. 또 30대 그룹에 새롭게 진입한 신호와 한솔그룹이 가장 젊은 그룹으로 꼽힌 것도 눈에띄었다.30대 그룹 계열사들의 기업연령은 대부분 35~45세 정도로 95년 조사때와 거의 비슷했다. 대부분이 여전히 안정 성장기에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전체 상장사들의 평균과 달리 나이가 전반적으로 젊어지는 양상을 보인 게 특징.95년 조사 당시 상장사가 없었거나 30대 그룹에 소속되지 않아94년 연령을 산출하지 않았던 한솔 거평 신호그룹 등을 제외한25개 그룹중 나이가 많아진 그룹은 6개에 그쳤다. 14년이나 더 먹은 동아그룹을 비롯해 동국제강(+2.4세) 한라(+2.4세) 롯데(+2.2세) 코오롱(+1.4세) 동부그룹(+0.5세) 등이다. 이에 반해 연령이줄어들어 회춘한 그룹은 대림(-18.4년) 금호(-12.4년) 한진(-8.1년) 등 19개에 달했다. 젊어진 그룹이 늙은 그룹에 비해 3배이상많은 셈이다. 그만큼 30대그룹의 경우 전체적으로 젊어졌다는 평가를 내릴 수 있다.회춘 정도를 그룹별로 보자. 가장 연령감소폭이 큰 대림그룹의 경우 유화와 건설이 주력인 대림산업이 그룹 회춘에 결정적인 역할을했다. 이 회사는 지난 94년 57세에서 96년 37세로 무려 20년이나젊어졌다. 이는 대림산업의 매출이 94년이후 매년 10~20%씩 꾸준한신장을 보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건설부문의 활발한 수주와 유화제품의 가격상승 등으로 매출이 양호하게 증가한 덕을 톡톡히 본것이다. 여기에 대림산업은 임원들의 평균연령도 57세에서 52세로5년이나 젊어졌다. 12년이나 줄어든 금호그룹도 역시금호건설(-17년)과 금호석유화학(-9년)의 매출신장과금호타이어(-14년)의 두드러진 약진으로 대폭 젊어졌다. 한진그룹의 경우 업계 처음으로 택배사업을 시작한 한진(-14년)과 대한항공(-10년) 한진건설(-10년)의 회춘이 크게 기여했다.◆ 신호·한솔 등 신흥그룹 ‘싱싱’노화정도가 가장 심한 동아그룹은 동아건설의연령증가(39세→58세) 탓이 컸다. 특히 이 그룹은 상장회사가 동아건설과 대한통운(45세→45세) 둘 뿐이어서 건설의 부진영향을 특히크게 받은 것. 또 동국제강 롯데는 계열사중 각각 부산스틸(34세→46세) 부산주공(39세→57세)과 롯데칠성음료(46세→55세)의 악영향을 많이 받았다.그룹별 순위를 따지면 지난 94년 연령과 많은 자리바꿈을 볼 수 있다. 94년 당시 연령이 30대그룹중 가장 젊었던 한라그룹은 36세에서 39세로 나이가 들면서 16위로 밀렸다. 경영악화로 올들어 부도유예대상에 지정된 진로도 같은 기간중 2위에서 4위로 떨어졌다.94년에 3, 4위로 젊었던 고합과 미원은 각각 6위와 12위로 처졌다.물론 고합과 미원은 96년 나이가 37.6세와 38.3세로 94년(각각38.4세,39세) 보다 소폭 젊어졌지만 상대적으로 다른 그룹의 회춘폭에 못미쳤던 것.반면 지난해 30대그룹에 신규로 랭크된 신호와 한솔그룹이 각각 1,2위로 젊게 분석됐다. 신흥 그룹들의 왕성한 활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특히 신호그룹의 경우 5백99개 조사기업중 가장 젊은 신호전자통신(20세)을 비롯해 신포페이퍼(33세) 신호유화(36세) 동양철관(38세)신호제지(39세) 등 5개 상장 계열사가 모두 20~30대에 포진하고있다. 한솔 역시 전체 상장사중 3위로 젊은 한솔텔레컴(28세) 한솔씨에스엔(33세) 한솔화학(34세) 한솔전자(35세) 등 5개 계열사가모두 30대를 넘지 않았다.그렇다면 30대그룹의 연령이 전체 상장사들의 노화 추세와 반대로젊어진 이유는 무엇때문일까. 이는 30대 그룹 계열 상장사들이 상대적으로 건실한데다 경영혁신 등 구조조정 노력도 비교적 활발히추진한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삼일회계법인의 나종엽회계사는 『30대 그룹의 경우 지난 2~3년간적자 계열사 통폐합 등 그룹내 구조조정을 적극 추진한데다 신규유망사업 부문으로 꾸준히 다각화를 추진해 그나마 불황의 여파를상대적으로 덜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q◆ 현대와 삼성의 연령 비교현대와 삼성, 삼성과 현대….재계의 영원한 맞수인 두그룹중 어디가 더 젊을까. 그룹별 연령분석에서도 현대와 삼성은 라이벌 그룹 답게 「엎치락 뒤치락」 양태를 보였다.지난 91년 나이는 현대가 39.4세로 39.7세였던 삼성보다 박빙의 차로 젊었다. 그러다가 94년 연령은 현대(43.6세)의 급격한 노화로삼성(39.2세)이 상대적으로 젊어졌다. 이번 조사에선현대(38.2세)가 다시 회춘, 38.0세인 삼성을 바짝 따라 붙은 것.똑같이 38세로 장년의 기세를 자랑하고 있는 두 그룹의 젊음은 가히 자웅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팽팽한 셈이다.여기서 주목할 것은 현대가 94년에 비해 나이가 5.3세나 젊어졌다는 것. 이는 몇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무엇보다 현대상선(34세) 현대엘리베이터(37세) 현대전자(38세) 등비교적 젊은 계열사들이 신규로 상장된데다 92~94년간 현대의 발목을 잡았던 정치적 금융제재가 해소됐기 때문이다.사실 91년에 비해 현대의 94년 연령이 크게 많아진 것은 정주영 명예회장의 대선출마에 따른 정부의 자금지원 제한이 적잖게 영향을끼쳤기 때문이다. 또 건설(54세→39세) 강관(43세→38세) 등 계열사의 회춘도 현대그룹이 젊어지는데 크게 기여했다.이에 비해 삼성그룹의 경우 대부분의 계열사들이 지난 94년 연령과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다만 반도체 불황으로 지난해 매출감소를 감수해야 했던 삼성전자의 나이가 38세에서 41세로 늘어나고 삼성중공업이 매출호조로 42세에서 36세로 대폭 젊어진 것 정도가눈에 띈다. 하지만 대부분 계열사들의 연령 변화폭은 극히 미미했다. 또 현대그룹과는 달리 삼성정밀화학(38세)삼성엔지니어링(39세) 에스원(40세) 등 신규 상장사들의 연령이 그룹 평균과 비슷하거나 많아 그룹 전체로 크게 젊어지지 못한 것으로 해석된다.한편 현대그룹의 지난해 매출증가율은 14.8%로 삼성그룹(13.7%)을근소한 차로 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