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氣)가 세상을 바꾼다」.최근 기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건강을 위한 단순한기체조의 차원을 넘어서 과학적 경제적 철학적인 수준으로까지 접근하려는 시도가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다. 우주선이 화성을 탐사하고 복제인간의 실현을 눈 앞에 두고 있는 눈부신 과학발전의 시대에 동양문화의 근원을 이루는 기가 새로운 화두로 던져지고 있는것이다.기 돌풍이 일어나게된 것은 기공체조나 단학 등 기관련 운동을 하면서 건강을 되찾았다는 사람들에 대한 소문이 입에서 입으로 퍼지면서부터다. 10년이상 고생하던 위장병이 나았다, 기공체조를 한이후 시력이 좋아졌다, 여드름이 말끔히 사라졌다는 등 기수련을통해 건강을 회복했다는 얘기들은 수도없이 많다. 이 와중에 기를통해 공중부양(일시적으로 온 몸이 공중에 뜨는 것)이 가능하다거나 불치병도 나았다는 등의 말들이 확산되면서 기는 일종의 동양신비주의로 치닫기 시작했다. 여기에 「우리 것을 알자」는 사상까지 결합돼 민족 신앙 형태로 발전하는 경우까지도 생겨났다.최근에는 「기 만능주의」나 무조건적인 「미신 배격주의」라는 양극단에서 벗어나 기에 대해 학문으로 접근하려는 노력이 이뤄지고있어 눈길을 모은다. 기를 연구하는 대표적인 연구단체로는 94년에설립된 한국정신과학학회를 꼽을 수 있다. 회장 이충웅 서울대 전자공학과 교수를 비롯, 윤세중 공주대 화학과 교수, 전세일 연세대의과대학 교수, 정우열 원광대 한의과 대학장, 이상명 동의대 화학과 교수, 임성빈 명지대 공과대학장 등 쟁쟁한 학자들이 참여하고있는 학술단체다. 이 학회의 목적은 분명하다. 기존의 서양 물질과학과 철학체계로는 풀수 없는 자연계의 여러 가지 현상을 동양철학및 과학으로 접근, 해결책을 찾아보자는 것이다. 이들은 기가 「신과학」을 여는 새로운 키워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기에 대한 학문적 연구와 함께 기를 상품에 이용, 경제적으로 활용하려는 기업들도 등장하고 있다. 기의 실체가 규명되지 않아 효과를 객관적으로 검증하기는 어렵지만 기 관련 상품은 꾸준히 늘고있는 실정이다. 물론 일각에서는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았다며 사기성있는 상품으로 매도하는 경우도 있다.그러나 기 관련 상품화 노력을 지지하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김재수 한국과학기술연구원 공학박사는 『기를 연구, 경제적으로 이용하려는 노력이 지금 이뤄지지 않는다면 이 시장을 모두 일본과 중국에 빼앗기게 된다』며 『신비주의나 미신으로만 치부하지 말고진지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현대 과학의핵심 과제들인 뇌파나 전자파, 우주의 블랙홀 등에 대한 연구가 모두 기와 관련이 되어 있다고 많은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박민용 연세대 전자공학과 교수는 『물질을 이루는 기본 단위인 원자를 사과크기라고 했을 때 원자핵 주위를 도는 전자의 회전 반지름은 거의수백㎞에 달한다』며 『원자핵과 전자 사이의 공간에 무엇이 있는지 현대 과학은 답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것이 기인지 무엇인지 확실하게 증명되지 않았지만 현대 과학이 풀 수 없는 어떤공간 혹은 에너지가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라는 얘기다.현재 기를 무엇이라고 한마디로 단언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분명한 것은 서구화 과정에서 묻혀버렸던 우리 문화의 근원을찾는다는 의미에서, 또 환경오염과 에너지위기에 빠진 지구를 구할수 있는 21세기 초과학이라는 의미에서 기는 진지하게 연구돼야할분야라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