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진흥개발기금」.정부가 관광산업의 육성을 위해 지난 72년에 관광진흥개발기금법을제정, 설치한 기금이다. 이 기금은 관광기반시설 건설과 관광숙박업 휴양업 등의 관광객 이용시설의 건설과 관광사업운영 및 연구사업 등에 지원된다.최근 정부가 이러한 관광진흥개발기금을 대폭 늘리겠다고 발표하면서 막대한 재원조성을 둘러싸고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관광진흥개발기금의 최대 부담자인 카지노업체들은 준조세 성격의 관광진흥개발기금을 수익금이 아닌 전체 매출액을 기준으로 일괄 부과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시정을 요구하고 나선 반면 기금 운영주체인 문화체육부는 법에 의한 적법한 절차라며 법규정에 따른 부담금을 납부할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번 관광진흥개발기금의 재원조성을 둘러싼기금부담측과 운영주체간의 갈등은 여타 기금의 재원조성과 운용목적 간의 이해대립에서 불거져나온 대표적인 사례여서 주목된다.문화체육부는 지난 5월 손익에 관계없이 카지노업계에 대해 일괄적으로 1백73억4천5백만원의 기금을 내도록 통고했다. 이에 대해카지노업체들은 매출액의 일정부분을 무조건 관광진흥개발기금으로내야한다는 관광진흥법규는 적자에 허덕이는 카지노업계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부담금이라며 주무부처인 문화체육부와 행정쇄신위원회 국민고충처리위원회 등에 관광진흥개발금 납부제도에 대한 시정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카지노업계는 지난해에도 95년도 매출액에 대한 부담금1백78억4천8백만원을 납부,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지난해 국내 13개 카지노업체들은 전체적으로 2천1백37억1천7백만원 매출액에 1백8억2천7백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중 9개 업체가 적자를 보았다.카지노업계는 법인세의 경우 이익금을 기준으로 부과되는데 반해관광진흥개발기금은 적자업체에도 무조건 부과,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조세부과의 기본원칙에 어긋난다며 조속한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관광산업의 진흥 및 육성이라는 관광진흥개발기금의 근본취지에도 역행하는 처사이며, 기업의 과도한 재정부담으로 도산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주장한다.현재 카지노사업자는 관광진흥법 제10조의4 제1항에 따라 관광진흥개발기금을 납부해야 하는데 그 징수비율은 관광진흥법 시행령제6조의3 제2항에 따라 1백억~5백억원의 매출액을 올린 카지노업체에 대해선 일률적으로 매출액의 1백분의 10을, 50억~1백억원의 매출을 올린 업체에 대해서는 1백분의5를 이익발생 여부에 관계없이납부하도록 규정돼 있다.이에 비해 카지노와 유사한 업종인 경마 경륜 경정 그리고 향후에들어설 폐광지역의 카지노업체에 대해선 이익발생을 전제로 기금을납부토록 규정하고 있어 형평의 원칙에도 어긋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마 경륜 등 이익발생 전제로 부과정부산하 기금중 민간기업체의 강제납부가 인정되는 기금의 경우기금부담금은 매출액의 2%이하로 매출액의 10% 이내라는 기금부담률은 사행업종이라는 특수성에 비추어 보더라도 합리성이 결여된차별적인 조치라는 것이다. 카지노업은 지난 94년 8월 사행행위규제법에 의한 사행행위업종에서 관광진흥법에 의한 관광사업으로 전환되었다.카지노업계의 반발에 대해 문화체육부는 일부는 동의하면서도 기금조성을 위해서는 불가피함을 강조하고 있다. 카지노업계에 대한 기금부과는 사행행위업에서 관광진흥업에 의한 관광사업으로 전환됨에 따라 카지노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해소하고 관광산업에 기여하기 위해 94년 12월부터 관광진흥개발기금을 부과하였다는 것이다. 부담금 정도는 당시 카지노업체의 재정운영상태와 카지노업에대한 국민정서 등을 감안하고 카지노업계의 의견도 수렴했다는게문체부의 주장이다. 제도시행 2년여만에 경영적자를 이유로 현행제도를 변경하려는 것은 정부정책의 일관성 차원에서도 문제가 된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향후 카지노업의 경영추이를 지속적으로 살핀후 적자가 연속될 경우 재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관광진흥개발기금의 재원을 둘러싼 이같은 갈등은 기금부과의 기준이 명확히 정해져 있지 않은데다 기금출연자와 기금지원혜택자가다르다는데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기금운용의 투명성 결여도 기금에 대한 불신을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번 관광진흥개발기금의 재원조성을 둘러싼 갈등은 정부의 기금확대정책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정부는 지난해 7월10일 대통령주재로 관광진흥 확대회의를 열었다. 이자리에서 우리 나라가 21세기 관광선진국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투자재원 확충이 중요하다는데의견을 모으고 관광진흥 10개년계획을 위한 관광진흥개발기금규모를 2005년까지 1조원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카지노업계에서 나오는 부담금 이외에 국외여행자 들을 대상으로 기금부과도 이 자리에서 나온 것이다. 정책 목표를 조속히 달성하기 위해선 복잡한 절차를 거치는 예산보다는 기금 쪽을 택한 경우라 할 수 있다.현재 운용할 수 있는 관광진흥개발기금의 재원으로는 그 수요에 비해 훨씬 부족하다는게 정부의 기금확대 이유다. 관광진흥개발기금이 관광진흥을 위한 중요한 재원이나 그 규모가 영세하여 실수요의17% 지원에 불과한 실정이라는 것이다.관광진흥개발기금은 지난 1973년에 정부의 2억원 출연을 시발로 조성되기 시작했다. 이후 1982년까지 정부가 출연한 4백1억5천만원을비롯해 이자수입을 포함해 1996년까지 모두 1천9백89억원이 조성된상태다. 이중에는 80년대 골프장개설에 따른 부담금이 기금조성에크게 한몫했다. 90년대중반들어서는 이자수입 이외에 카지노업체들의 부담금이 기금의 주요재원이 되고 있다. 올해말까지 이 기금의규모는 2천3백79억원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시대의 변화와 함께 관광진흥개발기금의 재원이 달라지고 있음을 나타내주는 대목이다.지난해 이 기금의 운용실적을 보면 총지원규모 6백42억원중 관광시설건설에 4백46억원, 관광시설 개보수에 1백15억원, 관광사업체 운영에 59억원이 지원되었다. 올해에는 총지원규모가 6백97억원으로관광시설건설에 4백74억원, 관광시설 개보수에 1백35억원, 관광사업체 운영에 68억원이 지원될 계획이다. 대여조건은 관광시설 건설자금은 4년거치 5년상환, 관광시설개보수자금은 2년거치 4년상환,관광사업체 운영자금은 6월거치 1년상환이다. 앞으로는 대여이자율을 8%에서 6%로 인하할 계획이다.현재 관광진흥개발기금은 문체부가 지원대상기준을 매년 2회 제시하고 그 지침에 따라 한국산업은행이 지원대상을 선발, 자금을 집행하는 절차를 거치고 있다. 나머지 자산에 대해선 조흥은행에서관리운영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해도 이자수익이 없는 한국은행에서 여유자산을 운용했으나 감사원의 지적에 따라 관리주체를 변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