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 하나은행의 정보화지수다. 국내금융기관 중 가장 높은 지수이기도 하다. 후발은행으로서 가장 높은 정보화지수를 얻게된 비결은 정보화의 필요성에 대한 최고경영자의 인식이 크게 작용한데있다.윤병철 회장과 김승유 행장 등 은행의 최고경영자들은 정보화가 금융기관의 경쟁력을 좌우한다고 보고 정보화작업에 지대한 관심을가졌다. 정보화 자문교수 2명을 곁에 두고 수시로 이들로부터 자문을 받아가면서 정보화의 추진방향을 직접 챙길 정도였다.하나은행의 최고경영진은 일찍이 은행이 고객과의 거래를 이루기위해서는 고객정보의 데이터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간파했다. 은행은 그동안 단순히 상품을 내놓는 수준에 머물렀으나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영업확대와 수익제고를 위해서는 복합적인 상품의 개발전략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금융업의 특성상 이러한 복합상품만이개별고객의 요구에 적극 부응할 수 있고 이를 위해선 정보화가 절대 필요하다고 보았다.이같은 관심은 장기전산화전략 수립팀 발족으로 나타났다. 이 팀을중심으로 지난 95년 10월부터 본격적인 정보화작업에 착수했다. 앤더슨 컨설팅 등 외부의 전문기관으로부터 자문을 받아 ISP(정보전략계획, Information Strategy Planning)를 마련했다.◆ 대고객서비스 위한 정보화 목표정보화의 최대초점은 대고객서비스. 관리 위주의 정보화를 추진해온 다른 은행과는 달리 하나은행은 초기단계에서부터 마케팅업무향상을 위한 정보화에 힘썼다. 내년 4월로 끝나는 이 1차단계기간 동안 고객별 거래확대를 위한 각종 분석자료와 섭외자료 등 고객관리와 신용관리프로그램의 개발이 완료될 예정이다. 하나은행이 정보화의 내용을 담는 웨어하우스를 서구식이나 관리 위주인 일본방식보다는 마케팅위주인 미국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것도 대고객서비스를 위한 정보화를 목표로 두고 있기 때문이다.하나은행의 정보화에 대한 절대투자액은 다른 대형은행들에 비해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전체 경비중 정보화에 대한 투자규모는 82.4%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전사적인 차원에서 정보화에 주력하고있다는 증거다. 그결과 현재 전직원 1인당 1대의 PC와 전화가 보급된 상태다.정보화를 이끄는 전산요원은 모두 98명. 은행권에서 가정 적지만외부에 의탁하는(outsourcing) 부문을 감안할 때 그 비중은 매우높다고 할 수 있다.임직원에 대한 정보화교육도 활발하다. 지점장급 이상의 고위간부들에 대해서는 CIO가 직접 정보화의 필요성과 흐름에 대해 매달 교육하고 있다. 일반직원들에 대해서도 인력지원부와 전산부요원들이협의해 1년에 한번 정보화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특히정보화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없으면 승급도 할 수 없도록 제도적장치를 마련해놓고 있다. 대리승진시 시험성적이 아무리 높다해도정보화에 대한 평가가 낮으면 승진대상에서 탈락시키고 있다.현재 하나은행은 LAN/WAN을 완성하고 계정계 정보계 시스템 및 행내 전화망 방송교육망 팩스망을 통합한 TCP/IP 네트워크 환경으로일원화해놓은 상태다. 이를 바탕으로 전국의 영업점의 단말기 및현금자동화입출금기(CD ATM APTM)는 물론 사내방송망 전화망까지도 고속부호급회선(TI)을 사용해 연간 8천만원의 회선비용과 2억원가량의 통신비용을 절감하고 있다.정보화의 진전으로 직원간 의사소통이 신속하고도 원활하게 이루어짐으로써 업무효율도 한층 높아지고 있다. 하나은행의 정보화를 실질적으로 이끌어온 전영돈CIO는 『상하간의 대화가 단계를 거쳐 전달될 경우 본래의 취지가 왜곡되는 경우도 많았으나 지금은 알릴내용을 인트라넷으로 모든 임직원들에게 동시적으로 띄우기 때문에이러한 오해의 소지가 없어졌다』고 말한다.최고경영자가 컴퓨터 앞에 얼마나 자주 앉느냐는 정보화의 성패를좌우하는 관건으로 통한다. 최고경영자가 컴퓨터를 사용해 업무를처리하면 다른 임직원들도 컴퓨터단말기에 다가설 수밖에 없다는것이다. 전이사는 『김승유 행장은 지점장들과의 점심약속도 인트라넷을 통해 연락할 정도다. 사규도 데이터베이스에 담아 찾고자원하는 단어만 입력하면 그대로 화면으로 불러올릴 수 있을 정도로모든 업무를 인트라넷으로 처리하고 있다』고 밝힌다.하나은행의 정보화수준은 아직도 갈길이 멀다고 자체 평가하고 있다. 정보화 측면에선 일본의 금융기관에 비해 5~7년 정도 뒤떨어진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신정보화계획 1단계가 끝나는내년 4월이면 일본금융기관들의 정보화수준에 이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2단계가 마무리되는 내년말에는 일본의 수준을 뛰어넘겠다는 포부다.