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경영에 있어서 사람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조직, 자본, 기술 등이 아무리 좋아도 직원들이 유능하지 못하면 그 효과는 반감된다. 최악의 경우에는 이런 현상들이 누적돼기업자체가 경제계에서 사라지기도 한다.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경쟁기업에 비해 자본력등 「하드웨어」가뒤떨어진 기업이 어느 시점에서 1등기업으로 성큼 올라서 재계를깜짝 놀라게 하기도 한다. 그 기업의 경영사를 들여다보면 성공비결은 다름아닌 인재에 대한 투자였다. 자본, 조직 등은 비록 떨어져도 이를 움직이는 「소프트웨어」인 직원들이 도전정신을 발휘,성공스토리를 엮어낸 것이다.이런 이유로 기업들은 인재에 대한 관심과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아무리 경영이 어려워도 해마다 신규사원을 채용, 기업경영에 새바람을 일으키는가 하면 기존 직원에 대한 재교육에 막대한 자금을쏟아붓는다. 기업들이 갈비집이나 노래방 등에서 생동감있는 면접을 실시한다거나 직무적성검사를 실시, 자신들의 회사에 맞는 신규사원을 뽑으려는 것은 다 이런 배경에서다.21세기를 불과 3년 앞두고 기업들의 인재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경영환경이 급변하는 21세기 무한경쟁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인재가 무엇보다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업들은 너나할 것 없이 미래 경영환경에걸맞는 인재를 찾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기업들은 변화무쌍한 경영환경에서 과연 어떤 타입의 인재를 원하고 있을까. 30대 그룹을 포함, 국내 1백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인재상설문조사에서 기업들은 진취적인 인재를 가장 선호했다. 같은조건이라면 어떤 유형의 인재를 원하느냐는 질문에 34%가 현실에안주하지 않고 진취적인 사람을 1순위로 꼽았다. 2순위는 창의력이뛰어난 사람(32%), 3순위는 기획력등 업무추진력이 뛰어난사람(20%)으로 나타났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도전적이고 생동감있게 튀는 사람을 기업들은 원하고 있다고 볼수 있다.◆ 해외연수·봉사활동 경험 중요시기업들이 진취적인 인재를 가장 선호하는 것은 앞으로의 경영환경과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사실 최근 우리 경제는 불황국면에서 허덕이고 있고 이런 상태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것이대체적인 시각이다. 공격이 최선의 방어이듯 진취적인 인재를 뽑아위기국면을 타개해보자는 복안이 깔려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실력은 뛰어나지 않아도 묵묵히 주어진 일을 성실히 하는 유형을과거에는 기업들이 선호했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이런 유형의 인재에 대해서는 대부분 기업들이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경영환경변화가 기업들의 인재상에도 변화의 바람을 몰고온 셈이다.기업들의 원하는 인재유형에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들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진취적인인재형(1순위, 46.7%)과 창의력이 뛰어난 사람(2순위, 30%)을 좋아했다.그러나 중소기업들이 선호하는 인재형은 대기업과는 다르다. 대인관계가 원만하면서도(25%) 기획력등 업무추진력이 뛰어난사람(25%)을 1순위로 꼽았고 창의력이 뛰어난 사람을 2순위 선호인재형으로 들었다. 대기업들이 1순위로 꼽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진취적인 타입에 대해 중소기업들은 3순위로 꼽아 대조를 보였다.이처럼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에 선호인재형에 차이가 나는 것은 대기업의 경우 인력이 중소기업보다 여유가 있어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장차 큰 재목으로 성장할수 있는 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있는반면 중소기업은 현실적으로 그렇지 못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중소기업들은 인력이 여유가 없는 탓에 가능성보다는 대인관계폭이넓고 업무추진력이 있는 「실무형」을 현실적으로 선호할 수밖에없는 것으로 보인다.기업들은 신입사원을 선발할 때 성격등 전반적인 인성에 높은 비중을 두고 있다. 신입사원 선발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사항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기업들은 56%가 성격이라고 답했고 30%는 재학시성적을 중요하게 고려한다고 응답했다. 학벌을 중요하게 고려한다는 기업은 12%에 불과했다. 지금까지 기업들은 명문대출신등 학벌을 신입사원 선발의 중요요소로 고려했으나 이런 학벌중시 경향이한물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년 채용계획 동결·축소 76%이를 놓고 볼 때 명문대, 비명문대 혹은 재경지역대학, 지방대학출신이라는 것은 당락을 좌우하는 중요 변수가 되지 못하고 개개인의자질과 인성 등이 보다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일부기업에서는 지방대학출신자나 비명문대 출신자에 대해서는 서류전형에서 아예 탈락시켜 입사시험을 볼수 있는 기회를 원천봉쇄하는 경우도 적지않아 학벌을 그리 중요하게 고려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다소 현실과 괴리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신입사원 채용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사항은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에도 별다른 차이가 존재하지 않았다. 대기업들은 전체기업들의 경향과 마찬가지로 성격(56.7%), 재학시 성적(30%),학벌(10%)순으로 고려한다고 답했으며 중소기업들 역시 같은 경향을 보였다. 중소기업 55%가 성격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했고 그 다음으로 재학시 성적(30%), 학벌(15%)순이었다. 대기업,중소기업 할것없이 기업들은 지역연고나 외모등은 전혀 고려치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이와함께 기업들은 신입사원이 갖춰야 할 자질과 관련, 어학실력보다는 해외연수,자원봉사등 풍부한 현장경험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어떤 자질을 갖춘 신입사원을 원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55% 기업이 해외연수, 자원봉사 등을 통한 풍부한 현장경험을갖춘 사람을 원했다.일반적인 예상과는 달리 토익등 어학실력을 갖춘 사람을 원하는 기업은 22%에 불과했고 18%는 동아리활동 등을 통한 폭넓은 교우관계, 16%는 재학중에 성적이 고루 우수자를 선호했다. 이를 놓고 취업준비생들은 토익등 단순히 어학실력을 높이는데 신경을 쓰기 보다는 틈틈이 시간을 내 해외연수를 간다든지, 자원봉사활동을 해입체적인 경험을 쌓는 것이 취업대란을 이기는 지름길이 될수 있을것으로 보인다.신입사원이 갖춰야 할 자질에 대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에 차이점도 발견됐다. 대기업들은 해외연수, 자원봉사등 풍부한 현장경험(63.3%)을 원하고 있는 반면 중소기업은 어학실력을 보다 원하는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대기업들의 경우 입사후 어학실력은 재교육을 시킬 수 있고 그런 조직을 갖추고 있으나 중소기업은 그럴 형편이 못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당장 전장에 투입, 써먹을 수있는 전투형이 중소기업에는 필요한 때문이다.기업들은 이같은 인재상과 자질을 갖춘 사람을 간절히 원하고 있으나 불황으로 인해 내년도 채용규모는 전년수준대비 동결내지 축소할 방침으로 있어 취업대란은 내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내년 상반기 신입사원 채용계획에 대해 50% 기업이 채용할 계획이 있다고답했고 42%는 아직 계획이 확정되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나머지 8%기업은 아예 채용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내년 상반기 채용계획이 있을 경우 규모는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올상반기 수준으로 동결(32%)하거나 축소를 계획하고 있는기업(44%)이 무려 76%에 달해 내년 상반기 취업전망 또한 온통 잿빛이다. 불황여파가 내년에도 풀릴 전망이 없는데다 경쟁력 향상을위해 인력 및 조직슬림화작업을 지속적으로 펼쳐야 할 필요성 때문에 신입사원 채용확대를 꺼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