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대란이라고 하지만 시야를 조금 멀리하면 그리 절망적이지는않다. 단기적인 수입에 급급, 당장 취업만을 생각하기 보다는 지금은 별볼일 없어도 장차 전망이 좋은 유망직업에 대해 눈길을 돌려보는 것도 취업대란에서 이길 수 있는 한 방편이 될수 있다.세기말이라는 시기적인 미묘함도 직업선택에 대한 장기적 비전을요구하는 요인이라 할수 있다. 정보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사회조직은 변화하게 마련이고 이런 변화의 물결은 직업의 세계에도 예외없이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한때 어느 사무실을 막론하고 있었던 타자원이 PC의 보급이 확대되면서 기억속에서 사라진지 오래됐고 70년대 초반까지 목격할 수 있었던 대장공은 이제 찾아볼 수 없다. 어린시절 시험 때마다 한몫을했던 필경사 또한 자취를 감추었다. 이런류의 직업들은 이제 추억속의 영화에서나 만날 수 있을 뿐이다.◆ 기업, 정보검색능력자 우대불과 20여년만에 직업세계의 부침이 엄청나게 진행됐다. 그 원인은급속한 산업화와 정보화에서 찾을 수 있다. 이런 직업세계의 부침은 시간이 흐를수록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예상이다. 이미 정보화의 물결은 가속도가 붙을대로 붙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직업평론가들은 지금은 별 전망이 없어도 사회변화추세에 맞춰 새로운 직업군에 눈을 돌려보는 것도 취업전쟁시대에미래를 보장받을 수 있는 하나의 카드가 될수 있다고 조언한다. 프로의 경지에 오른 대가들도 한때는 아무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직업세계에 뛰어들어 「눈물밥」을 먹었다. 당장 먹기는 곶감이 달지 몰라도 이들은 먼 장래를 내다보고 고행을 선택, 대성한 것이다.당장 먹기좋은 곶감은 아니지만 미래를 보장할 수 있는 유망직업은어떤 것이 있을까. 가장 먼저 미래 유망직업으로는 컴퓨터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정보검색원과 컴퓨터그래픽디자이너를 꼽을수 있다. 이 두 직업은 아직은 생소하지만 장차 성장가능성이 어느직업보다 크다.정보검색원은 국내외 정보를 나라안팎의 데이터뱅크로부터 제공받아 기업이나 개인의 입맛에 맞게 재가공, 공급해주는 정보서비스맨이다. 우리나라는 아직 정보검색원이 초창기이지만 일본의 경우 이미 85년부터 검색기술자 인정시험을 실시하는 등 대중화돼 있다.미국의 경우에는 일본보다 먼저 눈을 떠 대학의 정보도서관학과에서 정보검색사를 배출, 인기직업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 실정이다.정보검색원은 미국 일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조만간 우리나라에도 그 여파는 미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지금 도전하면 1세대 정보검색원으로 대접을 받을 수 있고 컴퓨터 1대만으로 거래기업을 잡아 자유직업인으로 활동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굳이 혼자 독립하지 않더라도 기업 등에서 정보검색능력을 갖고 있는 사람은 우대하고 있어 취업대란을 돌파하기에도 유리하다. 해외데이터베이스를 검색하기 위한 어학실력과 컴퓨터를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 능력을 우선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컴퓨터그래픽디자이너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주가가 한창 높아진 직업중의 하나이다. 영화제작사, 방송국, 잡지사, 광고대행사, 애니메이션제작업체에서 두드러진 활동을 보이고 있으며 최근 그 분야가 확대되고 있다. 대학에서 디자인학을 전공한 사람이라면 도전해볼만한 직업이라고 할수 있다.광고분야에서는 정치광고인이나 이미지관리인도 21세기 유망직업이라 할수 있다. 특히 정치광고는 최근의 우리 정치문화의 변화를 고려해볼 때 효용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대선전에서 각 정당후보들간의 TV 토론회가 실시되는 등 우리나라 정치문화는 군중동원에서 대중매체 등을 이용한 정책대결로 전환되고 있다.지자제선거, 국회의원선거, 대통령선거등에서 이같은 과학적 선거문화는 더욱 정착될 전망이며 이 과정에서 정치홍보전은 가열될게분명하다. 외국의 경우 정치광고인이 정책컨설팅,여론조사, 이미지관리 등 폭넓은 활동을 펼치고 있는데 비해 우리나라는 아직 초창기인 탓에 단순한 홍보물제작차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활동폭을 보다 다양화해 차별화한다면 정치광고분야에서 입지를구축할 수 있다.이미지 관리인은 개인이나 단체의 특성에 맞게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관리해주는 직업으로 아직 보편화되지 못한 직업이다. 그러나정치인, 연예인, 재벌총수 등 대중접촉도가 높은 사람들에 의해서수요가 늘고 있어 21세기 유망직업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개인의 의상이나 몸짓, 메이크업은 물론 강연회 등 다양한 영역에 관여하며 기업 등 단체의 경우에는 문제점을 파악해 새로운이미지를 창출하는 전략을 수립하는 활동을 펼친다.판매분야에서는 선물거래중개사와 머천다이저(구매대리인)가 전망이 밝은 편이다. 선물거래는 일정기간 뒤에 일정량의 상품을 미리정한 값으로 사거나 팔기로 계약하는 거래를 말하는 것으로 선물거래중개사는 기업체 등 특정구매자의 위탁을 받아 매매를 중개하는역할을 수행한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선물거래소가 정식으로 개장되고 자본시장이 개방되면서 국내 기업의 선물거래 비중이 늘어나고 있어 선물거래중개사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선물거래중개사가 되기 위해서는 국제경제 전반에 대한 고도의 전문지식을 갖추는 것은 물론 영어실력이 뛰어나야 한다. 이와함께순간의 결정이 엄청난 손실을 초래할수 있는 만큼 정확한 상황판단력이 요구되고 이를 위해 국제정세에 대한 빠른 정보수집과 분석력을 동시에 갖추어야 한다. 국내에서는 아직 공인자격증이 없어 지난 91년이후 미국에서 주관하는 자격시험을 위탁,실시해오고 있다.머천다이저는 외국의 바이어가 우리나라에 입국, 수입을 요청할 경우 해당물품의 생산기업을 선정하고 최종검사를 거쳐 바이어에게보내는 일을 맡아 처리하는 일을 하는 직업이다. 이들은 바이어와생산공장을 이어주는 바잉오피스(Buying Office)에서 근무하며 활동한다. 지금까지 주로 섬유 의류분야의 바잉오피스가 성황을 이뤘으나 최근 통신장비, 기계류, 액세서리 잡화 등 공산품에 대한 수출도 늘고 있어 머천다이저의 인적수요는 지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주문에서 선적까지 일처리가 꼼꼼해야 하는 업무특성상 남성보다는 여성쪽에 유리한 직업이다.디자인 분야에서는 제품디자이너가 장래성있는 직업이라 할수 있다. 과거 소비자들의 구매패턴은 제품성능이었으나 최근에는 디자인위주로 사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에따라 기업들은 마케팅의성공은 디자인에 있다고 보고 제품디자인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이에따라 기업들의 제품디자이너에 대한 인력확보 경쟁이 치열하다. 주로 산업디자인이나 공업디자인학과출신 등이 진출하는데 철저하게 실력위주로 평가받는다는 것도 이 직업의 매력이다. 제품에대한 디자인 뿐만 아니라 구조, 인간공학적 측면, 생산기법 등에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전문지식이 요구되는 직업이다. 평상시관련분야에 대한 서적을 꾸준히 탐독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의료분야의 경우 간병사나 물리치료사가 유망직업으로 각광을 받을전망이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고령인구가 늘어나면서 노인들이 편안하게 노후생활을 보내려는 욕구가 강해지면서 이들을 돌보기 위한 간병사, 물리치료사 등 준의료직업이 인기직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우리나라도 이미 고령인구가 급증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간병사나 물리치료사에 대한 관심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 특히 핵가족화가 가속화되면서 노인들을 돌보기 위한 이들 직업에 대한 수요는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경영분야에서 마케팅조사전문가도 성장가능성이 큰 직업군에 속한다. 마케팅조사전문가는 특정상품에 대해 시장성이 있는지 소비자의 취향에 얼마나 부합하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조사해 판매전략 및광고전략 등까지 조언해준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경우 제품의 시장에서의 성공여부는 정확한 시장조사에서 비롯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고 이에대한 인적수요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마케팅조사의 경우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종합리서치회사가 담당부서를 둬 수행을 하고 있으나 수요증가에 맞춰 마케팅조사만을 전담하는 회사가 생겨나고 있어 선택의 폭은 다른 직업보다 넓다. 경영학과, 사회학과, 심리학과출신자라면 한번 욕심을 가져볼만 하다.영상번역가와 영화홍보전문가도 21세기에는 영상문화가 꽂필 것이라는 점을 놓고 보면 성장 가능성이 높은 직업이다. 영상번역가는외국 영화나 비디오물을 우리말로 번역해주는 사람들로 최근CATV의 보급확대와 지역민방신설 등을 계기로 일거리가 늘고 있다.대사를 압축해 표현하는 능력을 갖춰야 하며 상식은 물론 문학, 문화에 대한 소양도 필수이다. 일거리가 대부분 인맥에 의해 주어지고 편당 번역료 또한 그리 후한 편이 못돼 황무지를 개척한다는 각오로 뛰어들어야 한다.영화홍보전문가는 영화를 일반대중에게 널리 알리고 이와 관련된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직업이다. 주연배우가 TV등 대중매체에 출연, 촬영뒷얘기를 하도록 섭외하거나 감독과 관객들의 대화 자리를마련하기도 한다. 워너브라더즈등 미국의 유명영화회사들은 대부분영화홍보전문가를 활용, 흥행에 성공을 거두고 있으며 국내에서도화천공사, 태흥영화사 등이 시도해 관객동원에 성공하기도 했다.만화영화의 움직이는 장면을 그리는 애니메이터도 유망직업중 하나다. 현재 우리나라의 애니메이션의 출발은 미국 등에 뒤졌지만 실력은 외국업체에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 미국 일본의 만화영화의90% 가량이 우리나라 애니메이터의 손을 거쳐 제작됐다는 사실이이를 입증한다. 다만 자본이 부족하고 기획력과 창의력이 떨어져자체 만화영화를 제작하고 있지 못할 뿐이다.그러나 80년대 후반들어 우리 방송국에서도 아기공룡둘리 등 국산TV만화영화를 제작하고 있는 등 국내에서의 애니메이터의 수요도늘고 있어 장래성은 충분하다. 만화를 좋아하고 그림에 소질있는사람이라면 관심을 가져볼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