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9년 신세계백화점이 카드를 발급한데 이어 78년 외환은행의비자카드발급으로 본격적으로 시작된 국내 신용카드는 지난 6월말현재 발급매수가 4천2백20만장을 넘어설 정도로 눈부시게 성장했다. 그러나 몸집은 크게 늘어났지만 그 속을 보면 결코 실하다는생각을 갖지 못한다. 외형적인 성장이 빨랐던 만큼 말도 많고 탈도많다. 시쳇말로 신용카드 갖고 속썩이지 않은 사람이 없다는 말이나오는가 하면 애물단지라는 말을 들을 정도다.가장 자주 거론되는 문제점은 바로 카드사들이 지나치게 외형적인성장에 주력해왔다는 사실. 카드가 도입된 이후 각 카드사들은 맹목적으로 회원확충에 주력해왔다. 지불능력이 부족한 사람에게도카드를 마구 발급하는가 하면 카드가 있는 사람에게도 사정하다시피해 카드를 새로 만들도록 했던게 카드사들의 영업방식이었다. 그결과 카드발급실적은 전체인구수에 육박하고 있지만 사용하지 않고지갑속에서 잠자는 카드와 연체액은 갈수록 늘어나고 늘어나고 있다.최근 재경원의 국정감사자료에 따르면 6월말 현재 발급된 카드 4장중 한장꼴인 1천76만5천장이 사용실적이 전혀 없는 카드로 조사되기도 했다. 장은카드의 경우 발급매수인 56만9천장의 절반이상이지갑 속에 묻힌 「잠자는 카드」인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회원은 카드사 ‘봉’카드발행 뿐만이 아니다. 무분별한 카드발급으로 연체금액도 눈덩이 불 듯 늘어났다. 연체금액이 늘면서 지난 8월에는 연체율(6개월이상 연체금액 1년간 이용한 금액)이 5.47%(6월말 기준)로 정부의지도율 1.5%를 넘어선 수협의 경우 보름간 신용카드발급을 중지당하는 수모까지 겪었다. 당시 각 신용카드사별 연체율과 연체금액을보면 외환 1.25%(6백85억원) 삼성 1.24%(1천52억원) BC1.02%(1백99억원) 국민 0.89%(8백98억원) LG 0.77%(5백32억원) 동양 0.69%(22억원) 다이너스 0.59%(35억원) 의 순이었다.연체금액이 늘면서 대부분의 카드사들은 회수를 위한 전담조직까지별도로 마련해놓고 있다. 외환카드의 경우 본점소속의 신용관리부에서 부정사용이나 연체억제방안을 마련하고 고객상담부에서 연체자에 대한 관리를 한다. 국민카드의 경우 본점 연체관리부에서 연체회원관리방안을 기획하면 전국 48개 영업점에서 연체금회수를 위한 실무를 수행하고 있다.연체금액의 증가는 곧 연체자 즉 신용불량거래자의 증가를 뜻한다.지난 6월말 현재 카드사용액을 결제하지 못해 거래정지된 회원만4백2만9천3백명에 이르며 5만원이상 50만원이하의 금액을 6개월이상 연체해 주의거래처로 지정된 신용불량자도 1백40만9천명에 이르는 것으로 국감자료에 아타났다.일단 신용거래불량자가 발생하면 카드사들은 5단계에 걸쳐 연체금환수 들어간다. 『연체후 1개월에는 전화로 연체금납입을 촉구하고2회차에 전화안내와 함께 전산안내장발송, 3회차에 독촉장발부,4회차에 독촉장 및 최고장을 발부하며 5회차에 법적인 절차에 돌입하지만 연체금액이 많을 경우 3개월만에도 최고장을 발부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 국민카드 영업부 김병필차장의 말이다.올 들어 카드발급기준이 강화됐다지만 카드사들의 회원확보경쟁은계속되고 있다. 『카드업진출이 완화되면서 외국은행은 물론 국내대기업들 가운데 진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진 기업들이 많아 시장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니까 각 카드사들이 시장에서의 안정적 지위확보를 위해 무리하게라도 회원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 D카드사 영업관계자의 말이다.그러나 정부쪽의 반응은 지극히 낙관적이다. 『카드남발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는게 신용카드업무를 담당하는 재경원 중소자금과 윤성욱사무관의 말이다. 지난 2월부터 만료된 카드에 대한 자동갱신이 금지된데다 사용실적이 없는 카드의 경우 갱신이 안되게 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게다가 회비의 경우 예전에는 사용실적이 있는 순간부터 납입의무가 있었으나 이제 회원가입을 하는 순간부터 회비납입이 이뤄지도록 해 신규가입시 회원들이 많이고려할 것이라는 게 정부측의 기대다. 이런 정책에 따라 『지난해모두 7백만장 정도가 신규로 카드를 발급받았으나 올 들어서는 9월말까지 1백50만장에 불과해 줄어드는 추세가 역력하며 덩달아 카드연체규모도 전체적으로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 윤사무관의 덧붙인말이다.그러나 정부의 낙관만큼 상황이 호전됐다고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있다는 지적도 카드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외환카드사 신용관리부의 조태복대리는 『전체적으로 연체규모는 줄어들었을지 몰라도 연체 1개월미만의 신규발생분은 예년의 전체매출액대비 4%대에 비해두배이상 증가한 9.09%(국민 외환 LG 삼성카드, 6월말 현재)에 이를 정도로 신규발생분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카드사들의 양적확대경쟁이 심해지면서 가입자격을 낮추다보니 결제능력이 없는 사람에게까지 마구 카드를 발급하면서 덩달아 신규발생분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그래서 무분별한 카드발급이 연체를 낳고 연체는 다시 신용불량거래자를 낳고 카드사간의 회원확보경쟁으로 신용불량자에게도 카드가 새로 발급되면 다시 연체를 낳고 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카드업계에서 나오는 말이기도 하다.신용카드와 관련해 분실 등에 따른 카드사와 회원간의 분쟁도 사그라들줄 모르고 있다. 지난해에만도 모두 2백98건의 신용카드관련분쟁이 발생한 것으로 한국은행의 자료에 나타나기도 했다. 이는95년에 비해 42.6%나 증가한 것이다. 그러나 신청인의 요청대로 구제된 것은 절반도 안되는 1백38건에 불과했다. 바꿔 말하면 구제요청을 한 피해자의 절반이 구제가 안됐다는 말이다. 이래저래 카드회원은 카드사들의 「봉」인 셈이다.★ 소액은 카드대출이 편리카드소지자가 가장 많은 관심을 갖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카드론.급전이 필요한 경우 다른 금융기관보다 대출이 간편하고 신속하기때문이다. 그러나 카드대출은 대개 금리가 은행보다 높고 담보제공이 아닌경우는 한도액도 적다. 따라서 『당장 필요한 소액의 경우카드대출이 무난하지만 자신의 능력을 벗어나는 경우 은행 등 다른금융기관을 이용하는 것이 유리하다』는게 금융관련 컨설팅전문업체인 문연아이디어뱅크 이창형사장의 충고다. 또 『8개 신용카드사의 대출상품보다는 시중은행이나 지방은행 등 직영은행의 카드로대출받는 것이 금리도 낮아 유리하다』는 것이 이씨의 덧붙인 말이다.아울러 카드대출시 수수료를 지불해야 하며 거래실적에 따라 금리차가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따라서 대출받으려고하는 시점보다 3개월 정도 앞선 때부터 집중적으로 거래실적을 쌓아두는 것도 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