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업계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여신전문금융법의 제정으로 신용카드업 진출 문호가 넓어진데다 성장가능성을 확신한 신규업체들의 진출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신용카드를 통해 회원들에게 다양한 부대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백화점이나 정보통신업체 등의 진출도 기존업체에는 부담으로 다가온다.현재 신용카드업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기업들은 크게 세 그룹으로나눠진다. 첫번째가 자체 카드를 발급해서 운영해온 백화점 정보통신업체 그리고 정유업체들이고 둘째가 신용카드시장 개방으로 신규진출이 허용된 외국계 은행 그리고 셋째가 금융전업그룹을 지향하는 그룹들이다.첫번째 부류의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SK텔레콤 롯데할부금융 등을들 수 있다. 이들 기업은 이미 백화점이나 주유소의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카드를 운영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재경원의 허가를 받는대로 신용카드시장에 진출한다는 방침이다.SK텔레콤은 (주)SK(구 유공)와 011,012무선통신 가입자들에게 보다다양한 부대서비스를 제공하고 미래의 첨단 신용카드를 기술적으로준비하는 차원에서 신용카드업 진출을 준비해 왔다.선경그룹은 이미 유공BC카드(2백50만명) 엔크린보너스카드(1백50만명) 쉐라톤워커힐BC카드(20만명)와 SK텔레콤(1천만명) 등의 회원을확보했으며 이들을 관리하는데 필요한 전산시스템 등도 완벽하게구축했다고 주장한다.◆ 부대서비스 다양화 긍정 평가롯데그룹은 지난 4월 롯데할부금융에 신용카드사업부를 발족시켰다. 롯데백화점 1백70만명의 회원과 이들의 높은 구매력을 신용카드업으로 연결하면 승산이 충분하다는 계산이다. 해외에서 사용하게끔 비자카드사와 제휴를 맺은 상태다. 롯데할부금융은 신용카드업 뿐만 아니라 리스 할부금융 신기술금융 등도 함께 취급할 방침이며 이를 위해 자본금을 4백억원으로 늘렸고 내년초에 3백억원을다시 증자할 예정이다.외국계 은행으로는 시티은행과 홍콩은행이 활발한 준비를 하고 있다. 시티은행은 지난 8월 중순 신용카드업 진출 허가를 받았다. 이흥주 이사는 『당분간은 기존 거래고객들에게 부대서비스를 다양하게 제공하는 차원에서 신용카드를 발급할 계획』이라며 『충분한 운영노하우를 갖춘 다음 발급 범위를 넓힐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이사는 그러나 시티은행카드의 명성을 유지하기 위해 중상층이상으로 회원을 한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즉 국내 신용카드가제공하는 서비스가 대동소이하기 때문에 카드사용자들이 차별성을느끼도록 가입자격과 인원 그리고 부대서비스 등에서 차별화하겠다는 얘기다.홍콩은행도 소매금융을 확대한다는 방침아래 신용카드업에 진출하기로 했다. 이미 7백만 달러를 내고 금융전산망에 가입하여 카드발급을 위한 실무적 준비를 끝마친 상태다.대그룹중에는 금융전업그룹을 지향하는 동부그룹이 신용카드사업진출에 적극성을 보인다. 보험 증권 금고 할부금융 등 그룹내 금융서비스를 종합적으로 고객에게 제공하려면 신용카드업 진출은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이미 신문광고를 통해 경력사원을 채용하는등 실무적 준비에 들어갔다. 계열사중 소비재업체가 없어 회원확보에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동부화재나 동부생명의 보험가입자를 적극활용하겠다는 복안이다.신규업체의 잇단 등장으로 기존업체들도 바싹 긴장하고 있다.1천7백만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BC카드는 기존 고객 이탈방지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신규회원을 늘리기 보다는기존고객에게 이용실적에 따른 차등화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고정고객으로 만들겠다는 입장이다. 이같은 대책의 하나가 오는 11월서울시내 버스표 기능을 첨가한 카드의 발급으로 이 또한 신규업체의 진출에 대한 대비책이랄 수 있다.기존업체와 후발업체의 잇단 경쟁은 과소비조장과 부실채권 급증이라는 부작용도 낳지만 소비자의 선택폭이 확대되고 부대서비스도다양화되는 등 긍정적 측면이 더 많다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